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부패와의 전쟁' 선포 왜?

가자서 작성일 12.07.14 15: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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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부패와의 전쟁' 선포 왜?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moonriver365)은 10일 "저는 대통령이 되면 5년 내내 부패와의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정치검찰 청산', '공정거래위의 사법경찰권 부여 등 권한 대폭 강화'라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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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검찰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된 3대 의혹으로 알려진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BBK 관련 가짜편지 논란'을 모두 무혐의 처리하여 꼬리자르기 수사, 부실 수사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왜 사법개혁을 주장하고, 검찰은 여당에게는 부실 수사를 하고 야당에게는 없는 죄까지 만들어 덮어 씌우는 행태를 일삼는지, 오늘은 법무법인 청와대 혹은 법무법인 새누리당으로 불릴법한 정치검사들의 속사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검사님의 속사정

 

근대 이전 재판은 동양과 서양 모두 "네가 네 죄를 알렸다"며 호통을 치는 방식인 '원님 재판(규문주의)'이었습니다. 이는 수사-기소-재판에 이르는 일련의 단계를 독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님 재판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수사-기소-재판의 각 단계마다 권한을 나눠온 것이 근대 사법의 역사입니다. 재판권과 수사-기소권을 분리시켰고, 수사 과정에서 불법이나 인권침해 우려를 없애고자 검찰(기소)와 경찰(수사)을 나눴습니다.

 

 

이런 흐름에 비춰보면 검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은 형사부(경찰의 수사를 지휘하고 사건을 송치 받아 추가 수사를 진행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와 공판부(기소된 피고인의 공소유지를 담당) 검사들입니다.

 

 

하지만 검사들은 영전(승진) 가능성이 낮은 형사부나 공판부의 선호하지 않고, 언론의 관심도 높고 상부에서도 주목하는 인지부서인 특수부(정치인이나 재벌 등 대형비리 사건을 수사)나 금융조세조사부(주식과 탈세 등 금융범죄를 전담)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가장 중요한 보직으로는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빅4'라고 불립니다.

 

 

검찰사회를 잘 이해하려면 첫째 '검사동일체 원칙', 둘째 '헤게모니 20 : 셀러리맨 80'을 이해해야 합니다.

 

 

첫째, '검사동일체 원칙'은 전국 검찰은 한 몸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상명하복을 의미하며 부하 검사가 상관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거나 고집을 부리면 다른 검사로 수사나 기소, 재판유지를 대신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철저한 기수 문화'까지 더해져 검찰조직은 피라미드형의 단일 조직체 구조이며, 자리가 올라갈수록 그에 비례해 더 많은 권력과 권한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이런 '검사동일체 원칙'의 덕을 가장 크게 본 이 최고 권력자를 비롯한 정권 수뇌부입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만 확실한 '자기 사람'을 앉히면 전국 모든 사건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1월 검사동일체 원칙이 삭제되고 '검찰사무에 관한 지휘·감독' 조항이 신설되어 '이의제기권'이 신설됐지만 과거 군사독재 시절 못지않은 검찰권 남용에 대해 검찰 내부의 비판 목소리를 저는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아직도 '검사동일체 원칙'은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검찰청법 제11조(검사의 직무) - 검사동일체 원칙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 검찰총장과 검사장은 소속검사로 하여금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의 일부를 처리케 할 수 있다.

 

 

검찰총장과 검사장은 소속검사의 직무를 자신이 처리하거나 다른 검사로 하여금 처리케 할 수 있다. (법률 제81호, 1949.12.20 제정 및 시행)

 

 

검찰청법 제7조(검찰사무에 관한 지휘·감독)

 

①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른다.

② 검사는 구체적 사건에 관련된 제1항의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이견이 있는 때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법률 제 7078호, 2004.01.20

    시행)

 

 

제7조의2(검사 직무의 위임·이전 및 승계)

 

① 검찰총장, 각급 검찰청의 검사장 및 지청장은 소속 검사로 하여금 그 권한에 속

    하는 직무의 일부를 처리하게 할 수 있다.

② 검찰총장, 각급 검찰청의 검사장 및 지청장은 소속 검사의 직무를 자신이 처리

    하거나 다른 검사로 하여금 처리하게 할 수 있다.

 

 

둘째, '헤게모니 20 : 셀러리맨 80'을 살펴보면, 현재 대한민국 검사들은 근무처와 보직(전공)에서 혜택을 받고 잘나가는 20과 그렇지 못한 80으로 뚜렷이 구분돼 있다는 것입니다.

 

 

헤게모니를 쥔 정치 검사들은 검찰권력의 상징인 중수부 폐지에 관해 반대 목소리에 열을 올리지만, 대다수인 셀러리맨 검사들에게 이를 물으면 상당수는 관심이 없어한다는 것이 단적인 예일 것입니다.

 

 

결국 검찰조직을 대표하는 헤게모니를 쥔 정치검사들은 인사권과 특혜선물을 가지고 있는 정권의 입맛에 맞게 따를 수 밖에 없고 이는 사법권력의 부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검찰은 왜 '법무법인 청와대'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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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검사와 스폰서'의 해고된 '최승호 PD'와 무혐의 처리 받은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MB정부 들어 정권의 입맛에 맞게 실력행사(?)를 한 검사들은 영전(승진)했고,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 남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PD수첩 '검사와 스폰서'(다시보기)일 것입니다.

 

 

이를 보도했던 최승호 PD는 해고된데 반해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리를 받았습니다. 또한 '스폰서 검사'에 연루되었던 한승철 전 검사장은 대대적인 비판속에서도 복직되었습니다. 이렇게 비상식적인 일들이 자행될 수 있도록 한 MB의 '검찰 길들이기' 인사를 몇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미네르바 사건

 

정확한 경제 예측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200년 1월 온라인상에서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는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형현 판사는 "구체적 표현 방식에서 과정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서술이 있다 하더라도 전적으로 '허위의 사실'이라고 인식하면서 글을 게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비록 유죄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에 함부로 글 올리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경고를 확실히 했습니다. 반면 100여 일간 수형생활을 한 박씨는 재판에서 이겼지만 사실은 피해자일 뿐이었습니다. 

 

 

이 무고한 '미네르바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는 재판에서 지고도 영전했습니다. 김주선(현 천안지청장) 당시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은 박씨 기소 직후 강릉지청장으로 영전했습니다.

 

 

정연주 전 KBS 사장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박은석)는 2008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로 정 전 사장을 기소했습니다. 국세청과의 세금 반환 소송을 벌이던 KBS가 1심에서 이겼음에도 2심에서 재판부의 조정에 응하는 바람에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2448억 원을 포기하고 556억 원만 돌려받아 회사에 1892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였습니다.

 

 

조정이란 재판부가 분쟁 당사자 간에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도록 중재안을 내놓고 이를 받아들일 것을 설득하는 법률 행위를 말합니다. 이로인해 국가는 배임 범죄(?)의 결과 2000억 원에 가까운 범죄 수익(?)을 챙기게 됩니다. 당연히 1, 2심 재판부 모두 정연주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정연주 사장은 이미 사장 자리에서 쫓겨났고 피해를 복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KBS도 친정권 방송으로 자리를 잡은 뒤였습니다.

 

 

정연주 전 사장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기소를 강행한 박은석(현 대구지검 2차장검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은 다음 인사에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라는 요직을 꿰찼습니다.

 

 

PD수첩 광우병 편

 

한미 쇠고기 협상을 다루며 광우병 위협을 언급한 PD수첩 취재진을 제3세계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정부 정책과 공직자의 업무 수행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는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졌습니다. 대법원이 2011년 9월 제작진 전원에 무죄 확정판결을 내렸지만, 너무 큰 고초를 겪은 뒤였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보도에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수는 없다'며 검찰을 떠난 임수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을 대신해,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한 전현준(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으로 영전했습니다.

 

 

BBK 검사들의 '영전'

 

BBK 사건을 다룬 검사들은 하나같이 영전했습니다. 김홍일 부산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김기동 성남지청 차장검사(당시 특수1부 부부장)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김홍일 고검장은 사건 처리 직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사법연수원 부원장과 대검중수부장을 거쳤고, 최재경 검사장도 연수원 1년 선배들을 제치고 대검 수사기획관과 대검 중수부장 자리를 꿰찼습니다. 김기동 부장은 특수1부 부부장에서 이례적으로 특수3부장과 특수1부장을 연달아 역임한 뒤 대검 선임연구관을 거쳤습니다.

 

 

BBK 수사팀 평검사들은 주요 부처에 파견을 다녀오는 헤택을 봤습니다. 특수1부 배종혁 검사는 검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파견처인 금융감독원에 2년 동안 파견을 다녀왔고, 금융조세조사부 소속으로 수사팀에 합류했던 장영섭 검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발탁됐습니다. 첨단범죄수사부 소속이었던 김후곤 검사는 방송통신위원회 파견을 다녀왔습니다.

 

 

문재인의 '부패와의 전쟁'을 기대하는 이유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의 책 '루시퍼 이펙트(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에서는 1971년 스탠퍼드대학에서 실시했던 모의 교도소 실험의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합니다. 짐바르도 박사는 실험에서 얻은 결론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악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악한 상황이, 선한 사람을 악하게 만든다."

 

 

짐바르도 박사의 말에 따르면, 결국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검찰의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일과 프랑스로 대표되는 대륙법게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지 않습니다. 개인에 의한 기소가 가능하거나 검찰의 기소권 행사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검찰조직이 중앙집권적이지만 자체 수사력이 없으며 주요 범죄는 수사판사가 기소를 결정합니다. 독일 검찰은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가지고 있지만, 자체 수사력이 없습니다. 또한 검찰 조직이 중앙집권적이지 않으며 일정 요건이 갖춰지면 의무적으로 기소 해야 하는 기소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영미법계 국가들 중 영국은 경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다가 1985년 기소를 담당하는 별도 기관을 만들었습니다. 영국 검찰(국립기소청)은 공소유지를 전담할 뿐 수사권이나 수사지휘권이 없습니다. 미국은 수사는 경찰이 기소(공소유지)는 검찰이 하도록 분리돼 있으며 검찰조직도 전국적으로 단일한 중앙집권체제가 아닙니다.

 

 

일본의 경우가 우리나라 검찰과 가장 유사하지만, 경찰과의 관계가 우리처럼 수직적이지 않습니다. 수사지휘권 행사가 제한적이며 검찰과 경찰이 작성한 조서의 증거능력에서의 차이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검찰은 직접 수사권, 수사지휘권, 기소독점권, 기소재량권(기소편의주의) 등 사법 절차와 관련한 거의 모든 분야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경찰의 수사파트 조직을 확실한 수하로 두고 있는 중앙집권적이고 독보적인 검찰조직입니다. 이러한 권력의 독점의 부작용으로 검찰은 법의 정신을 실현하기 보다 최고 권력자를 비롯한 정권 수뇌부의 의중이 먼저 반영되어 공명정대한 원칙을 견지하고 있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줄 세우기 인사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중앙집권적 조직을 해체해야 하고 권한을 분산해야 합니다. 지역검찰청 수장은 일반 선거 혹은 검사들의 호선을 통해 뽑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법무부는 법무 정책이나 행정업무만을 맡도록 권한을 축소해야 합니다.

 

 

둘째, 검찰의 권한을 분산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검찰의 직접 수사 파트와 경찰 수사파트를 통합시켜 수사기관을 만들고, 나머지 검사들은 법률가들로서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가지고 수사팀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게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검사 개인의 판단에 따라 기소의 재량권을 행사하는 '기소편의주의'를 독일과 같이 혐의가 확인되면 의무적으로 기소를 하는 '기소강제주의'로 바꾸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문재인 상임고문의 사법개혁 의지는 다른 대통령 선거 후보들과 차별성을 나타냅니다. 사법개혁 의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는 비전이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나타냅니다. 

 

 

미네르바 사건에서 보듯 검찰은 시민의 자유를 대변합니다. 정연주 KBS 사장, PD수첩 광우병 편, BBK 인사에서 보듯 검찰은 정의와 상식을 대변합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최고 권력자를 비롯한 정권 수뇌부의 칼이었던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이야기한 특권, 반칙, 부패를 청산하겠다는 말의  가장 핵심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권과 반칙 그리고 부패가 만연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의 공약에 기대를 걸어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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