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보다 무서운 건 MBC와 KBS [늙은도령님 글]
요즘 대한민국을 달구고 있는 사안 중 원전 마피아의 부패사슬과 대기업 및 슈퍼리치의 역외탈세, 갑의 횡포, 국정원 사건, 개성공단 문제, 탈북청소년 북송 사태 등등 수십 편의 글을 써도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사건들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과 함께 일베 현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그들의 행태와 글, 성향 등에 대한 다양한 토론과 연구가 진행 중인데, 신자유주의와 연관해서 풀어내는 작업이 매우 부족해 보입니다. 저는 일베가 정치권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사이트만 아니라면 일베의 강제 폐쇄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자칭 찌질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자들을 처벌하는 데는 전혀 불만이 없고 저도 몇 명 고발할 생각입니다. 제 블로그에 들어와서 말도 안 되는 댓글을 달고 가는 자들 중 죄질이 지나친 자 한두 명 정도는 고소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으로 이들의 잘못된 생각들이 고쳐질 수 있다면 보다 높은 수준의 처벌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헌데 사실 저는 일베 내에서 그들끼리 미친 짓을 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도 신자유주의와 정부 및 사회의 패러다임에 의한 패자들이 대부분이라서 그들의 불만을 그들 식으로 풀어놓은 것이 일베 내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저는 폐쇄까지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사회의 패자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배설할 장소가 사이버 상에라도 있다는 것은 어쩌면 사회 전체로 볼 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또한 그들이 저 같은 민주화 세대로부터 배운 것을 그들의 방식으로 풀어놓는다고 하는데 오직 형식적인 면에서만 그렇고 그 역사적 정당성이나 치열한 문제의식 면에서는 지독할 정도로 저급해 대응할 가치도 없습니다. 일베 내에서의 평등을 지키면서도 그것이 공산주의가 추구하는 것임을 알지 못하니 구태여 그들과 논리적인 토론이 불가능하니 아예 상대를 않는 것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하지만 일베충들이 사회경제적 약자(여성, 장애인, 외노자, 다문화가정, 불체자 등)들에게 가하는 광란의 언어폭력들은 그 자체로 범죄행위에 해당함으로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합니다. 일베 운영진이 이런 상황을 방치한 것에 대해서도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당연히 법정 최고형을 받아야 하고요.
그러나 필자는 이들보다 MBC 백분토론에 자주 나오는 변희재나 김진 같은 자들과 그들을 토론자로 초대하는 담당 PD 등이 더욱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언어적 폭력은 일베들에게 하나의 양식처럼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이들이야 말로 범죄를 교사한 죄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차라리 폐쇄하는 것이 나은 백분토론에 김진이나 변희재 같은 반국가적이며 반민주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나와 토론한다는 자체가 범죄행위라고 봅니다. 변희재의 비열함과 악명, 헛소리, 논리 부족과 거짓말, 역사왜곡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광주민주화항쟁을 여전히 광주 사태로 말하는 자가 공영방송에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MBC 백토가 폐지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며 일베보다 더한 사회악임을 말해줍니다.
김진 중앙일보 논설의원(?)은 또 어떻습니까? 박정희의 5.16군사쿠데타가 헌정질서를 파괴한 범죄지만 압축성장을 이룬 공적이 있기 때문에 성공한 쿠데타라며, 그래서 자랑해야 한다는 말을 연일 떠들어대는 것을 보면 이 자야말로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위험천만한 자입니다. 이 자의 말대로라면 결과만 좋으면 어떤 수단을 사용하던 괜찮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결과로 말하면 인류에게는 정의니 도덕이니, 이성이니 가치니, 지혜니 성찰이니 하는 것들이 불필요해집니다. 김진의 논리대로라면 한 사람을 죽여서 잘 요리해 여러 명을 먹여 살렸으면 그것으로 잘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이 자가 5.16군사쿠데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왜 재판에 회부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또한 김진은 박정희의 남로당 경력과 일제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쓴 것에 관해 반공을 유지했고 일본으로부터 한일강제병합의 대가를 받아 포스코를 설립하는 등의 행태로 이것에 대해 충분한 전향과 반성을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것도 결과를 가지고 그 과정에 있었던 모든 것들을 덮어버립니다.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을 때 저는 고3이었습니다. 박정희의 유신시대 동안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제가 박정희가 남로당 경력이 있고 천황에게 혈서로 맹세를 다짐했다는 것은 들을 수도, 알 수도 없었습니다. 박정희는 단 한 번도 공식석상에 자신의 과거에 대해 반성하거나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발언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박정희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 같은 것들은 공산주의 계획경제와 비슷했고 새마을운동은 남로당 시절에 배운 것을 적용한 것이어서 박정희의 무죄를 주장하는 김진의 논리는 말도 안 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 같은 함량미달의 사람들을 토론자로 불러 공영방송의 주파수를 낭비하는 백분토론은 폐지돼야 마땅하고 민주당도 일베가 아닌 시청자에게 잘못된 지식을 전파하는 저질의 백토를 폐지하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사회적 명사로 알려진 이들의 함량 미달의 발언들을 통해 일배는 새로운 놀이거리를 얻고 비정상적 논리가 강화되고 서로 간에 선정적인 경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악의 근원을 제거하지 않으면 악은 절대 없앨 수 없듯이 보다 근원적인 악을 제거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게다가 KBS는 월남전 다큐멘터리를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와 군수산업이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내용을 1채널에서 토요일 황금시간대인 8시에 방영했습니다. 아무리 정권 나팔수를 자처한다 해도 남의 나라의 불행에 가담해서 돈을 벌어온 것을 자랑하는 여기는 KBS 관계자의 머릿속은 똥으로 가득한 것 같았습니다.
타국의 불행을 철저하게 이용해 큰 돈을 벌어들인 것이 자랑인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해주려는 것일까요? 미국이 베트남전을 확대시키기 위해 톤킹만 사건을 조작한 것은 아예 방송조차 않하는 것도 모자라, 전쟁에서 패한 미국이 베트남을 사람이 살 수 없는 병든 땅으로 만들기 위해 수없이 많은 폭탄과 고엽제 등을 뿌려 곡창지대를 지옥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도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흩고 지나갔습니다.
기업들은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천문학적인 역외탈세를 하고, 대표기업들은 비자금 수사로 들끓고 갑의 횡포는 임계점을 넘어 자살자를 속출하고, 종편에서는 5.18을 왜곡하고, 윤창중은 갑의 횡포를 휘둘러 인턴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청와대는 이를 숨기고 축소하기에 급급하고, 국정원은 국내정치 및 선거 개입이란 국기문란사건을 일으키고, 경찰 수뇌부는 이를 은폐하려 했고, 법무부장관은 선거 개입을 부정하고, 국제중은 온갖 불법 탈법의 온상이고, 4대강공사는 온갖 담합들이 넘쳐나고, 개성공단 폐쇄하는 것이 자랑이 되고, 연예인들은 온갖 마약관련 범죄와 성폭행을 일으키고..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비열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일베라는 사이트가 나오지 말란 법이 어디 있습니까?
대한민국은 일베가 문제가 아니라 전체가 썩어버린 것에 있습니다. 오직 돈만이 중요하고 그것에 의해 계급이 형성되고, 죄를 지어도 처벌 받는 자와 받지 않는 자의 기준이 되고 군대는 상류층일수록 면죄 투성이고, 뭐하면 원정출산이고, 성형수술을 밥 먹듯이 하고, 학벌과 인맥으로 얽히고설킨 상류층의 공고함이 귀족사회를 연상시키고, 청년세대가 죽어나가는 데도 등록금은 요지부동이고, 고등학교만 나와도 먹고 살 수 있게 해주지 않고, 비정규직 늘리기에만 혈안이 돼 있고, 학교 현장에선 공교육이 무너지는 등 들려오는 소리마다 이러니 일베의 일베의 할아버지도 나올 판입니다.
정치의 역할을 죽이고 타락시키며 국민들로 혐오현상까지 만들어낸 신자유주의 30년 동안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돈에 미친 나라였습니다. 오직 무한경쟁을 통한 승자독식만 꿈꾸며 나 외에는 모두가 적인 사회가 됐습니다. 일베는 그런 과정이 임계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일베는 사회와 국가가 만든 피해자들입니다. 근본주의적 성격의 마초들은 예외라고 해도 나머지 대부분은 스스로를 일베충이라 부르는데서 보듯이 그들은 패자이자 약자입니다. 이들을 다시 사회 속으로 편입시키려면 이들에게 잘못된 싸인을 보내는 김진이나 변희재 같은 자들을 방송 토론 시간에 초대하는 일이 없어져야 하며, 공영방송에서는 반드시 시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남의 나라의 불행을 이용해, 수없이 많은 사망자와 피해자를 양산한 베트남전처럼 피로 얼룩진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찾으려는 미친 기획자들을 방송계에서 추방해야 합니다. 이들은 악마입니다. 어떻게 이런 수치스러운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내보낼 수 있습니까?
우리나라의 두 공영방송이 이러하니 일베 같은 사이트가 등장해 성황리에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베라는 현상이 어디서 나왔고 그 책임이 민주화 세대에게도 있다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두 공영방송이 일베 같은 사이트가 등장하고 먹고 살 수 있는 쓰레기 정보들을 양산해낸다면 제2의, 제3의 일베가 등장할 것입니다.
공중파 방송은 국가의 재산인 주파수를 씀으로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그들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폐쇄시켜야 할 것은 일베가 아닌 이 땅의 공영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