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항쟁 65주기, 아직도 남아있는 제주의 상흔.

가자서 작성일 13.04.03 18: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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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항쟁 65주기, 아직도 남아있는 제주의 상흔.  [난 아직도 ing님 글] 

 

 

참 특이한 체질을 가지고 있어서 철이 바뀔때마다 꾀병, 엄살이 아니라름시름 앓는다. 사실 요몇일 정말 멀쩡하게 블로그에 글도 쓰고 하지만 얼마전부터 몸이 아프다. 바깥구경도 못하고 가만히 집안에 누워 있으면서 책도 읽고 아니면 얼마전에 들여놓은 화분들을 관찰하고 참 여러가지들을 생각하게 된다.

 

예전 나의 건강함이 얼마나 소중한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지나간 역사적 과오들을 되짚어 생각하며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지금 이렇게 아픈것도 못견디겠다고 하루종일 눈물바람인데 저런 고통속에서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수 있었을까?' 가만히 짚어보고 생각해 본다. 오늘은 4.3항쟁이 65주기를 맞는 날이다.

 

광끼가 불러 일으킨 통한의 역사, 그리고 그것을 '폭동'이라 이야기 했던 국정원장, 위령제엔 참석조차 하지 않는 대통령, 그때의 그 참상을 그려낸 영화에 평점 테러를 하는 이상한 사람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생각할수 있을까?

 

국정원장의 '4.3 항쟁은 폭동' 발언,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과오

 

작년 겨울에 제주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 비행기 왕복 티켓을 끊어주며 놀러오라는 요청(?)을 받은적이 있었다. 그때 한참 독감에 폐렴까지 겹쳐서 골골거리고 있던때라, 꼼짝도 못하고 매일처럼 집에 누워만 있어야 한다고 거절했지만, 만약 그때 내가 제주를 방문했으면 그때가 첫번째 방문이 되었을거 같다. 제주가 신혼여행지와 관광지라는 화려함에 가려진 이면엔 2차세계대전 일본군의 요새로 파헤쳐진 수많은 진지동굴이 있다. 아픈 이데올로기 역사인 4.3 항쟁의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생명들과 그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지금도 끝나지 않은 유족들의 아픔이 있다..

 

박근혜 대통렁는 대선 후보 시절 4ㆍ3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에 앞장서겠다고 공약했으나, 4.3위령제에 참석 조차 않는다. 또한 박근혜 대통렁은 이미 제주 4ㆍ3항쟁은 ‘북한의 지령으로 일어난 무장 폭동 내지 반란’이라고 망언을 한 남재준을 국정원장에 임명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도 강행하려 한다. 이것과는 별개로 광주 5.18 항쟁을 '폭동'이라 부르는 이상한 세력들을 등에 업고 이들을 '순수한 네티즌' 이라는 망언을 내뱉는 현재 여당(새누리당)이 있다.

 

나는, 그리고 지나간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진 못할망정 5.18을 '폭동' 이라 이야기 하며 왜곡하는 자들과 그리고 현 여당의 대부분 인사들은 이 '민주주의'에 대해 너무나도 쉽게 무임승차 했다. 그래서 그런가? 민주주의의 가치와 주권재민의 소중함, 평화의 절절함을 너무나도 가볍게 여긴다. 가끔 만약 내가 그 시대에 살고 있던 사람이라고 한다면, 말이 좋아 나도 거리로 나가 참여한다 그러지 사실은 무서워 입막고 귀막고 눈막고 스리슬쩍 무임승차 하려는 사람이 되었을테지.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 설사 태어났다 하더라도 너무나도 어려서 참여하지 못했다 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지만, 온갖 마음이 교차하고 그들이 흘린피의 댓가에 너무나도 쉽고 뻔뻔하게 무임승차 해놓고선, 매일 마시고 있는 공기처럼, 그 소중함과 절절함을 매일 잊어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나를 되돌아 보게 만든다.

 

분명히 내가 어릴때까지만 하더라도, 죄를 지은자는 그 죄만큼 벌을 받고 선한 사람은 그 선한행동만큼 상을 받는다고 그렇게 나는 배우고 스스로 선하게 살아온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요즘 돌아가는것을 보면 내가 어릴때 배웠던 저것들은 정말 아닌거 같다. 분명히 잘못된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는 커녕 승승장구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얻고,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시골 촌부와 시골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레 총칼을 피해 캄캄한 굴속으로 피난을 가야했고, '빨갱이' 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채 총칼앞에 죽어야만 했었는지. 그리고 아직도 왜 그 '빨갱이'라는 누명을 벗지 못하는지.

 

'지슬', 희생자들이 우리 손에 들려준 뜨거운 감자.

 

지슬은 감자를 뜻하는 제주방언 이지만,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오열 감독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제주 4.3항쟁을 바탕에 깔고 국군토벌대의 남로당원 색출과정중 광끼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되어지는 양민의 실상들이 그려지는데, 영화속의 그 상처들이 언제쯤이면 말끔히 씻겨 아름다운 풍광만의 기억으로 남게 되는걸까.

 

그때의 '지슬'은, 동굴속으로 숨어 들어간 그 무고했던 양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줄 소중한 식량이었고 지금의 '지슬'은, 이 역사적인 과오들에 있어 아무도 설명하지 못한채 지나간 일이라 터부시하며, 이야기를 꺼내면 지지부진하다며 쉬쉬하는 그때의 그 만행들에 대해 모두가 두손에 꼭 쥐고 생각해 보자며 그때의 그 희생자들이 하나씩 건넨 뜨거운 감자라고 생각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것도 설명되어지지 않고 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이 뜨거운 감자들은 식을줄 모른다. 되려 어떤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고 또 어떤건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상처받은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 그 상처를 준 사람은 없다. 아무도 나서서 사과를 못하고 있는건지 안하고 있는건지 정말 모르겟다. 또한 정부차원에서 나서 이것들에 대해 무언가 구제하거나 혹은 그들의 넋을 기릴 마음도 없어 보인다.

 

매번 역사적 과오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생각하다 보면, 피가 거꾸로 솟고 입술을 저절로 깨물게 된다. 피를 당장이라도 토할것처럼 속에서 뭔가가 울컥하고 튀어 나올거 같고 그동안 내가 그 상황들을 피부로 겪진 않았어도, 인터넷으로, 신문으로, 뉴스로, 책으로 접하는 그 역사적인 과오들에 대해 보기만 해도 두려워서 손발이 덜덜 떨릴거 같고 내 피부로 직접 와닿게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수 있을까 그렇게 스러져간 많은 분들께 마냥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 뿐인데 왜 저렇게 몰상식한 행동을 하게 되는건가?

 

나는 이념과 정치를 떠나, 잘못된걸 잘못됬다고 언제든지 나서서 비판할수 있는 현명한 국민이 되고 싶다. 아직은 많이 모자라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꼭 되고 말것이다. 그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모두가 다 그랬으면 좋겠다. 최소한 지나간 과오에 대해 이념과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잘못된것들에 있어선 잘못됫다고 비판할줄 알고, 그 과오를 다시 되풀이 하지 않는 스마트한 국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내 바램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각종 포털의 영화 평점을 1점으로 만드는 너무나도 몰상식한 테러를 자행하고, 그때 희생되었던 무고한 늙은 할머니, 할아버지, 여성, 젖먹이 어린아이들까지도 빨갱이라며 매도하며 당연히 죽어야 된다는 저 말같지도 않은 말을 지껄이는 세력들이 있다. 10.26 추도식은 매번 참석하면서 4.3위령제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공언한 대통령도 있다. 지나간 역사적 과오와 상처에 대해 우리는 왜 이렇게 무지하고 냉정하다 못해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걸까? 정말 모르겠다.

 

한번의 '무지함'은 용서 받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지함'을 핑계로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몰라서 저지르는 한번 실수는 용서 할수 있다. 예전에 내가 회사를 다닐대 내 바로 밑에 부하직원이 하나 들어왔었다. 나와 비슷하게 19살에 학교취업으로 내가 다니던 회사에 취업을 한거고 업무와 학교에서 배웠던 교육과정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업무상 실수도 많이 했다.

 

'왜 그랬니?' 라고 물어보면, '몰라서 그랬어요.' 라고 대답한다. '모르면 나한테 가르쳐 달라 그러지 그랬니?' 라고 이야기 하며 차분하게 가르쳐 주면 실수가 점점 잦아들고 한 열번쯤 반복하니 그 실수는 다시는 반복을 안하게 된다. 일을 가르치느라 정말 힘들었고, 하루에도 몇번씩 화가 치밀어 오르고 책상을 쓸어 엎어버리고 당장이라도 나가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와도 목소리 높이지 않고 몰라서 그랬으니 용서해줘가며 차근히 가르쳤다.

 

몰라서 그랬으면 다음부터 안그래야지, 라고 다짐하고 다시 배우면된다. 하지만, 그 무지함을 핑계로, 몰랐다는걸 핑계로 배울 노력조차도 하지 않은채 그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야기 하는 4.3항쟁 위령제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 대통령, 그리고 그때의 그 참상들을 너무나도 절절히 잘 그려낸 '지슬' 이란 영화에 평점테러를 하는 무지한 사람들, 남녀노소 가리지 않은 무자비한 총질에 '빨갱이니 죽어도 당연하다.' 라는 말을 내뱉었던 사람들, 그때의 그 참상을 북한에 사주에 의한 '폭동' 이라 이야기 했던 국정원장까지.

 

다시금 이야기 하지만, 무지함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배우면 되는거니까.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찾아보고 생각하고 읽어보고 들어보고 말해도 보고 그러면서 스스로 배워가는거다. 하지만 그 노력조차도 하지 않은채 자신이 믿는 그 왜곡된 사실을 진실인냥 믿으며 실수를 반복하진 않아야 하지 않을까?

 

오늘은 마음이 참 무겁다. 그때 그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배고픔을 달래준 그 '지슬' 하나가, 오늘날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지 오늘 나는 나와 그리고 당신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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