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나쁜 기사 쓴 사람들, 나중에 잘못 알 것"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일을 안해본 사람, 모르는 사람은 우리를 많이 비판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수석들에게 격려했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여론을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고별 오찬에서 "우리 정부 사람들에게 '일을 해보면 안다. 일을 한 사람은 우리를 이해할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에 비판적 언론에 대해선 "나쁜 기사를 보면 기분 나쁘지 않냐고 하는데 내가 기분 나쁘다고 해서 상대에 전달되지 않고 나만 속상하다"며 "이 친구는 이렇게 생각하고 저 친구는 저렇게 썼구나 생각하는 거지, 하나하나 감정을 나타내면 나만 손해다. 그렇다고 기분 좋았다고 하는 건 가식이고, 또 이 친구들 이렇게 썼구나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렇게 쓴 사람들도 세월이 흘러서 뒤돌아보면 그 땐 그랬는데 아니었다는 걸 느낄 것이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불쾌한 게 있어서 나는 참는다"며 "어느 시기에 가면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변했다.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언론도 글로벌한 경쟁의 시대로 가야 한다"며 "나는 늘 불만이, 기사가 너무 국내적인 기사로 닫혀져 있다. 자세히 보면 발전에 도움이 좀 덜 된다. 글로벌한 걸 갖고 이 과제에 대해선 세계는 어떻게 보는지 다른 나라에선 어떻게 취급하는지 여기에 대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언론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대해서도 "쇠고기 파동 때 왜 확고한 생각을 가졌냐 하면 우리가 세계에 수천억불 물건을 파는데 미국 쇠고기 안 먹겠다고 하고, 우리는 물건을 팔겠다고 하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안 맞는 것"이라며 "초등학교 학생도 그 정도 룰은 지킨다"며 수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우리도 생각해보면 자질구레한 우리끼리 작은 거 갖고 싸운다. 그러면 우린 작은 사람 밖에 될 수 없다. 우린 그런 나라가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미국 쇠고기, FTA를 그렇게 본 거"라며 "안 하면 그만이지, 아이고 집어치우자, FTA 반대하면 하지 말자, 이렇게 5년을 보냈으면 지금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가 됐겠나. 나 하나 욕 먹고 별소리 다했으나 그래도 나라가 커진 것 아니냐"고 강변했다.
이 대통령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선 "우선 시간을 보내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한걸음 물러서서 살아가려 한다"며 "앞으로 여러분이 기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맹형규 장관이 자전거 타고 (4대강) 자전거길 가자고 해서 가려고. 전국이 연결됐으니 날씨 따뜻해지면 가려고 한다"며 "은퇴한 사람들에게 자전거가 좋다. 자전거 타서 노인들이 건강해지면 정부 의료비가 줄면 정부 재정이 좋아지고 개인 삶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4대강 주변 곳곳에 바이크텔을 지어야 해. 모텔처럼 숙박을 할 수 있게. 이미 4대강 주변 개발을 지자체가 시작했지. 퍼블릭 골프장 등으로 쓰면 되거든, 싸게 해서"라며 "우리 강산이 매우 아름다운데 국민들은 우리 것 잘 못 본다. 알프스 산이 얼마나 못 생겼는데..."라며 거듭 4대강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갤럽] 63% "MB가 잘한 일, 생각 안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 63%는 잘한 일이 뭔지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1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2월 2주(13~15일) 국민 1천6명을 대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을 잘했다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24%는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58%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가 긍정 14%, 부정 70%으로 가장 박하게 평가했고, 60세 이상은 긍정 40%, 부정 38%로 상대적으로 후하게 평가했다.
가장 잘못한 일은 '4대강 사업'이 34%로 가장 많이 지적됐으며, 그 다음으로는 '경제/경기침체' 11%, '친인척/측근 비리' 7%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잘한 일은 '외교 분야/국제 관계'가 14%로 가장 많았고 그 외 일들에 대한 응답은 5% 미만에 그쳤고, 특히 응답자의 63%는 이 대통령이 잘한 일을 떠올리지 못했다.
한편 15대 김대중 대통령, 16대 노무현 대통령, 17대 이명박 대통령 퇴임 직전 각각 조사한 5년 임기 직무 수행 전반적 평가 결과를 비교하면, 김대중 대통령은 긍정 41%, 부정 47%로 긍·부정 평가가 엇비슷한 데 반해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긍정 평가가 23%와 24%에 그치면서 부정 평가가 배 이상 많았다.
특히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말 5년차 4분기 긍정 평가는 노무현 대통령이 27%, 김대중 대통령 24%, 이명박 대통령 23%, 김영삼 대통령 6%로, 이 대통령은 YS이후 최저였다.
이 대통령의 재임 5년간 지지율을 보면,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 초 52%에서 2분기 미국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등으로 인해 20%대로 급락했다. 2009년 하반기 해외 원전 수주, G20 정상회의 유치 등으로 긍정 평가가 상승해 2011년 초까지 40%대를 유지했으나, 2011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측근 비리 등으로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2012년에는 매 분기 평균 20% 초중반을 보였으나, 주간 집계 기준으로는 8월 1주 임기 내 최저치인 17%를 기록했고 독도 방문 이후 최고 28%까지 급상승하는 굴곡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P, 응답률은 1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