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사고 파는 목사님이 존경받을 수 있을까? [마이클피치님 글]
나이 들어가면서 불현듯 세상이 무서워지는 이유는 '나의 예감이 적중되는 것을 확인' 할 때 입니다 . 무슨 소리인가 하면, 나이가 들어 갈수록 좋은 생각보다는 나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몸은 20대를 기점으로 노화가 시작되고 주변의 친구들 중에 병에 걸리거나 안 좋은 일을 당하는 경우를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철모르고 세상이 온통 장밋빛으로 그려지던 때가 있는가 하면 나이들어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짧다고 느껴질 때 사람은 한번쯤 마음이 꺽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삶에 바쁜 나이이기에 '방관'하고 내일을 살아가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문득 들어오는 생각들이 밝고 아름다운 것들보다 어둡고 부정적인 것이 많아지곤 합니다. 그리고 특히 사람보는 눈이 밝아져 주변 인물에 대한 평가가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집니다.
[조용기 배임혐의, 출처 : 한겨레 신문]
▲ 전세계 1위 순복음 교회에 무슨 일이?
전 세계 교회 중에 신도수 1위, 국민일보라는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고, 우리나라 최고의 개신교 목사인 조용기씨에게 100억대 배임혐의가 확인되었고 합니다 (관련기사)
저 역시 개신교이기 때문에 조용기 목사의 설교도 들어본 적 있고 그에 관한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매우 훌륭한 목사님이다라는 찬사와 그와 정반대 되는 여러가지 의혹과 부정 비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상반된 두가지 견해를 모두 들으면서 저의 마음은 언제나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렀고, 저런 사람이 목사라는 자리를 유지해도 될까라는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이 없고, 제가 직접 확인하지 못했기에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솔직히 저의 예감이 틀리길 바랬습니다. 조용기 목사의 한국에서의 입지와 명성을 보았을 때, 청렴하고 영성이 넘치는 따뜻하고 좋은 목사님이길 기대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겨레가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을 보면 또한번 저의 바램은 틀리고 몹쓸 예감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두렵고 씁쓸할뿐입니다. 조용기 목사는 아들 조희준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적정가보다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매입해 줌으로서 교회에 100억대 이상의 피해를 입힌 혐의가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허위 자료를 국세청에 보고해 60억원 가량을 감면받은 사실도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위 그림 참조)
▲ 헌금은 하나님 돈, 교회 돈은 내돈?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용기 목사가 목사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헌금을 가르켜 "교회에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에 따라 하나님께 내는 예물"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인색해 하지 말고 풍부하고 차고 넘치게 헌금하는 것이 좋다고 설교합니다.
단지 교회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헌금을 이 땅에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베푸는 일을 맡은 것 뿐입니다. 즉 교인들이 교회에 낸 헌금은 하나님의 돈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교인들의 헌금을 하나님의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 돈으로 주식을 사고 팔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적정가격보다 몇배의 값을 지불하여 교회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합니다. 언론사는 이 문장의 표현을 '교회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라고 하겠지만 교회의 질서대로 이야기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돈을 축낸 것' 입니다.
이것이 아니라면 교회는 교인들에게 헌금을 받을 때는 하나님께 드릴 예물로 거둬들이고 헌금이 자기들의 손에 들어오면 그것은 하나님의 돈이 아니라 자기 수중의 돈으로 둔갑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리 베짱 좋은 목사라도 하나님께 드린 예물을 자기 마음대로 주식 사주는데 쓸 수 있겠습니까?
[출처 : 미디어오늘]
▲ 교회돈 가지고 주식을 사겠다는 생각부터 잘못된 것
목사에게 신이 없거나 돈 만큼은 자기 돈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 불행하게도 한국 교회에서 일어났습니다. 사실 문제는 주식을 잘못사서 교회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 것보다 헌금으로 주식을 사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혹 헌금을 통해 벌어놓은 수익으로 주식 투자 했다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최초에 교회의 돈은 헌금에서 시작했기에 그와같은 변명은 스스로의 합리화일 뿐입니다.
그를 믿고 따르던 교인들의 마음은 지금 어떨까요? 진정으로 신을 믿었던 교인들은 침통해 할 것이고 신이 아니라 조용기 목사를 믿었던 사람들은 잘못된 혐의이며 누군가의 음모라고 설치고 다니겠지요.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윌리엄 수사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참신앙과 미신은 종이 한장 차이"라고 말입니다.
▲ 국민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개신교 목사들
왜 조용기 목사가 개신교도들에게는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국민들에게는 존경을 받지 못하는 줄 아십니까? 이것 역시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요. 전 세계 1위의 신도수를 가지고 있는 한국 최고의 종교 지도자를 국민들은 이름만 기억할 뿐 그를 나라의 멘토 또는 정신적 지주라고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것은 조용기 목사가 국민의 삶을 들여다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군사 독재, 518 광주, 87년 민주화 투쟁 등 한국 현대사의 격변기에 단 한번도 국민의 편에 있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침묵하거나 방관했죠. 그것이 종교적 신념이었는지 뭐 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자기만의 종교 생활을 한 것입니다.
교회는 사회에서 갈데까지 내몰린 헐벗고 상처입은 사람들의 최후의 보루이어야 합니다.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주고 어루만져 주는 것이 교회, 성당, 또는 절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의 기성 종교는 모두다 종교 생활을 하고 있을 뿐 사랑의 실천에는 인색합니다.
서민 생활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데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반대는 못할 망정, 발벗고 나서서 찬성하고 다녔던 목사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개신교는 국민들의 존경과는 거리가 먼 자기들만의 종교로 고립되어 가는 것입니다.
교회 돈으로 주식이나 사고 파는 목사님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의 대답은 오늘 각자가 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