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1815850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에 총재로 있었던 사단법인 구국여성봉사단(고문 고 최태민 목사)이 지난 1978년 경 기도로부터 수의계약으로 토지 14만3028㎡(약 4만3천 평)를 불하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오마이뉴스>가 관 련 토지대장들을 찾아 확인한 결과다.
이렇게 구국봉사단이 불하받은 토지는 안양시 만안구 석 수동과 박달동 일대 42필지로 옛 경기도 종축장 부지다. 한 감정평가 법인이 지가변동률을 고려해서 평가한 결과, 이 땅의 당시 가치는 약 40억 원, 광명 KTX 역세권에 포함 된 현재 가치로는 1500억 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 다.
또 이 토지의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 옛 중앙정보부가 작성 한 이른바 & #39;최태민 관련 자료& #39;에 등장하는 기업인이 연루된 증거가 포착돼 그동안 의혹으로만 떠돌던 최태민 목사 일 가의 부정축재 혐의를 밝히는 데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 인다.
특히 구국여성봉사단이 이 땅들을 매각한 뒤 그 매각자금 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최태민 목 사의 딸과 사위들이 서울 강남과 강원도 평창 등지에 수백 억 원 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관련기사 : 최태민 목 사 딸 부부 소유 평창 땅 더 있다), 연 매출이 1000억 원대 가 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어(관련기사 : 박근혜 올케는 & #39;폐업& #39;, 최태민 사위는 & #39;매각& #39;... 왜?) 더욱 눈길을 끈다.
박 당선인은 1976년 4월 최태민 목사가 만든 구국여성봉 사단에 명예총재로 참가하면서 최 목사와 중요한 활동들 을 펼쳐 나갔다. 임의단체였던 구국여성봉사단은 1977년 3월 사단법인으로 전환했고, 이듬해 2월 박 당선인은 총재 로 취임했다. 1979년 5월 구국여성봉사단은 새마음봉사 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정렴·김 계원씨와 박승규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은 과거 최태민 목 사의 비위사실을 증언한 바 있지만, 그동안 박근혜 당선인 은 이를 모두 부인해왔다.
구국여성봉사단 소유 땅 매입자 주소지는 & #39;청와대& #39;
<오마이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토지대장에 따르면 안 양시 석수동·박달동 일대 토지 42필지 14만3028㎡의 소 유권은 지난 1978년 10월 21일 경기도에서 구국여성봉사 단으로 이전됐다. 관할 등기소에서 폐쇄등기부 증명서를 떼어 확인해보니 이들 토지는 1977년 2월 21일 구국여성 봉사단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초 경기도에 이들 토지 매각방 법과 매각가격을 알려 달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경 기도청 회계과는 "일반공개경쟁 2회 유찰에 따른 수의계 약"이었으며 "매각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구국여성봉사단이 경기도로부터 적지 않은 땅을 특혜나 다름없는 수의계약으로 넘겨 받을 수 있었던 이유 는 당시 퍼스트 레이디였던 박 당선인이 이 단체의 총재로 있었던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앙정보부가 1970년대 말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 #39;최태민 관련 자료& #39;에는 경기도 종축장 부지에 대한 언급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 77. 2. 21 金OO에게 경기도로부터 안양종축장(토지 70,788평, 건물 36동)을 奉仕團(봉사단)명의로 수의계약, 매수하여 준다는 댓가로 동 토지 7,000평과 동 지상건물 36동을 받기로 約束(약속).
구국여성봉사단과 그 후신인 새마음봉사단은 이들 부동산 을 1979~1980년 사이 모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석연 치 않은 거래가 포착된다. 1979년 9월 19일 부로 & #39;아세아 농산주식회사& #39;로 소유권이 이전된 2필지와 같은 날 & #39;아세 아 농산주식회사 外(외) 1인& #39;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2필지 다. 이들 4필지의 토지대장에는 소유주의 주소가 & #39;서울특 별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39;로 기록돼 있는데, 이 주소는 청 와대의 주소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 아세아농산의 주소는 청와대? 토지대장에 따르면 1979년 9월 19일 새마음 봉사단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 받은 아세아 농산주식회사의 주소지는 서울
그런데 폐쇄등기부 증명서에는 아세아농산주식회사의 소 재지가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 555-7번지로 나와 있다. 소 유권을 넘긴 구국여성봉사단이나 새마음봉사단 모두 서울 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775번지에 주소를 두고 있었기 때 문에 단순한 오기(誤記)라고 보기도 어렵다.
어떤 이유로 이들 4필지의 소유주 주소가 청와대의 주소 와 일치할 수 있는지는 현재로선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아 세아 농산주식회사 사장 이아무개씨는 & #39;최태민 관련 자 료& #39;에 등장하는 ㈜아시아중석 회장과 동일 인물이다.
& #39;최태민 관련 자료& #39;는 최태민 목사와 경북 울진에서 중석광 산을 경영하던 이아무개 회장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78. 1 초순 부실 금융실업인 조치대상자 李OO이 경영하 는 (주)아시아중석에 은행융자 알선 및 해외여행 제한조치 해제주선을
78.12.18 朴槿惠비서관 金OO으로 하여금 재무부 등 관 계관에게 請託(청탁), 李OO의 서독 헬텔사와의 중석가공 합작회사 설립추진을 위해 동인의 출국을 주선.
최 목사가 이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회장으로 취임하는 것을 조건으로 박 당선인의 비서관을 통해 재무부 관계관 에게 청탁, 이 회장의 출국을 주선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김정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증언은 주목 할 필요가 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 <아, 박정희>를 통해 최태민 목사가 만든 구국선교단을 지원하고 있는 기업들 의 현안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청탁을 박 당선인으로부터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관련기사 : "영애 박근혜, 기부 금 낸 기업 민원해결 요청").
"육(영수) 여사 서거 후 큰따님 근혜씨가 충효사상 선양운 동을 시작했는데 이때 최모(최태민)라는 목사가 & #39;구국선교 단& #39;을 조직해서 가세하였다. 하루는 큰따님으로부터 구국 선교단을 지원하고 있는 어느 & #39;건설회사& #39;와 & #39;섬유공업회 사& #39;의 현안 문제를 해결해주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나는 아버지 박 대통령을 돕겠다고 순수하게 충효 선양운동을 시작한 큰따님이 구국선교단에 이용될 위험성 이 크다고 생각되어 즉각 박 대통령에 보고했다." (김정렴 회고록 <아, 박정희>)
김 전 실장의 회고록은 최 목사가 & #39;대통령의 큰 영애& #39; 박 당 선인을 내세워 각종 부정부패를 저질렀을 개연성이 크다 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1991년 1월 1일 치 시사월간지 <인사이더 월드>는 "최태민은 변호사법 위반사건으로 총 1억여 원을 갈취했 으며 14만 평의 땅을 빼앗았다, 경기도 안양 근처·부산 근 교·서울 노량진 쪽에 있는 토지 15만 평은 그의 수중에 넣 었다"며 "그러나 수사기관이 그러한 소리를 듣고 철저히 조사했으나 너무도 교묘히 처리해 놓아 증거를 잡을 수 없 었다고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새마음봉사단 땅 매입한 신씨는 새마을운동 충남도지부장 출신
42필지 중 26필지(그 중 2필지는 아세아농산주식회사와 공유)를 새마음봉사단으로부터 사들였던 신아무개씨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충남 보령의 광산업자였던 신씨는 자 신이 산 땅을 1980년 6월 대부분 매각했다. 이후 도시가 스·부동산·종합 건설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그는 전성 기에 10여 개의 기업을 거느렸으며 1989년에는 고액소득 세 납부자 2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정희 유신체제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을 두 차례 지냈던 신씨는 새마을운동중앙본부 충남도지부장과 자유 총연맹 충남지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정치에도 관심을 가져 민정당 충남도당 후원회장, 민자당 대천·보령지구당 의원장을 거쳐 1991년 지방선거에는 민자당 공천으로 도 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금융업에 진출했던 신씨는 1994년 일반예금자들이 예금한 돈을 법정한도를 150배나 초과해 같은 계열기업 에 대출했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경영권을 빼앗겼던 그는 1997년 재기를 노렸지만, IMF 사태의 여파 로 파산했다.
1998년 6월 한 경제신문에 실렸던 당좌거래 중지자 명단 에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신씨의 이름은 언론보도에서 사 라졌다. <오마이뉴스>는 새마음봉사단으로부터 토지를 사들인 경위를 듣기 위해 그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이미 10여 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신씨가 새마음봉사단으로부터 사들였다가 8개월 만에 판 안양시 석수동 땅은 두고두고 분란거리가 됐다. 토지대장 에 따르면 1979년 9월 11일 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했던 신씨는 이듬해 6월 22일 소유권을 넘겼다. 그런데 신씨로 부터 이 땅을 산 사람은 무려 1628명이나 된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77년 구국여성봉사단 소유 땅에 청계천 공구·자동차 부품 상가 이전 계획
지난 1977년 당시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은 인구 분산과 환경 정화를 위해 청계천 인근 공구 및 자동차 부품상가들 을 교외로 이전시킨다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전 대상이 된 업종을 중심으로 한국기계공구상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상가이전합동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구국여성봉사단 소 유의 안양시 석수동 토지를 이전 대상지로 매입했다.
▲ 광명 KTX 역세권 토지 1978년 구국여성봉사단이 경기도로부터 수의계약 으로 불하 받았던 석수동 일대 옛 경기도 종축장 부지. 사진 중앙 멀리 보이는
이후 1979년 9월 11일 20평 정도를 한 계좌로 만들어 상 인들에게 분양했지만, 상가개발사업은 분양 후 한 달 만에 10·26이 터지면서 난관에 부딪쳤다. 사업은 이듬해 신군 부가 집권하면서 전면 백지화됐다.
상인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업 재개를 요구했으나 1992년부터는 제2경인고속도로 건설 등 공공사업 집행으 로 2만5000여 평 정도의 부지가 수용 당했다. 이후 지주 들은 석수토지개발조합을 설립해 나머지 토지를 대상으로 주택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2003년 광명역세권 택지개 발계획이 발표되면서 2만3000여 평이 추가로 수용돼 이 마저도 불가능해졌다.
2005년 12월 26일 치 <한국경제>에 따르면 계좌당 935 만 원이 보상가로 책정됐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보상대상 자 1700여 명 중 연락이 닿아 보상액을 받은 사람은 당시 까지 300여 명 정도에 불과했다.
과거 새마음봉사단이 소유했던 토지 중 석수동 570-2, 575번지 일원 58,936㎡(1만7828평)은 현재 석수스마트 타운 부지로 수용돼 올해 안에 17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