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史교과서, 좌파가 쓰고 좌파가 검정하는 그들만의 리그

타칭장동건 작성일 13.07.16 22: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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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파워인터뷰

문화일보 : 2013년 07월 12일(金)“國史교과서, 좌파가 쓰고 좌파가 검정하는 그들만의 리그”문화권력, 특히 국사학계는 좌파가 90%2013071201032927015003_b.jpg▲  권희영 한국현대사학회 회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좌 편향 한국사 교과서가 서술한 현대사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권희영 한국현대사학회 회장

보수가 주류인 보수정권의 사회에서 비주류 정도가 아니라 소수자로 핍박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보수주의 학자. 이 납득하기 힘든 상황을 방치할 경우 자신의 개인적 불행에 그치지 않고 우리사회가 존재론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믿는 역사학자. 그래서 좌파적·전체주의적 사관에 전면전을 선포하며 논문을 발표하고 교과서를 집필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교수.

올해 6월까지 한국현대사학회 회장을 맡았던 권희영(57)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출간되기도 전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대표집필자다. 그의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좌파진영에서는 ‘유관순은 여자 깡패’, ‘일본군위안부는 성매매업자’, ‘5·18은 폭동’ 등의 내용이 그의 교과서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며 무차별 공세를 폈다. 물론 사실무근이다. 한국사 교과서는 출간되기 전에 내용을 공개하면 검정이 취소되는 만큼 그의 교과서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는 그와 나머지 필자들만 알고 있다.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권 교수의 강의 실태와 연구비, 해외출장 내역 등을 요구했다. 신상털기를 통해 그를 압박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지난 1일 충정로 문화일보에서 만난 권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위협받는 이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현재의 구도에선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사회의 문화권력, 특히 한국사 학계의 경우 90% 이상을 좌파가 장악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같은 보수주의 학자가 소수고 그래서 김태년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두말없이 응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권 교수는 ‘핍박받는 소수자’로 보기엔 당당했다. 그는 한국사를 보는 자신의 시각이 옳다고 확신하고 있었고 좌파가 채택하고 있는 사관은 세계 역사학계의 흐름은 물론 진실과도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좌파 학자’들에게 ‘위장하지 말고 정체성을 밝히라’며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5월 31일 아산재단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역사교과서의 문제점들을 지적한 것으로 압니다.

“역사교과서는 어느 나라나 공통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국가적 정체성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을 교육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 국가적 가치, 헌법적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돼야 합니다. 그러나 2012년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들은 특정의 사상적 가치, 즉 사회주의적 가치를 중심으로 교과내용이 구성돼있습니다. 더구나 대외적으로는 반미와 반일, 북한에 대한 우호, 절대적인 통일 우선 등 현대사회가 받아들이기 힘든 가치를 마치 보편적이고 당연한 가치인 것처럼 역사 서술 속에 녹여 넣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 교과서들은 놀랍게도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나아가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대한민국이 잘못된 출발을 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주의적 역사해석의 틀이며 구체적으로는 스탈린-김일성-박헌영에게서 나타나는 정세인식에 입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박헌영 사관의 핵심은 공산주의라는 이름의 전체주의로 한반도를 지배하려는 목적으로 구성됐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2012년 검정통과 역사 교과서들의 문제점들을 설명해주십시오.

“우선 해방공간에서의 미국을 제국주의로 보고 소련을 우호적 세력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해방 이후 미국은 남한에서 직접 군정을 실시했지만 소련은 간접통치를 했다고 기술함으로써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표현이 사기인 것은 당시 상황을 제대로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소련은 자체가 스탈린의 일인독재가 이뤄진 전체주의 국가였고 인민위원회를 통해 북한을 간접통치했다고 하지만 북한정부는 스탈린의 꼭두각시에 불과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정부는 조만식 선생이 반탁을 주장한다고 잡아 가두는 등 반대파를 전부 숙청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군정을 실시했지만 미국 자신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미군정에 반대하는 세력도 용인하고 끌어안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원조를 제공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통해 공산주의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어떤 것을 지적할 수 있습니까.

“친일파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좌파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 처벌을 반대했다고 서술하면서 북한의 친일파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서술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사기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친일파 처벌에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지적한 것은 국회에서 만들어진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조사도 하고 재판도 하고 처벌도 하면 삼권분립에 어긋난다는 점이었습니다. 국가를 이끌어나갈 지도자로서는 헌법적 질서를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며 그건 친일파 보호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초대 내각은 대부분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이뤄졌습니다. 반면 북한 정권에는 친일파가 수두룩하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좌파가 주로 공격하는 대상은 한민당입니다. 한민당은 친일지주자본으로 구성된 곳이라서 친일파 정당이고 따라서 한민당이 정권을 잡는 것은 잘못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좌파들이 한민당을 공격한 진짜 이유는 이 전 대통령과 더불어 가장 치열하게 반탁운동하면서 반공 운동에 앞장섰던 당이기 때문입니다. 한민당이 오로지 지주와 자본가로 구성됐는지도 검증해봐야 합니다. 지도자 중에서 이런저런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지주와 자본가가 주축이었는지, 친일파가 많았는지 정확하게 조사된 적도 없습니다. 조선공산당에도 친일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친일파는 어느 계층, 어느 정파에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헌영은 공격하기 좋도록 지주, 자본가를 모두 친일의 프레임(틀)에 다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좌파 한국사학자들은 박헌영의 그 같은 프레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2년 검정 통과 교과서들은 모두 북한 초기 정권에 친일파가 대거 들어갔다는 내용은 하나도 없고 남한 정권은 친일파 청산이 안 됐다는 주장을 수없이 하고 있습니다. 토지개혁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은 토지를 무상몰수·무상분배해 마치 농민들을 위한 개혁을 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무상몰수는 했지만 무상으로 농민에게 나눠준 것이 아니라 국가가 소유하고 농민들은 농사만 짓게 했습니다. 반면 남한은 유상몰수 유상분배를 통해 농민들에게 진짜 소유권을 주었습니다. 새로운 국가를 세우면서 국민적인 통합을 이뤄야 하는데 지주계급이라고 타파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통합이 되겠습니까. 자유민주적 가치는 특정 계급이나 계층의 사람을 타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과 계급의 사람을 100% 국민으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좌파들은 기존 교과서들이 검정을 통과했는데도 보수주의 학자들이 무조건 좌익 딱지를 붙여서 비판한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교수님이 좌파라고 주장하는 사관이 우리 국사학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거나 정통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만약 자기들이 주장하고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 좌익사상이 아니라면 왜 아닌지 밝혀야 합니다. 적어도 스탈린과 김일성, 박헌영 노선에 대해 철저한 비판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노선은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고 한 공산주의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그같은 비판을 할 수 있다면 제가 잘못했다고 얘기하겠습니다. 그 사람들이 스탈린, 김일성, 박헌영을 비호하면서 좌익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단지 커밍아웃을 꺼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교과서를 집필하는 사람은 역사학자들인데 좌파적 교과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우리 역사학계도 좌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좌편향에 미온적으로나마 공감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90%가 좌파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자유민주주의적 입장을 가진 사람이 그 정도로 소수입니다.”

―우리 역사학계에서 좌파가 압도적 주류를 형성하게 된 배경이 있을 것 같습니다.

“1980년대는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거치면서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감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져 독재정권에 반대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용인되는 시기였고 따라서 온갖 사상들이 다 들어왔고 그 과정에서 김일성 사상까지 들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좌파 성향의 운동권 출신들이 대거 역사학계에 진출했습니다. 그들은 기존의 보수주의 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현대사를 전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역사를 연구한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즉 운동권이 목표로서 설정한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기 위해 역사를 이용했습니다. 역사학이라는 것은 역사적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탐구하는 것인데 좌경화된 80년대 이후 한국 역사학자들이 한 일은 우리 사회를 마르크스주의 도식에 맞춰서 설명하거나 공산주의 운동사를 설명하거나 민중운동의 역사를 설명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역사는 인간의 삶에 대한 기록입니다. 좌파들은 민중의 역사를 이야기했지만 진정으로 민중 자체의 삶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민중을 도구화한 공산주의 지도자들, 좌파지도자들의 사상과 투쟁에 관심이 있었을 뿐입니다. 1960∼80년대 유럽이나 미국의 학계에서는 이른바 생활사라고 해서 중립적인 의미에서 민중들의 삶의 모습에 주목하는 연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공산주의 운동사, 노동운동사와 같은 운동사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그렇게 역사학계로 진출한 좌파 운동권 출신들이 대학과 연구소 등을 장악해나갔고 이들이 강력한 기득권을 형성하면서 역사학계의 주류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 것입니다.”
 
―1980년대 말 동유럽이 붕괴되면서 공산주의가 종언을 고하는 세계사적 전환기가 있었는데 왜 우리 역사학계는 좌파가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까.

“지식인이라면 당연히 과거 공산주의를 찬양한데 대해 솔직한 양심선언을 했어야 합니다. 예컨대 이영희 선생 같은 분은 수천만 명이 학살된 중국의 문화혁명을 찬양했던 사람이지만 한 번도 양심고백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넘어갈 수 있는지 저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실 80년대 운동권은 대부분 좌익이었습니다. NL(National Liberation:민족해방)이든 PD(People’s Democracy:민중민주주의)든 다 좌파사상에 물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북한은 자주경제·민족경제 체제고 남한은 종속경제 체제여서 남한은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동유럽이 붕괴되고 북한은 나락에 빠진 반면 한국은 G20 일원이 될 정도로 성장했는데 아무런 지적반성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위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좌파 학자들은 김대중·노무현정권 10년 동안 학계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 정권입니다. 보수정권이 집권했으면 이런 부분들을 확실하게 바로잡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소홀하게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그런 의식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실천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문제는 단순히 한국사 영역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간 문화권력이 완전히 좌파로 넘어가서 좌파적 사고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담론을 형성해나가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광우병 담론이었습니다. 완전히 날조된 사실을 문화권력을 동원해 진실로 만들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국민을 기만했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정교과서 시스템을 검정교과서 시스템으로 만든 뒤 좌파들이 교과서를 쓰고 좌파들이 검정하는 등 그들만의 리그에 의한 교과서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제가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담은 교과서를 쓰니까 역시 문화권력을 동원해 온갖 유언비어를 퍼트려 아예 싹을 잘라버리려고 한 것입니다.”

―한 사회에서 좌파도 존재해야 하지만 특정 이념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정치권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밑바닥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데도 그냥 방치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독일이 분단돼있을 때 서독에서도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상들이 권력을 휘두르도록 방치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보수가 주류고 정권도 보수주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정체성을 교육하는 교과서가 좌파 편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고 좌파 성향의 담론이 사회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력과 문화권력의 이 같은 부정합성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화권력에 있어서 좌파가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국민 다수가 좌파사상에 공감하는 것은 아닙니다. 6·25전쟁을 경험한 60대들은 공산주의 체제를 경험했기 때문에 좌파의 담론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전 50대인데 우리세대 역시 대학시절 좌파사상을 접했지만 일반적으로 좌익에 경도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소위 386세대 이후는 좌파가 기득권을 가지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세뇌를 시켜 분위기 자체가 다릅니다.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문화권력을 잡고 있는 좌파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고 권력을 재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10%도 안 되는 보수주의 역사학자들이 근현대사 연구의 흐름을 바로잡아갈 수 있다고 보십니까.

“대한민국을 바르게 연구할 수 있는 학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후배들을 양성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합니다. 지금 대학은 전부 좌파학자가 장학하고 있고 그들에 의해 후속세대들이 양성되고 있으니 이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걱정입니다.”

―박근혜정부는 전형적인 보수정권인데 그같은 문제를 개선할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십니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가장 안심할 만한 점입니다.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을 보면 한 국가의 지도자가 자기 국가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서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대통령의 그와 같은 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는 그런 장치들이 필요한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아직도 좌파가 문화권력을 다 장악하고 있으니까 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는데 곳곳에 장애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는 셈입니다. 그 장애요인을 어떻게 제거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치인들이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정치권에도 좌파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목소리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좌파에 대한 분명한 논쟁이 이뤄져야 합니다. 좌파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김일성 박헌영 노선을 찬양하는 것인지 혹은 대한민국을 전복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색깔론 들이대지 말라고 하는데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색깔이 분명하지 않으면 위장한 민주주의 파괴세력들이 들어와서 국가를 전복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가치에 대해서는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전체주의적 가치와는 타협할 수는 없습니다. 나치에 대해 문제 제기하면 어느누구도 색깔론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치는 반인륜적 가치인 만큼 나치와 투쟁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 역시 반인륜적 가치이기 때문에 정치지도자들은 공산주의와 싸워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가져야 합니다.”

―통합진보당의 노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상당히 위협이 되는 입장이라고 봅니다. 기회가 되면 통진당에게 공산주의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활동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정치인들이 통진당에게 분명하게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 박민 사회부장 minp@munhwa.com

 

새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은… “대한민국 건국은 축복… ‘위대한 성취의 역사’ 담으려 노력” 2013071201033027015002_b.jpg▲  권희영 한국현대사학회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충정로1가 문화일보에서 한국사 학계를 좌파가 장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교수님이 집필하신 교과서와 2012년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박헌영은 대한민국의 탄생을 폭력으로 저지하려 했고, 전쟁으로 정복하려 했습니다. 한마디로 전범입니다. 제가 집필한 교과서는 첫째 대한민국의 탄생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해서 탄생되었기 때문에 그것은 축복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이승만, 박정희 같은 위대한 대통령들이 공산주의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세계의 최빈국에서 선진국에 진입할 정도로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룬 것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셋째로는 폐쇄적 사회였던 조선이 세계와 더불어 호흡을 같이하는 개방사회가 된 것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결국 대한민국이 이룩한 위대한 성취를 제대로 평가하자는 겁니다.”

공동체의 정체성은 과거 기억의 공유에 있고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서는 ‘기억의 공동소유’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공유해야 할 기억이 부정적인 내용을 위주로 구성된다면 공동체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교과서는 ‘기억의 공동소유’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자 우리 공동체의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책이다. 권 교수도 그런 우려 속에 역사학자로서의 사명감을 느꼈을 것이다.
 
―교수님의 주장대로 박헌영 사관을 기초로 한 교과서가 계속 만들어진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까.

“당장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공동체 파괴적인 인간형이 양산됩니다. 박헌영 사관은 공산주의 사관이고 이는 곧 전체주의 사관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전체주의적 이념에 세뇌되어 자유와 인권을 무시하고 법과 질서 대신 폭력으로 욕망을 해결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만듭니다. 결국은 대한민국의 근본을 붕괴시키게 됩니다.”

 

권 학회장은 누구… 대학시절 좌파 서적·이론 심취, 佛 유학중 공산주의 실체 눈떠2011년부터 현대사학회 이끌어btn_sns_me2day.gifbtn_sns_cyworld.gifbtn_sns_facebook.gifbtn_sns_twitter.gifbtn_sns_google.gif2013071201033027015004_b.jpg권희영 교수는 요즘 좌파 역사학자들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지만 대학시절엔 좌파에 심취했었다. 권 교수가 서울대 국사학과에 다니던 1970년대 중반은 소위 긴급조치 시대로 대학가에서는 유신독재 타도를 외치는 학생들의 집회·시위가 끊이질 않았다. 권 교수 역시 인문대 운동권 학생들이 만든 문맥회와 역사철학회 등의 서클에서 활동하며 마르크스, 레닌 등의 좌파 서적을 열심히 읽었다. 

졸업 후 해군제2사관학교에서 교관으로 4년간 한국사를 가르치게 된 권 교수는 제대 후 마르크시즘 이론을 한국사에 적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대한 양의 한국사 자료와 러시아 문헌들을 발견한 뒤 자연스럽게 소련의 소수민족 정책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당시 소련은 소수민족에 대해 모범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러시아 문헌을 통해 한인들의 대규모 강제 이주나 한인 지도자 학살 등을 확인하면서 권 교수는 소련에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 

‘러시아 혁명과 내전 시기에 소련에서의 민족주의’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권 교수는 1988년 말 귀국해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자리를 잡았다. 때마침 소련체제의 붕괴가 본격화됐고 소련의 민족문제를 전공한 사람이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권 교수는 학자로서 상종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는 이미 소련에 실망을 했던 그에게 인식론적인 변화를 요구했고 결국 공산주의는 전체주의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같은 인식의 변화를 토대로 그는 2011년 5월 창립된 한국현대사학회 회장을 맡아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현대사 사관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일환으로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했다.

▲경기 안성(1956년 생) ▲신일고, 서울대 역사학과 ▲파리 제7대학 역사학 석사,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 박사 ▲해군제2사관학교 한국사 교관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한국 라깡과 현대정신분석학회 회장 ▲한국현대사학회 회장



스크롤 내리고 댓글로 인민재판하려는거 알지만 

그래도 보는사람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올립니다

좋은밤되세요 ^^ 전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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