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 추락, 김재철 '때문인가 아닌가' [황무지님 글]
개그맨 박미선은 MBC 연예대상 '최우수상' 소감에서 파업 중에도 방송을 하게된 것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그럼에도 저라도 방송을 유지하기위해 해야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미선씨가 시트콤 폐지에 대한 아쉬움의 지적처럼 MBC가 시청률 저조 이유로 시트콤 프로를 폐지하는 모습에서 MBC가 파업 사태를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MBC의 시트콤 등 예능 프로의 시청률 저조는 노조의 파업이 아니라 MBC의 콘텐츠 부족을 부를 수 밖에 없던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이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쓴소리, 자유분방한 사회적 발언을 할라치면 '좌파편향'이라는 인식으로 출연자 하차 및 방송금지 조치를 내리는 김재철 체제의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과 낙하산 파문들이 MBC의 콘텐츠 개발에 마이너스가 됨을 알 수 있다. 새누리당 정권 유불리에 급급한 방송 내용에 따라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MBC가 예능프로마저 추락한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무한도전의 박명수가 대상을 받은데 대한 논란이 있지만 받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MBC에 오랫동안 기여한 바도 있고 '유재석 독주' 속의 박명수 대상은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김재철 낙하산의 MBC 문제만 아니었다면 더욱 빛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박명수가 받을 대상이라면 레슬링 특집에서 투혼을 발휘했던 정준하,정형돈도 못지 않다고 본다. 더구나 박명수는 MBC 파업 와중에도 종편방송 할 것 없이 출연하는 등 개인적으로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정준하 정형돈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나 국민MC 유재석은 이들과 달라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연예인들이라 모를 일이다.
차라리 박명수의 대상은 2011년 재작년이 적절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보편적 기준으로 볼때 올해 MBC 대상은 유재석이 적절했으며 SBS가 오히려 김병만에게 대상을 주어야 했다.
어찌했든 MBC는 무한도전 맴버들이 대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김태호 PD의 파업 참여로 인해 6개월 결방에도 불구 무한도전 때문에 간신히 유지될 만큼 MBC의 예능 추락은 눈에 띄었다.
물론 MBC 예능 프로의 추락을 시청률 수치로서 설명해서는 안된다. 그런 잣대라면 '놀러와 폐지'도 찬성해야하는 논리로 귀결될 뿐이다. 놀러와 프로는 시청률 수치와 관계 없이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존 프로에서 볼 수 없는 과거의 음악인이나 연기자, 유명인들의 삶을 그리는 유익한 프로였다.
그런데도 김재철 경영진들은 시청률 수치를 들어 놀러와 프로를 갑작스례 폐지시켰고, 시트콤 프로마저 없애는 천박함을 보여주었다. 혹시나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유홍준, 전인권 출연 이유로 폐지된 것이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기다려 주면 얼마든지 잘될 수 있고 그러다 안될 수도 있는 것이 방송인데도 일방적 기준으로 폐지결정을 내린 MBC, 그러다보니 '하이킥 시리즈'의 김병훈 PD마저 SBS로 떠난다는 소식까지 들리기도 한다.
MBC 예능은 지금 SBS가 '런닝맨' '정글의 법칙' '짝' '강심장' '힐링캠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끝 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놀러와나 시트콤 프로를 폐지시켜 다른 프로로 대처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김재철 사장 체제의 천박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시청률 상승이 쉽지 않음은 SBS '힐링캠프'와 대비해봐도 알 수 있다.
그나마 무한도전 프로로 명맥을 유지한 것은 큰 다행이다. 김재철과 확연히 다른 김태호 PD 덕분이다. 그러나 무한도전도 언제 어디서 외부의 압력에 의해 위기를 맞을지 모를 일이다. 박명수가 진행하는 '이것이 마술이다' 오락프로도 프로그램 특성의 한계에 따라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부활한 강호동의 '무릎팍도사'도 예전보다 못하다.
김재철 MBC 사장 체제의 황당했던 예능 프로는 SBS의 '정글의 법칙'과 '짝'을 혼합해 모방한 프로였다. 어쩜 저렇게 눈에 보일 정도의 유치한 모방력을 보여주는 지 민망하기까지 했다.
MBC가 재작년 유일하게 사회적 이슈로 성공하게된 '나는 가수다'를 KBS가 그대로 모방한 유치함에 대한 반면교사라도 삼아야할 텐데 '좌파 사냥'하는 방송 사장들 치고 천박하지 않거나 내실을 가지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MBC는 또 연기대상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2012년 MBC가 가장 많은 시청률을 기록한 '빛과 그림자' 드라마 팀이 손담비를 제외하고 수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안재욱 대상을 예측한 수 많은 시청자들이 어리둥절한 것이다.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의 잔악상이 배경이 된 드라마였고 김재철 사장의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PD수첩도 김재철 사장의 입맞에 맞는 작가들로 채워 변질되고 있다. 박근혜 5년의 MBC도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