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엄청난 일을 계획했군요... [바람부는언덕님 글]
새누리당 선거전략의 최종목표는 당연히 정권 재창출에 있습니다...
언론과 방송을 통해 엄살을 부리고 있지만, 지난 총선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은 이후 새누리당은 연말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며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더구나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대선후보는 다름아닌 박근혜 후보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최초의 부녀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은 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박근혜 대세론은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습니다. 충성도 높은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삼고 (참고로 영남 유권자는 호남과 충청 강원 제주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평균 40%의 견고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지지율은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인식 논란 및 새누리당의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요. 다소의 지지율의 편차가 있을 뿐 40%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이런 추세로 대선때까지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속될 것입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대선 승리 방정식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야권의 후보 단일화입니다...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든,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든" 누가 되어도 단일화가 된다면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에 새누리당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타겟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싸움은 아무리 새누리당에 전략통이 많다고 해도, 선거 전문가가 많다고 해도, 큰 선거를 치룬 경험이 많다고 해도 선거 전략과 전술을 세우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선거판을 이전투구식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갈 수 밖에는 없는 것이지요. 자신들은 어차피 공고한 40%의 지지율을 보장받고 있기 때문에 야권이 자중지란을 일으킬 수 있는 묘책들을 찾고, 이를 선거에 적극 활용하려고 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실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저지시키기 위한 전술과 네거티브 말고는 새누리당이 지금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새누리당이 내세운 대선 공약과 정책들, 거의 모두 이전부터 야권이 주장하던 내용이었습니다...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는 말이지요. 그동안 야권이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경제민주화, 복지, 민생공약들을 이명박 정권 내내 방치하다가 지난 총선과 대선정국을 맞아 다시금 꺼내든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현 집권당이라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다른 당이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는 본질부터 다르다고 주장하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자신들의 정책실패와 이로 인한 폐해조차 전 정권 탓이라고 책임전가를 하겠습니까? 코미디가 따로 없는 일이지요. 어쨌든 새누리당이 지금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일은 야권단일화를 막는 일입니다.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고 삼자대결로 대선을 치를 수만 있다면, 이 시나리오야 말로 새누리당이 가장 원하는 그림이 될 것임은 이제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알 수 있을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이 야권 단일화를 흔들 수 있는 비책들이 새누리당 선거캠프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의 하나가 오늘 세상 밖으로 공개되었습니다. 바로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특정 정당의 후보자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뒤에 중도 사퇴한 경우에 선거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한 것에 있습니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의하면 11월 25~26일 18대 대선 후보 등록을 한 후 이틀 뒤에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은 각각 154억5581만원, 149억9323만원, 25억9047만원의 선거보조금을 지급받게 되어 있습니다만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이 발의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안철수 후보로 야권후보가 단일화 되었을 때 민주당은 지급받은 선고보조금을 국고에 반납해야만 합니다...
새누리당 참 대단들 하십니다.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에 자신들 스스로 조순씨와 단일화의 과정 뿐만 아니라 합당까지 했던 전력은 어떻게 설명하실런 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라는 주장을 되풀이 하실 요량이신가요? 또한 대선을 바로 목전에 둔 시점에서 "서 사무총장이 대표발의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이질적인 정파 간의 정략적이고 야합적인 후보단일화의 폐해를 막고, 정당의 책임정치를 바로세우며,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걸 막기 위한 취지에서 성안된 것" 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새누리당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두고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서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꼼수를 부리고 있는 지는 국민 여러분이 판단할 몫이라고 봅니다만, 새누리당이 정당의 책임정치를 운운하고, 국민의 세금 낭비를 막겠다고 하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판입니다. 책임 정치를 이루고 싶다면 과거 자신들이 공약했던 내용들을 그대로 시행해 주시면 될테고, 세금 낭비 막으려면 국회의원 세비부터 줄이고, 온갖 특권들 없애고,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는 각종 정부국책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똑바로 하면 될텐데 정작 해야할 일은 놔두고 쓸데 없는 일에만 머리를 쓰고 있으니 참 한심한 노릇이지요...
선거가 아직 80여일이나 남았으니, 앞으로 전개될 선거판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런 선거 풍토 속에서 국민들이 대선후보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도 정신 똑바로 차리셔야 할 겁니다. 음해와 정치공작이 난무하는 대선판에서 국민 스스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분별하려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대통령을 바꾸는 것보다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일 지도 모릅니다. 썩어빠진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것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이번 대선에서 그 희망의 싹을 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그나저나 이 개정안으로 인해 새누리당이 자승자박 꼴이 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다음 대선에 야당으로 선거에 임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나 보네요...
그러나 어디 세상 일이란 게 그렇습니까?
어디 두고 봅시다, 어찌 될런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