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리다!! [바람부는언덕님 글]
뜬금 없다. 생뚱 맞다. 지금 새누리당 물고 늘어지고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노무현 대통령 NLL 포기 발언'이 바로 그렇다. 물론 이 논란의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 박영선 국회 법사위원장의 '지난해 NLL 발언 논란은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짠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 역시 바람직하지는 못했다. 박영선 의원의 발언은 아마도 '국정원 게이트'와 관련해,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국정원과 이를 지시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수사과정과 불구속 기소, 국정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한 압박의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국정원 게이트'를 위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악수 중의 악수가 되고 말았다. 마치 이를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새누리당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 시키며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국정원 살리기의 첨병으로 나섰다. 출처:구글이미지>
검찰은 지난 2월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을 폭로했던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리를 내렸다. 그러나 검찰의 이같은 결정은 정 의원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뿐이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은 애매모호한 결론을 도출한 것은 새로 출범하게 될 박근혜 정부를 위해 소모적인 정쟁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검찰과 정치권의 암묵적인 동의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이를 다시 정치쟁점화시키고 있다. 결국 '제 버릇 개 못준다'는 속담대로 '국정원 게이트'로 사면초가에 빠져있는 새누리당이 꺼내든 것은 전가의 보도 '색깔론'인 것이다.
■ 전가의 보도 '색깔론'을 다시 꺼내든 새누리당
보수정권들이 대한민국을 통치하고 있던 지난 수십년 간 서슬퍼런 '색깔론'의 칼날에 의해 피를 본 국민들의 수를 헤아리기 힘들 지경이니'색깔론'이야 말로 오늘날의 새누리당을 있게 만든 최고의 일등공신이자, 신주단지 모시듯 고이 모셔두고 있는 결정적 한방이었다. 저들이 '색깔론'을 다시 꺼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전국의 각 대학에서 '국정원 게이트'를 둘러싼 경찰, 검찰, 정부,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고, 대국민 여론 역시 극도로 나빠지며 곳곳에서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의 가치와 법치가 국가기관에 의해 침탈당하며 위협받고 있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당연한 반응들이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국민들의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국가권력에 의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대해 국민들은 언제나 단호했다. 출처:구글이미지>
이명박 정권과 현 박근혜 정권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과 위협에 대응하는 국민들의 지극히 당연한 행동들 가운데 필자는 무엇보다 대학생들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고 있다. 왜냐하면 살아있는 지성이라고 불리우는 대학생들의 부조리한 현실과 국가권력의 폭주에 대한 저항과 사회 정의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들이야말로 그동안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척박한 토양을 일구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를 무너뜨린 4.1혁명, 박정희 군사독재와 유신에 맞서 싸운 수많은 젊은이들, 전두환 신군부 독재를 끝내고 역사적인 6.29 선언을 이끌어낸 6,10 항쟁까지 이 땅의 젊은 지성들은 독재세력과 군부세력들로부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학교에서, 거리에서 싸우고 또 싸워왔다.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열기로 가슴 속에 뜨거운 불덩이를 안고 살아가는 시기, 부당함과 부조리에 대한 저항의식은 그 뜨거움을 발산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에 다름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 시기는 주체할 수 없는 뜨거움, 설명할 수 없는 목마름을 삶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순간이기도 하다. 입시와 취업경쟁,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희망없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그 현실에 동화되어 살아보려고 눈과 귀를 막고 살 수 밖에 없었던 젊은 지성들이 깨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 잠자고 있던 휴화산에 불을 붙인 새누리당
휴화산. 잠시 분화활동을 멈추고 숨을 고르고 있는 화산을 의미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예측할 수 없는 화산인 휴화산처럼 새누리당은 잠자고 있던 '색깔론'을 터뜨렸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의도적으로 휴화산의 뇌관에 불을 붙인 것이다. 다시 촉발된 'NLL 논란'을 사이에 두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치열하게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자체는 일단 새누리당이 원하는 그림으로 판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NLL 논란'으로 국면을 전환시킴으로써 '국정원 게이트'에 향해 있는 국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NLL 논란'으로 물타기 정국을 만들면서 시간을 끌기만 하면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의 말처럼 '국정원 사건은 유행처럼 지나가는 사안'이 될 것이라는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 휴화산에서 활화산이 되어 버린 '색깔론' VS '부당함에 대한 저항'
그러나 새누리당이 불을 붙인 휴화산이 어찌 '색깔론' 뿐이랴!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국민들의 저항의식 역시 잠자고 있던 그 봉인이 풀려버린 듯 하다. 이명박 정권 5년의 민주주의의 퇴행과 국가권력의 광란의 질주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국민들이 새로 들어선 박근혜 정부의 거듭된 불통행보와 시대착오적 독선적 국정운영,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휴화산이 이제 활화산이 되어 버렸다. 새누리당이 아무래도 큰 실수를 한 듯 하다. 출처:구글>
잠자고 있던 휴화산에서 이제는 활화산이 되어버린, 새누리당의 전가의 보도 '색깔론'과 봉인이 풀린 국민들의 부당함에 대한 '저항의식'이 한바탕 결전을 치뤄야할 듯 하다. 이 싸움, 과연 어떻게 될까?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독재자들의 절대권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국민들이다. 하물며 보수를 가장한 수구보수집단에 불과한 새누리당의 구시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이 어디 가당키나 하겠나? 보편적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새누리당에게 보편적 상식을 가진 국민들의 위대함을 보여줄 때다. 국민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조롱하고 있는 세력들에게 정의와 공의가 살아있음을, 대한민국의 주인은 다름아닌 국민들임을 각인시켜줄 때다.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들이 그렇게 해 왔듯이, 이 땅을 살아가게 될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