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아버지를 땅에 묻던 날도 갑자기 함박눈이 쏟아졌다. 믿기 어려운 아버지의 죽음 앞에 눈물만 흘리던 딸 병민씨는 "살포시 어깨에 내려온 그 눈이 제 어깨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민주주의자'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1주기 추도식이 열린 2012년 12월 29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그의 묘지에는 또다시 눈이 내렸다.
눈은 김 상임고문을 그리워하며 눈시울을 붉힌 200여 명의 어깨를 토닥였지만, 사람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두 달여 전, "2012년을 점령하라"는 당부를 남겼다. 총선과 대선이란 두 번의 기회가 있다며 "최선을 다해 참여하자"고 했다. 하지만 야권은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점령하라'는 그의 유지를 끝내 받들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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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김근태 앞에 설 낯이 없다"며 입을 뗐다. 손 전 대표는 "그 명령은 단지 정권을 잡으란 게 아니라 세상을 바꿔 특권과 반칙 아래 신음하는 국민을 살려내란 뜻이었다"며 "정권교체 실패에 좌절한 한진중공업 최강서 조직부장, 현대중공업 해고노동자 이운남씨 등 다섯 분이나 벌써 세상을 하직했는데, 당신은 그걸 염려한 것"이라며 절친했던 벗에게 미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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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패배를 반성하고, 야권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회를 맡은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저희가 잘못했다, 단일화에 매몰 돼 국민의 고단한 삶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했고,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져 기득권을 다 내려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10시 서울시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에서 안충석 신부는 "(대선은) 전략과 정책의 경쟁인데, 이게 없어 필패를 초래했다"며 "컨트롤 타워가 없었고, (사람들의) 손발이 맞지 않았고, 새누리당만큼의 준비가 없어 당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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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19779&PAGE_CD=ET000&BLCK_NO=1&CMPT_CD=T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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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님 송구합니다 편히 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