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시즌 3 첫방송이 보여준 진정한 보수의 모습 [권종상님 글]
뉴스타파 시즌 3 첫번째 방송이 시작됐군요. 사실 이런 방송이 진짜 매일 보는 오후 9시의 정규 뉴스여야 하는데... 세번째 시즌의 첫번째 방송답게 임팩트 있는 꼭지들로 가득 채웠습니다. 특히 국정원 요원의 댓글달기 의혹을 제기하고 파면당한 김상욱 씨와의 인터뷰는, 진정한 애국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나라를 지키고 체제를 수호하는 기관이지, 정권을 지키는 게 우리 임무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하는 김씨는 "국정원에서 잔뼈가 굵은 내가 국정원의 잘못된 점을 밝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내가 경찰을 알겠는가, 검찰을 알겠는가. 내가 몸담고 있는 기관에 대해서 내가 잘못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직무유기"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보수의 모습을 봅니다.
이렇게 자기가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보수라고 해야 합니다. 자기의 사욕에 의해 권력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탐관오리'죠.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장관 등 고위직 내정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 '탐관오리'가 될 수 있는 소지가 될 수 있다는 것 역시, 이번 시즌 3 첫번째 방송이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뭔가 신뢰가 가는 매체가 하나 더 있다는 면에서 고맙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언론'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에 이렇게 열광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들이 특별히 더 진보적인 사람들도 아닙니다. 심지어는 뉴스타파의 관계자들조차도, 엄격한 잣대로는 보수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공정 언론, 진실 보도'라는, 매우 당연한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지, 이들이 사회의 변혁을 직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제대로 기능하는 사회에서 부패와 권력남용이 설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이 그 주어진 '객관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이미 많은 신문 방송은 말 그대로 정권의 나팔수가 되었고, 오히려 그들과 영합하여 권력의 개가 되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 또 하나의 부패한 권력이 되는 지경까지 가 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타파, 그리고 또 이상호 기자의 고 발뉴스, 그리고 한국에서는 지상파보다 더 신뢰받는 언론게릴라들이 된 팟캐스트들과 인터넷 뉴스들은 지상파를 오히려 넘어서서 진실을 추구하고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를 변혁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함께 이끄는 등불이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진실을 알고, 또 알리고 싶어하는 시민들이 힘을 모으는 한마당이 여기저기 생긴다는 것, 이건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닌다 할 것입니다. 우리의 입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장외 뉴스'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잇는 세상, 즉 국민 모두가 TV만 켜면 진실만을 말하는 뉴스들만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마음모아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