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FX사업강행, 결국 이것 때문이었나?

가자서 작성일 12.06.20 16: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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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FX사업강행, 결국 이것 때문이었나?  [바람부는언덕님 글]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에도 불구하고 갖은 논란과 비판 여론을 무시하고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이하 FX사업)을 급하게 밀어붙이더니 결국 입찰에 응한 3개 업체 중 두 업체가 제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결국 다시 재입찰 공고를 해야하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FX 사업에는 미국 보잉사의 F-15SE,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A, 유럽 EADS사의 유로파이터 등 3개 업체가 방사청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언론에 드러난 사업비만 일단 8조 3천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국책사업을 입찰부터 도입기종 선종까지 불과 4개월만에 끝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속전속결 의지에 부합하듯 유럽 EADS사의 경우 제안서 32권 대부분에 한글본(번역본)이 빠져있고, 매 권당 개요 부분 등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한글본을 작성했으며, 미국 록히드마틴사는 제안서 24권 가운데 절충교육 관련 3권, 가격·비용 관련 1권 등에서 한글본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절차와 과정 충분한 토론을 통한 합의의 과정을 생략한 채 무리하게 대형국책사업을 진행시키는 이명박 정부나 사업의 잇권에만 혈안이 된 채 입찰을 위한 제반 요건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업체들이나 나사가 빠져 있어도 이만저만 빠져 있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FX사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언론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들어난 상황이고, 이 곳 아고라에서도 많은 논객들이 날카로운 지적을 해 주셨던 바 오늘은 어제 있었던 방위사업청 오태식 사업본부장이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서 밝힌 이야기를 핵심적인 부분만 살펴볼까 합니다.

 

(....중략....)

▶정관용> 이게 처음 이 F-X 사업, 차기 전투기 사업이 시작된 건 언제였지요? 참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오태식> 예,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데 뭐 너무 오래 전 이야기 하는 것은 안 맞고요. 우선 지금 추진하는 60대에 대한 것은 2007년도. 2007년도니까 사실은 지난 정부 말이었지요. 그때 수요가 확정이 되었습니다.그리고 이제 그 후에 저희가 선행연구라든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가지고 지금 이제 이번에, 금년 1월에 사업 설명회를 하고, 그 다음에 오늘 이제 제안서가 접수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정관용> 2007년에 60대가 필요하다는 게 결정이 되었는데, 선행연구와 타당성 조사에 무려 한 4~5년 이상이 걸린 거네요?

▷오태식> 뭐 그 기간은 이제 짧아질 수도 있는데요, 그 이제 워낙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보니까 중간에 이제 어떤 긴급한 사태가 발생을 한다거나 하게 되면 사업의 여러 가지 우선순위, 또 예산의 가용성 측면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1월 달에 사업 설명회를 하고 저희가 제안요구서를 발송을 했습니다, 각 업체에. 그래서 이제 오늘 날짜로 각 업체에서 제안서가 접수가 다 완료가 되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자격 불충분으로 다시 해야 합니다, 이 무슨 황당한 경우입니까?)


 

(......중략.....)

 

▶정관용> 그런데 우선 첫 번째 문제가,  F-35A라고 하는 것은 지금 새로 개발된다고 하면서요? 그러니까

현재 이게 완성품이 없는 거지요?


▷오태식> 예, 그렇습니다. 지금 그 시제기는 나와 가지고 시험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도 안된 비행기를 왜 구매합니까? 호주 등은 구매시기를 뒤로 늦추었는데요, 유독 우리 정부만 구매시기를 못박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 이 3개 회사를 상대로 어떤 어떤 절차를 거쳐서 어떻게 추진이 되는 겁니까?

 

▷오태식> 우선 저희가 이제 할 것은 제안서를 접수를 했기 때문에 업체가 제안한, 제출한 제안서가 과연 저희가 제안요청서, 저희가 RFP라고 부르는데, 그 제안요청서에서 요구한 대로 형식 요건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서 우선 대상 장비를 선정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이제 가격, 계약조건, 절충 교육 등에 대한 협상과 그 다음에 이것과 병행해서 성능, 그 다음에 군 운용 적합성 등을 검증하는 시험평가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항공기 제조업체의 제안서 제출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의 첨단 차기 전투기를 도입하는 데 소요되는 시험평가 및 협상 기간이 불과 3개월로 계획되어 있다. 또, 기종결정평가위원회가 구성된 후 2개월 내에 기종이 결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계획은 다소 현실성이 결여된 것"이라는 국회 국방위원회의 평가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1차 차세대 전투기(FX) 사업 때는 기종선정까지 27개월, 2차 때는 13개월이 걸렸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6월 중순 업체 제안서 접수, 9월 현지 시험평가 및 협상을 거쳐 10월에 기종 선정을 한다는 것은 무리아닙니까?)

 

▶정관용> 그 시험평가에서 말이지요, 오늘자로 보도된 걸 보면 F-15SE하고 유로파이터는 직접 타보면서 시험을 하는데, F-35A는 타보지 않고 시뮬레이터 모의시험을 한다, 이게 맞습니까?


▷오태식> 이제 F-15나 유로파이터 같은 경우는 물론 이제 일부 장비들이 이제 개량 중에 있지만, 유사한 항공기를 탑승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F-35A 같은 경우는 지금 시험 비행 중에 있다 보니까 저희가 이제 직접 타게 되면 뭐 사고의 위험도 있고, 그 다음에 이제 나중에 여러 가지 문제의 소지가 많기 때문에 아마 미국 정부에서 저희가 타는 것에 대해서는 제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렇다고 저희가 자료만 가지고 평가할 수는 없으니까 이제 시뮬레이터를 이용을 해서 최대한도로 F-35의 현재 개발되고 있는 성능이라든가 이런 부분을 이제 간접적으로 검증을 하겠다는 것이지요.

(이 부분이야말로 코미디에 다름 아니지요. 도대체 여러가지 문제의 소지가 많은 기종임을 알면서도 도입하려 한다? 그것도 올 10월에 도입하겠다고 그 시한마저 정해 놓고? 이 사람들 제 정신이 아닌 것이 확실합니다)

 

▶정관용> 이게 시뮬레이터로만 검증하는 게 직접 타보는 거랑 같을까요, 결과가?

 

▷오태식> 좀 차이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이것도 시뮬레이터도 급이 여러 가지가 있거든요. 그래서 뭐 흔히 이야기하는 오락기 수준의, 아주 그건 뭐 시뮬레이터라고 할 수가 없겠고, 지금 이제 이 미국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 그 비행 시험하는 자료를 시뮬레이터에 그대로 받아 가지고 거기에서 이제 항공기와 똑같은 컴퓨터가 작동을 하면서 시뮬레이터 상에서 여러 가지 항공기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저희가 이제 일부 예를 들어서 소음이 시끄럽게 난다, 라거나 하는 부분은 사실은 시뮬레이터로 불가능하겠지요. 그러나 이제 항공기의 여러 가지 기본적인 성능이라든가 그런 부분들은 저희가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비행체이기 때문에 일단 시뮬레이터에 의한 평가를 하고, 이것이 과연 실제 항공기에서 100% 구현될 것인가를 엄밀하게 저희가 검증을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이제 이것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이제 불이익을 줄 그런 계획으로 있습니다.

(시뮬레이터로 평가한 결과가 실제 항공기에서 100% 구현될 것인가를 엄밀하게 어떻게 검증할 예정인지 밝혀야지요. 어떻게? 가 빠져있지 않습니까, 지금. 실제 항공기가 없는 상황인데 뭘 100% 구현될 지 검증한다는 이야기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대목입니다. 이 사람들, 국민을 바보로 인식하는 것이 100% 틀림이 없습니다)

 

▶정관용> 자, 오늘 저희가 모신 게 두 가지 논란 때문인데, 첫 번째, 지난 2월에 새누리당 당시 송영선 의원이 저희랑 인터뷰하면서 작년 10월에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하고 정상회담하면서 F-35 도입하기로 이미 약속했다, 라고 하는데 맞아요?

 

▷오태식> 그거는 뭐 저희로서는 전혀 아는 바도 없고, 또 그렇지 않다고 저희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혀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저희는 그건 뭐 전혀 확인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아주 모범적인 답변입니다. 참 잘했어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두 번째는 10월에 최종 기종을 결정을 한다는 방침이지요? 이게 그러니까 2007년부터 시작해서 5년을 끌어왔는데, 이 정부 임기 말에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 이 지적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오태식> 예, 저희가 준비는 철저하게 했고요, 이제 지금 아시겠지만, 국제 방산시장이 많이 위축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해외 업체 간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게 예상이 되고 있고, 사실 이번 같은 경우도 이제 저희가 계획한 대로 3개 기종이 다 제안서 제출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로서는 구매자 입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십분 활용해서 저희가 충분히 검증을 하고, 또 협상을 추진을 해서 국익을 극대화하도록 그런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구매자로서 유리한 위치를 십분 활용하려면 기한을 못박으면 안되는 거죠.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구매자가 물건을 꼭 이날에 사야한다고 밝힌다면 앞으로 있을 가격 조정에서 당연히 구매자의 협상력이 현저히 줄어들지요. 이 정도는 상식아닙니까? 도대체 구매자로서의 유리한 위치를 이 따위로 망가뜨리는 사업의 졸속추진을 누가 이해하겠습니까? 국익은 커녕 국가에 입힐 막대한 손실이 예상됩니다)


▶정관용> 아주 원론적인 답변이신데요?

 

▷오태식> 예, 이거는 뭐 저희로서는 당연한 이야기지요. 저희가 뭐 너무 쫓겨가지고 하거나 그런 것보다는 어쨌든 국익을 최대화하는 쪽으로, 왜냐하면 저희가 바이어 입장 아니겠습니까? 상황이 이제 시기적으로는 저희가 사실은 바잉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게요! 바이어의 입장에서 왜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느냐 이 말입니다)

 

▶정관용>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아무쪼록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투명하게 잘 진행되기를 기대하면서 지켜보고요. 수고하셨습니다.

 

 

 

방위사업청의 이번 인터뷰 어떻게 보셨습니까?

원래 방송 인터뷰라는 것이 사전에 이미 그 내용을 숙지하고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철저히 준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논란을 유발시킬 수 있는 질문과 상황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답변을 통해 피해갈 수 있는 것이지요. 방위사업청의 이번 인터뷰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말로는 무슨 말을 못하겠습니까? 구렁이 담 넘어가듯 사안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충분히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위에 제가 반박한 것처럼 허술하고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 한 둘이 아닙니다.

다들 알고계신 것처럼 이번 FX 사업은 누가 보더라도 문제가 많은 사업입니다. 당장 기종선정문제부터, 사업 진행 시간의 부족, 적정 인수가격 산출문제, 기술 이전 문제, 세계 경제 상황에 따른 환율 손해 가능성 등 짚고 넘어가야할 사안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은 굳이 하겠다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임기가 불과 6개월이 남았을 뿐인데 말이지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굉장히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일 자 한국일보에 흥미로운 기사가 있더군요.

다름아닌 미국의 2012년 회계연도 (2011년10월에서 2012년 9월) 무기수출이 6월 현재 사상 최대인 500억 달러 (구매가격 기준)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3개월 남은 이번 회계연도 최종 집계가 나오면 규모는 6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기록한 역대 300억달러에서 2배나 늘어난 규모라고 하네요.

미국이 세계 최대의 무기수출국이라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고, 이 기사에서 저의 주목을 끈 부분은 미국의 회계연도입니다. 10월에 시작해서 다음 해 9월에 끝이 나는 군요. 그리고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미국의 다음 대선입니다. 올해 11월에 미국의 대선이 치뤄집니다. 그러니까 오바마의 임기는 그가 재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이후는 정권인수작업이 진행되기때문에 실질적으로10월까지인 셈입니다. 이명박 정권은 FX사업을 무리하게 10월까지 끝낸다고 공표하고 있구요. 그럴리 없을 것이라고 믿고는 싶지만, 뭔가 이상하긴 합니다. 타이밍도 그렇고 모든 정황이 생각하기 싫은 상상을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는 FX 사업은 차기 정부와 차차기 정부, 나아가 국가 백년지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대형 국책사업입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 효율성 및 객관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과연 정부가 추진하는 FX사업이 이런 절차와 과정들이 충분히 공유되어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명박 정권의 특성상 FX 사업은 결국 추진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 결과 대한 책임은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이명박 정권이 지는 것이 다음 정권, 나아가 국민들이 지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저 먼 미래에 이 사업을 우려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한낱 기우에 불과했음으로 밝혀지기만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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