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개인

광진이다 작성일 13.09.11 14: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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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04580

천안함 프로젝트, 진실 알고나니 화난다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13318

가시지 않는 천안함 궁금증... 이건 정말 이상하다 - 오마이뉴스

 

일단 위에 두 기사는 천안함에 관한 기사입니다. 글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몰라서 그냥 두없이 써보려구요.

요즘 김동춘 교수의 전쟁과 사회라는 책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그 책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전쟁과 사회라는 책은 한국전쟁(6.25)의 의미를 기존의 전통주의적 관점인 단순한 북한의 남침이라고만 보지 않고 수정주의적 관점(한국 전쟁은 지리적으로는 한국에서 일어났지만 그 성격은 철저히 국제적이었고, 국내/외의 복합적인 정치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전쟁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을 알기 위해서는 한국전쟁 자체에 대한 충분한 사실들이 정리되어 있어야 하지만, '전투로서의 전쟁'은 수십, 수백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있는 반면에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정치사회적 사실들은 거의 정리/분석이 되어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한국전쟁을 직접 체험했던, 그리고 압제된 앎을 상처받은 육체로 기억하고 있는 국군과 미군에 의한 만행의 피해자들을 찾아가 만나면서 기존의 한미 혈맹론, 맥아더 영웅론 등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기로 합니다.

우선 6.25의 의미에 집중합니다. 6.25라는 단어 자체에는 평화로운 남한의 6월 25일에 북한이 기습적으로 남한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의 책임을 철저히 북한에게만 돌리고 있는 반증인 셈이며 휴전 이후의 남한사회가 철저한 반공주의적 사상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이 한국전쟁의 발발 원인을 미국의 냉전주의와 이승만의 남한 단독정부 수립과 북한에 대한 호전적 태도라고 보는 시각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으로 지탄받을수 밖에 없습니다.

일찍이 김구 선생님은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은 국제적 압력과 도발로 인해 본의 아니게 동족상잔의 비참한 내전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일본의 재무장(!)을 부추길수도 있다고 경고하였죠. 신기하게도 일본 자위대의 군비증강이 떠오르네요.

결국 휴전 이후에는 모윤숙이 체험한 인민군 치하에서의 고통이 남한 전 국민의 '공식 체험'을 대변하게 됩니다.

"억압, 사기, 약탈, 감시, 강제노동, 명분이 서지 않는 소위 의용군 모집, 학살, 이러한 참극이 어디있겠으며 이러한 암흑이 어디 있을 것인가? 금번의 남친 사건을 계기로 남한 국민이 체득한 바는 더 말할 것도 없이 볼셰비키들의 무서운 야수성과 폭력성과 기만성일 것이다. 이리하여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공산주의는 가치판단의 동일한 평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 수많은 정치사상 중의 한 가지가 아니고, 그것은 가치 판단의 영역 외에 존재하는 인간의 영원한 적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런 사회 속에서 '미군과 한국군도 못할 짓을 많이 했다'는 전쟁기 체험은 오랜 세월 유언비어로만 돌아다녔고 공공연한 비밀이 될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1950년 7월, 70시간 동안 진행된 미군의 인간사냥으로 아들과 딸을 포함한 일가 열한 명을 잃고 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충북 영동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의 피해자 정은용의 말은 전혀 다릅니다.

"외국군을 한반도에 끌어들여 일어난 비극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있었던 비극이었습니다. 비록 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진상을 똑바로 밝혀 다시는 한반도에 외국군을 끌어들이고 동족이 총부리를 겨누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또한 북한의 서울 점령시 서울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모윤숙과는 전혀 다르게 한국 전쟁을 묘사한 서울대학교 교수 김성칠의 말을 들어봅시다.

"남의 장단에 놀아서 동포끼리 서로 살육을 시작한걸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어두워진다. 동기로 본다면 인민공화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들은 피차에 서로 남침과 북벌을 위하여 그 가냘픈 주먹을 들먹이고 있지 아니하였는가. 인민공화국에서의 끊임없는 남친의 기획과 선전은 이미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고 또 이미 실천을 통하여 분명히 되고 말았으니 더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대한민국의 요로에 있는 분들이 항상 북벌을 주장하고 더러는 우리의 손목을 붙들고 말리는 사람만 없다면 우리는 1주일 안으로 평양을 석권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되풀이하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이렇게 같은 전쟁을 체험했어도 개인이 겪은 경험이 다르고 하는 생각도 다를 수 있습니다.

모윤숙이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를 견지한 반면 김성칠이 미/소 냉전적 대립의 연장이고 한반도는 그 희생양이라는 민족적 시각을 놓치지 않았듯이 말이지요.

글쏨시가 없어서 서두가 너무 길었는데ㅋㅋ;

이렇게 전쟁은 정치의 연장입니다.

천안함 역시 아직도 불편한 진실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가운데, 천안함에 대해 진실을 알고자 하는 시각이 지금도 반공주의를 팔아 연명하는 정권과 사람들에 의해 빨갱이로 몰리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천안함의 진실이 하루 빨리 밝혀져서 더 이상 이런 사건들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다 쓰고 나니까 제목이랑 글 내용이 전혀 상관이 없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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