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비리, 다 털면 뭐가 나올까?

가자서 작성일 13.04.19 22: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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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비리, 다 털면 뭐가 나올까?  [오주르디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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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관련 비리가 정권이 바뀌면서 하나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총인(Total Phosphorus) 처리 사업’과 관련해 참여업체 사이에 광범위한 가격 담합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 2월이었다. 4대강 사업 관련 감사 요구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확산된 것이다.

 

코오롱그룹 ‘수처리 자회사’ 광범위한 돈 살포

 

‘총인 처리사업’ 관련 담합 비리의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문건이 우원식 민주당 의원에 의해 공개됐다. 총인 사업체 참여한 업체 중 하나인 ‘코오롱워터텍’이 2009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심의위원과 관련 공무원들에게 10억원 이상을 제공한 내역이 상세히 기록돼 있는 문건이다. 휴가비, 명절 사례비, 준공 대가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비 현금 집행 내역-워터텍’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업체가 참여한 사업 구간이 하나의 ‘프로젝트’로 표현돼 있다. 각 프로젝트 별로 살포할 현금의 규모와 살포 대상, 시기 등이 치밀하게 적혀 있다 ‘진주 총인’의 경우 심의위원에게 1200만원, 지자체에게 1350만원이 할당됐고, 살포 시기도 ‘2010년 말까지 3200만원, 2011년 8월 4000만원, 12월 5000만원’ 등으로 적시돼 있었다.

 

금품 살포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 나타난 것만 보더라도 ‘총인 심의위원’(환경부 공무원, 한국환경공단 관계자, 대학교수로 구성)과 조달청 총인사업 계약담당자,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뿐만 아니라 지방자지단체 관련 공무원까지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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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인처리시설 설치사업’은 4대강 수실개선을 위한 ‘수처리 사업’으로 전체 예산은 5000억원 정도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총 3400억원이 투입됐으며, 4대강 권역에 182개의 총인사업처리시설이 이미 설치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관련업체들 사이에 가격 담합이 있었다는 의혹이 무성했다. 턴키사업으로 발주한 36개 사업의 평균 낙찰률은 97.5%. 일반적으로 80%대의 낙찰률을 보이는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관련업체 사이에 사전 담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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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단 ‘코오롱 수처리 계열사’ 4곳...4대강 특수로 매출 ‘껑충’

 

4대강 ‘총인 사업’ 덕분일까. 코오롱그룹의 ‘수처리 계열사’들이 최근 3년간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대표적 수처리 계열사인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2012년 매출은 2010년에 비해 500억이 늘어난 2179억원을 기록했고, 하수처리시설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하고 있는 ‘코오롱엔솔루션’은  매출 4억3000만원(2009년)에서 330억원(2012년)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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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환경서비스’의 매출 또한 급성장했다. 2010년 410억원에서 2012년 70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번에 금품살포로 논란이 된 ‘코오롱워터텍’의 성장도 눈부시다. 2010년(매출액 101억원)과 비교할 때 불과 2년만에 4배 이상 급성장하며 471억원(2012년)을 기록했다. 코오롱그룹의 수처리 계열사들의 매출이 폭등한 시점은 ‘4대강 총인사업’이 진행된 시기와 완전히 일치한다. 이들 업체들 모두 ‘4대강 특수’를 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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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은 수년 전부터 ‘물 사업’에 눈독을 들여왔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수돗물 민영화’의 배후에 코오롱그룹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물 민영화’는 국민 100%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노다지 사업’이지만, 요금폭탄의 피해가 도사리고 있어 국민에게는 ‘악재’일 수 있다.

 

‘물 민영화’ 눈독 들이던 코오롱, MB정권과 가까운 사이

 

수도요금이 폭등한 사례(남미 90~200%, 남아공 600%, 프랑스 150%, 영국 106% 등) 등을 이유로 시민단체가 반대하며 민영화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MB정부와 한나라당은 ‘물 위탁운영’을 추진하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이른바 ‘물산업지원법’이다. 말이 ‘위탁운영’이지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아 사실상 민영화나 다름없는 내용이었다.

 

당시 수돗물 민영화가 추진되면 수혜기업이 코오롱일 거라는 설이 파다했다. 소문이 아니라 사실일 수도 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때마침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물 산업’을 전력적으로 육성해 2015년까지 매출 2조원 이상의 세계 10대 물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코오롱워터스’를 사업주체로 내세운다. 정부의 수자원 민영화와 짜맞춘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타이밍이 똑 떨어지는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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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을 의식해서 인지 당시 ‘코오롱워터스’의 실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랬던 코오롱그룹의 ‘물관리 자회사’들이 4대강 총인 사업을 통해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이상득-이동찬’, ‘박지만-이웅렬’ 관계, ‘MB-박근혜’의 가교 역할

 

코오롱그룹은 정계와 인연이 깊다. 이명박 정권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권과도 관계가 형성돼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코오롱 사장 출신이며 이웅렬 회장과도 친분이 있다. 코오롱 부회장 출신으로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세종문화회관 관장을 지낸 김주성씨가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발탁될 만큼 코오롱과 MB정권의 사이가 돈독했다.

 

코오롱은 박근혜 정권과도 인연이 있다. 코오롱 창업주의 이원만 씨의 둘째아들이었던 이동보 회장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장녀의 결혼을 주선한 이가 박정희 대통령 부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필 전 총재는 박정희의 조카사위다. 그의 부인이 박정희의 형 박상희의 딸 박영옥이다.

                                   

그런 인연 때문일까. 이웅렬 회장과 박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과의 친분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를 다니며 방황하고 있던 박지만의 가출을 이 회장이 숨겨준 게 인연이 돼 가까워졌다는 설도 있다. 코오롱 그룹은 포항출신 선후배인 이상득-이동찬 관계와, 박지만-이웅렬의 인연 등으로 MB와 박 대통령을 연결시켜주는 가교역할을 해왔다는 게 정계의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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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실제 투입된 예산은 35조, 총인사업 예산 5000억

 

4대강 전체 예산은 22조2천억원. 이는 정부의 발표에 불과하다. 실제 예산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토지보상비, 수질개선비, 이자 보전비 등을 감안한다면 총 예산은 35조8천억에 이를 거라는 게 민주당의 분석이다.

 

35조8천억원 가운데 ‘총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4%다. ‘총인사업’ 전체에서 ‘코오롱워터텍’의 수주액은 6~7% 정도. 수백억, 수천억 규모의 사업에도 가격 담함이 이뤄지고 금품이 광범위하게 살포됐으니 35조8천억원 전체를 뒤지면 대체 뭐가 얼마큼 쏟아질까.

 

논란이 된 ‘코오롱워터텍’은 코오롱그룹의 ‘수처리 계열사’ 가운데 작은 규모의 업체다. ‘코오롱워터엔에너지’의 매출은 ‘코오롱워터텍’의 4.6배에 달한다. ‘총인사업’과 관련돼 코오롱 그룹이 어떻게 해왔는지를 알려면 ‘코오롱워터텍’만이 아니라 4곳 이상의 수처리 계열사들을 다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총인사업 비리, 빙산의 일각도 못 돼

 

‘총인사업 비리’. 이건 빙산의 일각도 못된다. 민주당 등 야당과 경실련 등 시만단체들은 4대강 사업 전반에 걸쳐 가격담합 등 각종 비리가 저질러졌다고 주장한다. 경실련은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등을 포함한 17개 건설사들이 4대강 공사 구간을 서로 나눠 ‘턴키공사 담합’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태아건설도 의혹투성이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4대강 공사구간에서 태아건설의 최대 하도급률이 124.3%에 달했다며 “대단한 특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원 태아그룹 회장은 MB의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이자 현대건설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로 알려졌다. MB 재임기간 국토부 산하기관에서 5000억원 이상의 공사를 수주받아 ‘특혜’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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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혜, 비자금, 기획부도 의혹이 무성한 MB의 절친 기업 '태아건설'

 

이런 태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표면적 이유로 현대건설과의 해외사업 도급계약 해지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검찰 수사와 국감 등을 피하기 위해 법정관리 신청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일종의 ‘기획 부도’라는 얘기다.

 

MB정권-건설업체 유착과 비자금 의혹...태아건설은 그 중 하나

 

4대강 시공사이 비자금을 조성해 이를 MB정권의 실세에게 건넸다는 소문도 꼬리를 물고 있다. 임내현 민주당 의원은 “4대강 시공사인 D사의 전직 고위층이 ‘회사에서 조성한 비자금 일부가 MB정권의 실세 E씨에게 전달됐다’고 제보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MB정권 핵심과 건설업체들이 유착됐다는 얘기다.

 

4대강 ‘총인시설 설치사업’이 가격담합과 금품살포로 얼룩져 있다는 게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총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대강 전체 예산의 0.4%에 불과하다. 4대강 전체 비리에 비한다면 ‘방산의 일각 중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나머지 99.6%에는 얼마나 많은 비리가 숨겨져 있을까?

 

4대강 비리. 쉽게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얽히고설켜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권의 의지가 필수적이다. 수사의지 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이 MB정권에게 진 빚이 없어야 하고, 박 정권의 사람들이 ‘4대강 검은 돈’으로부터 깨끗해야 해야 가능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그런 정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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