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이제서야 4대강 사업을 총체적 부실이라 말한 이유는?

가자서 작성일 13.01.18 16: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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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이제서야 4대강 사업을 총체적 부실이라 말한 이유는?  [Soon-J님 글] 

 

지난 17일, 감사원이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감사는 지난 2011년 1월 4대강 사업 감사결과 발표에 이은 두 번째 감사결과 발표인데요,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 발표에서 지난 1차 감사 발표 당시와는 달리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하에 실시된 사업임을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진행 과정 중 크게 4가지의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습니다. 그것은 각각 보 설계의 부적합성, 수질악화 우려, 유지관리 문제, 그리고 불합리한 업무처리(담합)입니다. 그 동안 여러 전문가들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칼날 선 비판을 해왔는데요, 이번 감사결과를 통해 기존에 그들이 행했던 비판들이 대부분 사실임으로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1년 1월, 4대강 사업에 대한 1차 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라는 총평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1차 발표와 상당히 다른 결과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2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문제가 2년 만에 생기지는 않았을 것인데 말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감사원의 발표내용이 1차 감사 때와는 확연히 다른 이유가 정권 말기이기 때문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1차 감사 결과가 발표되던 2011년만 하더라도 아직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남아있었고, 그러한 까닭에 대통령의 주력사업에 대해 칼날 선 비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죠.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주장입니다.



ㅣ 4대강 사업은 실패한 사업으로 판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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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은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한 공약 중 하나였습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당선인 시절, 그리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이 사업에 대한 여러 반대의견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그러한 반대의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4대강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3년 간의 환경평가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해왔습니다만, 이 대통령은 2-3개월의 환경평가를 끝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임기 중 사업을 종료하기 위해 철야작업을 서슴지 않았고 그 과정 중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를 흘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사업을 위해 22조의 막대한 국가예산이 소모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행된 사업의 결과, 우리는 건국이래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심각한 녹조현상을 경험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담합을 통해 국민의 세금을 나눠먹기하는 현상을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앞으로 4대강 사업의 유지보수를 위해 지속적으로 소모해야 할 예산이 남아있고, 망가진 자연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죄의식이 남아있습니다. 



ㅣ 다시 한번 이문옥과 같은 감사관이 등장하는 감사원이 되기를.


감사원은 무엇을 하기 위한 단체입니까? 감사원은 국가의 세입과 세출을 결산하고,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를 감사하며, 행정기관과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사를 시행하는 헌법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공직사회의 비리와 부패를 감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진 기관이 권력의 눈치나 보면서 제 업무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전 행정기관과 공직사회의 구성원들이 나태해지게 될것입니다. 심지어 공직사회 전체에 부패와 비리가 만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결과 발표는 우리에게 지난 5년 과연 감사원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는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합니다. 실로, 그들이 이제서야 4대강 사업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하는 것이 권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우리가 지난 5년 보아온 행정기관의 나태함이 바로 이들의 나태함으로부터터 시작된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진작에 감사원이 오늘과 같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와 발표를 했다고 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떠안아야 할 많은 사회적 비용과 환경적 피해를 지금보다는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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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90년 5월에 있었던 이문옥 감사관의 내부고발을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는 1990년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에 관한 감사원의 감사가 해당 기업의 로비에 의해 중단된 사태를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더불어 그는 내부고발로 인해 공직에서 파면되고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구속되는 등 고난을 길로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의 양심을 지켰고, 이후 무죄판결과 복직을 통해 승리함으로서 양심선언의 정당성을 입증했습니다.


오늘, 감사원의 행태를 보면서 저는 다시 한번 감사원이 이문옥 감사관과 같은 양심있는 감사관들을 배출할 수 있는 감사원으로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직사회의 살아있는 양심이자 감시관으로서 그들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의 눈치나 보는 감사원, 그럼으로 인해 국가적 예산을 낭비하고 국민들의 편의를 해치는 감사원은 누구보다 더 큰 배임죄를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번 사건을 통해 감사원이 내부적인 개혁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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