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경악 "안철수, '마의 30%' 벽까지 깨다니"
대선출마 선언후 지지율이 수직상승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크게 추월한 데 이어 다자대결에서도 '30% 벽'을 돌파하며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추격하자, 박근혜 캠프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20일 실시된 <리얼미터> 결과에서 안철수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32.6%로 마의 30% 벽을 깨며, 박근혜 후보(35.9%)를 오차범위 내로 맹추격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9.7%로 떨어졌다.
안철수-박근혜 양자대결에서도 안 후보가 49.9%로 전일보다 1.6%p 상승했고 박 후보 역시 44.0%로 전날보다 1.5%p 상승하면서 안 후보가 계속 우위를 유지했다.
박근혜 대선캠프는 양자대결에서 밀린 데 이어 박 후보가 절대아성을 구축해온 다자대결에서도 안 후보가 30% 벽을 깨고 박 후보를 오차범위내로 추격해오자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캠프 핵심 관계자는 21일 본지와 만나 "양자대결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안철수가 '마의 30%' 벽을 돌파하느냐 마느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이미 30% 벽이 깨졌고, 이날 밤 발표될 예정인 모 방송사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가 30% 돌파 직전임을 전하며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 밤 발표될 방송사 여론조사 결과는 다자대결에서 박근혜 35.6%, 안철수 28.5%, 문재인 18.4%로 나타났다. 양자대결에선 안철수 48.2% 대 박근혜 42.0%, 박근혜 44.9% 대 문재인 42.3%로 나타났다.
그는 "11월말까지 1강 2중 구도, 즉 문재인-안철수가 서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고만고만한 수치를 기록하게 되면 후보단일화도 그만큼 어려워진다"며 "그러나 만약 이 구도가 깨지고 두 사람 중 한명이라도 다자구도에서 30% 벽을 깨 버리면 한쪽으로 힘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우려하는 이유를 밝혔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야권 후보중 한 후보가 30%대 지지율에 안착해 버리면 나머지 한 후보는 10%대 후반 지지율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 중 다자구도에서 힘의 균형이 깨지면 후보단일화는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박근혜와 2강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에 대해선 "<힐링캠프> 출연과 저서 발간 직후 안 후보가 다자구도에서 30%대 지지율을 나타낸 적은 있지만 그때는 막연한 국민적 기대치로 해석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링에 정식으로 오른 상황에서 30%대 지지율을 기록한다면 이는 상당한 파괴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측근 비리나 과거사 문제가 터졌는데 곧바로 지지율이 요동치지 않는 견고함을 보였다"며 "그러나 안 후보의 출마 선언 직후부터 지지율 하락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안 후보가 박 후보에게 가 있던 중도층 표를 상당 부문 잠식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친박 핵심의원은 "최근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라디오에서 야권 후보단일화가 '국민적 압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는데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며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30%대, 다른 한 사람이 20%대 지지율로 고착화돼 버리면 후보단일화는 협상이 아닌 야권과 시민단체 진영의 명령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쪽에서는 야권단일화가 결국 쉽지 않을 것이라는 등, 안철수가 끝까지 완주 못할 것이라는 등 남 얘기하듯 하고 있다"며 "요즘 보면 우리 진영은 완전히 무얼 해야 할지 모르고 허둥지둥 대는 분위기"라고 탄식했다.
또다른 캠프 고위관계자도 "지금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대선에서 패하는 것은 물론이고, 패해도 200만표 이상 대패할 가능성이 있다"며 "박 후보가 역사관을 전면 재수정하고 문제 측근들을 미리 대거 정리하는 등 뼈를 깎는 변신을 하지 않는다면 판세를 뒤집기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주류 일각에서 짜고 있는 선대위 명단 등을 보면 네거티브 이미지가 강한 인사들을 선대본부장 등으로 전면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국민과 계속 역으로 가면 선거는 하나마나"라고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