MB의 무기구입, 14조 크게 넘어설 수도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마지막해인 올해 14조원의 무기 구입을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호크 헬기(MH-60R)를 당초 책정한 예산보다 두배 이상 비싸게 사들이려 하는 사실이 드러나 무기 도입액이 14조원을 크게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재미언론인 안치용씨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처는 지난 16일 미 의회에 "한국정부가 시호크기 8대, 엔진 18대, 통신장비, 전자전 시스템, 교육지원 등의 판매를 요청했고, 그 가격은 10억달러에 달한다"며 판매 승인을 요청했다. 그는 국방안보협력처의 승인요청 보도자료 원문을 입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시호크기는 미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만 해외판매가 가능한 통제품목으로, 미 정부는 의회의 승인이 나오면 시코르스키, 록히드 마틴, 제너럴 일렉트릭 등 미국 방산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한국정부에 공급하게 된다.
문제는 미 국방부가 밝힌 시호크기 8대 등 해상작전헬기사업 판매액 10억달러는 우리돈으로 1조1천600여억원으로, 당초 우리정부가 예상했던 5천538억원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라는 점이다. 더욱 최근 유럽 재정위기 재연으로 원·달러 환율이 계속 급등하면서 실제 구매액은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수 있다.
MB정부는 임기 마지막해인 올해 14조원어치의 막대한 무기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8조원은 차세대 전투기 60대 도입에 투입되며 올해 10월중 구입할 기종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며, 이밖에 대형공격헬기 도입에 1조8천300여억원, KF-16 전투기 성능개량사업에 1조8천50여억원,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도입에 5천2억원, 그리고 문제의 해상작전헬기 도입에 5천538억원이 투입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해상작전헬기 도입에만 당초 예상금액의 2배 이상이 투입돼야 되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올해 MB정부의 무기 도입 액수는 당초 정부발표 14조원을 크게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안치용씨는 우려했다.
민주당 "경제 위기로 치닫는데 군은 웬 '무기 쇼핑잔치'?"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처의 승인요청 보도자료 원문을 토대로 올해 MB정부 무기 도입액수가 14조원을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한 것과 관련, 민주통합당이 21일 "올 10월까지 기종 선정을 마치고 구매 계약을 모두 체결할 것이라니 사업에 대한 졸속 추진은 물론 크게 증가될 예산에 대한 국민적 부담마저 가중되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비난한 뒤,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14조원 대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이 결국 미국 언론에 의해 조롱당하는 수모까지 당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이렇게 많은 양의 무기를 한꺼번에 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최근 '한국군이 올해 쇼핑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제목의 비꼬는 보도까지 했다"며 일주일전 WSJ 보도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의 튼튼한 안보를 위한 군의 전력증강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세계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국민의 허리가 휠 정도로 국내 경제도 어려운 국면에서 ‘쇼핑 한국’의 오명까지 뒤집어쓰면서까지 벌이는 무기구매를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미 민주통합당이 이 사업에 대해 현실성 결여와 예산증가 가능성을 지적하며 사업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던 점에 비추어 이번 기회에 정부의 면밀한 재검토가 이루어지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