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상 대검 감찰1과장의

가자서 작성일 13.09.14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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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대검 감찰1과장의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

 

 

제목 :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또 한번 경솔한 결정을 하려 한다. 타고난 조급한 성격에 어리석음과 미숙함까지 더해져 매번 경솔하지만 신중과 진중을 강조해 온 선배들이 화려한 수사 속에 사실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온 기억이 많아 경솔하지만 창피하지는 않다.

억지로 들릴 수는 있으나, 나에게는 경솔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래서 상당 기간의 의견 조율이 선행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검찰의 총수에 대한 감찰 착수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이는 함량미달인 내가 감찰1과장을 맡다보니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결과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본연의 고유업무에 관하여 총장을 전혀 보필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책임을 지는게 맞다.  

둘째,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서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총장의 엄호하에 내부의 적을 단호히 척결해 온 선혈낭자한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전설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게 낫다.  

셋째, 아들딸이 커서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그때 능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우둔해서 총장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왓으니까 이쁘게 봐주'라고 해야 인간적으로 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딸이 'Enemy of State'의 윌 스미스처럼 살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하늘은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는 경구를 캠퍼스에서 보고 다녔다면 자유와 인권, 그리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미련은 없다. 후회도 없을 것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난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다.  

2013년 9월 14일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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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감찰과장 "채동욱 감찰 부당" 첫 사의반발기류 확산

 

"채동욱 호위무사 긍지 안고 살겠다"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14일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의 결정타가 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에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는 채 총장 사의에 대한 현직 검사의 첫 항명성 사퇴여서, 검찰 내부적으로 반발 기류가 확산될 지 주목된다.

김 감찰과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제하의 글을 통해 황 장관에 대해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던 못난 장관"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마음은 착했던 그(황 장관)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내 감찰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며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것이 낫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그는 채 총장에 대한 감찰과 관련해서는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그래서 상당기간 의견 조율을 하면서 마찰을 빚기도 한다"며 "그런데 나는 검찰 총수에 대한 감찰 착수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비관했다.

그러면서 "이는 법무부가 함량미달인 나를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은 결과"라며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본연의 업무에서 총장을 보필하지 못했고, 그렇다면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딸이 2013년 초가을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을 때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아빠가 부족해 총장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왔으니 이쁘게 봐줘'라고 하겠다"며 "그래야 인간적으로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 감찰과장은 또 사퇴의 변과는 별개로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 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며 "자유와 인권, 그리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며 "미련도, 후회도 없다. 나는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김 과장은 서울 출신으로 대원외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에 들어선 뒤 수원지검과 청주지검 충주지청, 대전지검,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검찰국(파견) 및 법무심의관실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다.

이어 부산지검 부부장검사를 거쳐 청주지검 영동지청장,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지냈으며 지난 4월부터 대검 감찰1과장으로 근무했다.

이에 앞서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난 13일 긴급 평검사 회의를 개최한 뒤 채 총장의 사퇴를 만류하며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에 우려를 제기하는 내용의 회의결과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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