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랭 떡밥 아직도 안끝났네요

kcckk1 작성일 13.04.23 14:37:27
댓글 6조회 870추천 1

두달에 한번쯤 글 쓰는 눈팅족입니다.

낸시랭이랑 변희재 논란이 아직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일베도 눈팅하면서 느낀 건데 이게 참 잘잘못을 따지기가 어려운 미묘한 문제입니다.

논란의 중심인물인 낸시랭이 부도덕한 잘못을 한건 확실한데, 그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변희재는 잘못이 있는가 하는 건 의문이 됩니다. 변희재의 행동이 뭔가 찝찝하고 더러운 감이 있는데, 사실 낸시랭의 잘못을 밝힌 것이 언론인으로서 왜 잘못한 것이냐는 질문에 딱 꼬집어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봤는데, 우연찮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보다가 해답을 얻은 것 같습니다.

칸트의 도덕개념 중 정언적 도덕이라는 것이 있죠. 아마 밑에서 누군가 했던 말 같습니다마는, 결과적으로 '도덕적 동기를 갖고 도덕적인 일을 행하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정의로운 일을 했다하더라도 의도가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그것은 도덕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칸트의 도덕이론을 통하자면 일베충의 행동이 왜 보기싫은가를 알 수 있죠. 이 사람 저 사람 경찰에 신고하고 비난하고 개떼같이 달려가 물어 뜯고 있지만 그들은 범죄자이거나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들은 애국보수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진정으로 도덕적인 동기에서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냥 재미입니다. 떡밥 하나 올라오면 다같이 파블로프의 개마냥 단체로 달려드는 것일 뿐이죠. 결과적으로 올바른 행동인가 하는 것도 잘못이긴 마찬가지입니다.

변희재로 돌아가죠. 누가봐도 이번 변희재의 낸시랭 가족사 공개 사건은 변희재의 개인적 감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것이 도덕적이냐 아니냐는 보편화를 시켜봤을 때 명백해집니다. (칸트의 주장입니다)

모든 사람이 상대가 숨기고자 한 가족사를 개인적 악감정으로 밝혔다고 가정해보죠.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 있겠죠? 그것이 비록 공인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이것은 낸시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 속에 숨겨진 사연까지는 알 도리가 없으니 넘어가도록 하죠.

폭행을 당한 누군가가 개인적 복수를 위해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직접 가해자를 찾아가서 똑같이 복수한다면, 그것은 통쾌하기는 해도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이 아닙니다.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해야 합니다. 결과는 전부가 아닙니다. 동기와 과정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잊고 도덕도 철학도 없이 그저 결과만 보는 행태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이라면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일들을 철학적 개념까지 대며 설명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정치·경제·사회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