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로 서울에 박정희 공원만들겠다 [여름의문님 글]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새누리당)는 이미 8000만원을 들여 박정희 기념공간 조성사업과 관련한 타당성조사 용역을 맡겼다. 용역은 이번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4일 “사업 예산은 200억원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구는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서울시에 투자 심사를 의뢰해 심사를 통과하면 설계안 현상 공모 등을 할 계획이며, 정부에 국고 보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타당성 용역 조사와 현상공모 등에 1억원을 편성했다-(한겨레 신문 인용)
권력이라는 것이 참으로 좋은 것 같다. 역사도 교과서도 사람도 마음대로 재단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박정희가 일으킨 5.16은 군사쿠테타로 이미 판명이 났다. 이런 사람의 기념관을 지어 추모하고 그것도 부족해 이제 공원까지 조성해 널리 알리는 일을 하겠다니 이런 사람들이나 지자체를 대체 어떻게 봐야 한단 말인가.
아이들 급식비도 없어 힘들어 하는 지자체가 벌써 사업타당성을 맡겨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박정희 씨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린 사람의 기념관으로 부족해 공원까지 만들겠다는 생각은 역사나 민주주의나 독재나 고문이나 의문사을 당한 분들의 가족들은 전혀 상관없이 오로지 권력의 해바라기만 생각하는 모습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대한민국에 이런 지자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나라 지자체 지립도가 체 50프로를 넘지 못한 곳이 절반이 넘고 이번 박정희 공원을 만들겠다는 서울 중구 역시 100퍼센트 자립도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적은 돈도 아닌 국고 200억원을 들여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하면 서울 중구의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자립도가 100퍼센트라고 해도 이런 사업은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돈도 없는 지자체가 국고로 공원까지 만들겠다는 것을 보며 한심함을 넘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역사왜곡, 민주주의 파괴, 독재, 고문같은 것은 권력을 잡으면 모두가 용서가 되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 가르치는 꼴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번 서울중구청의 계획은 박정희 씨가 5·16 군사쿠데타를 주도했던 무렵 살았던 중구 신당동 집 일대에 200여억원을 들여 ‘박정희 기념공간’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다 국고 200억원 등을 들여 연면적 5290㎡인 3층 규모 박정희기념관이 지난해 2월 문을 열었다. 이것도 부족해서 또다시 많은 세금을 들여 박정희 기념시설을 만드는 모습은 비판이 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무리 권력이 바뀌어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일이 역사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자신의 입맛대로 할 수 있다는 사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다. 더욱이 개인 돈으로 박정희 공원을 만드는 것도 비판 받아 마땅한 일인데 국민의 세금으로 짓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