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화 대법관후보, '저축은행 로비 의혹'까지
11일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과 세금탈루, 아파트 투기 의혹에 이어 제일저축은행 로비 의혹까지 새롭게 제기됐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구속기소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과 유동국 전무가 김 후보자의 지인인 박 모 재경태백시민회장을 통해 로비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박범계 의원은 "유동천 회장과 유동국 전무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유 회장이 제일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해 박씨를 통해 후보자에게 로비를 하라고 지시하고 그 명목으로 2천만원을 건넸다"며 "대검 저축은행 합동수사상의 제일저축은행 조서에 김 후보자 이름만 39번이 나오고 고양지청의 박씨 수사때 수십차례 통화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재천 의원도 "박씨의 조서에 따르면, 검찰이 김 후보자를 의정부 지검 고위관계자라고 처리했지만 조서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며 "박씨 구속영장에도 충분히 언급됐다. 이 순간 부정할 일이 아니다"고 추궁했다.
우원식 의원 역시 "사건의 핵심은 후보자가 의정부 지검장일 때 고양터미널 사건을 수사했고 제일저축은행 고객 1만4천명의 명의를 도용해 1천400억원대 불법대출과 퇴출저지로비 등으로 수사확대를 막기 위해 유 회장이 열심히 할 때 일어난 일"이라며 "결국 검찰 수사는 확대 안되고 단지 1억원 횡령 혐의만 갖고 구속된 성공한 로비 사건이다. 그 핵심에 김 후보자와 박씨의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박범계 의원의 질의때는 "(공소장 내용을)몰랐다"고 해명하다가 이춘석 의원에게는 "공식공소장은 어제 봤지만 박씨가 구속됐고 제 이름이 나온다는 얘기는 2, 3월경에 들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자 박영선 의원은 "공소장에 39번 등장하는 사실을 보면서 후보자가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됐다는 이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라면 후보자에게 내부 검증해서 공소장에 등장하는데 소명자료를 내라고 하는 게 정상적 나라다. 그것을 전혀 몰랐다? 이게 통과될 수 있다고 보나"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밖에 세금탈루를 목적으로 한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부동산 투기 의혹을 추궁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2000년 당시 시세 4억8천만원인 강남구 삼성동의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2억3천500만원으로 신고했고, 며칠 뒤 삼성동의 다른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시세의 절반에 못 미치는 2억원으로 신고했다"며 "취ㆍ등록세를 줄이기 위한 세금탈루"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이에 "고의로 세금탈루를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자, 이 의원은 "단순히 관행이란 말로 면책받으려고 하나, 불법임이 변명의 여지가 없는데 왜 이 자리에 계신가"라고 질타했다.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는 삼호아파트 구입 자금출처, 한양아파트, 대림아파트 등 유독 아파트 등기부등본이 많고 지저분하다. 관련 해명을 요구했는데 하나도 안왔다. 자료가 있어야 오후에 후보자의 부동산 질의를 명확하게 할 수 있다"며 김 후보자에게 부동산 관련 자료를 정오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