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신드롬, '시대의 변호인'에 대한 갈망

가자서 작성일 13.12.27 16: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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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신드롬, '시대의 변호인'에 대한 갈망 [오주르디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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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신군부가 막 권력을 장악한 1981년 9월. 공안당국은 영장 없이 22명의 시민을 체포해 감금하고 온갖 고문을 자행했다.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들은 짧게 3주 길게는 두 달 동안 대공분실에 갇혀 이미 짜여진 각본에 의해 반국가단체 이적행위로 몰렸다. 

 

‘부림사건’ 지금도 가능해...그래서 노무현

 

다방에서 커피를 마신 것도, 망년회를 위해 모인 것도, 친구의 개업식에 찾아 간 것도 모두 북한에 대한 고무·찬양행위가 돼 징역 10년에서 3년까지 구형됐다. 공안검사가 주장하는 대로 혐의를 인정한다는 반성문을 쓰라고 협박하며 주리를 틀었다. 사람들은 이것을 ‘부림사건’이라고 부른다.

 

그때는 그랬다. 지금도 그때나 크게 다른 게 없다. 대놓고 매질하고 고문하는 패악질은 개선됐지만 정권의 비위에 맞지 않으면 죄다 종북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지금이 그때보다 오히려 더하다. 

 

‘부림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명한 영화가 있다. 영화의 배경은 이 사건과 동일한 부산. 시기도 80년대 초다. 그런대로 잘 나가는 세무변호사가 단골국밥집 주인의 아들의 재판을 맡게 되면서 인권변호사로 탈바꿈한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 큰 반향은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

 

이 영화의 관객 몰이가 대단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전산망으로 확인된 누적 관객수(25일까지)는 311만4750명. 크리스마스 이틀 동안 110만명이 이 영화를 찾았다. 이런 기세라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 ‘광해’를 능가할 정도란다. 

 

왜 이 영화에 열광하는 걸까. 노 전 대통령 1주기 때는 출판계에 ‘노무현 열풍’이 분 바 있다. 공안정권이 등장한 지금, 사람들은 ‘영화 변호인’ 보며 인간 노무현이 무엇을 했는지 회고하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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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그의 삶이 2013년 12월 극장가를 강타한 것이다. 이유가 뭘까.

 

힘겹게 일궈온 민주주의를 갈아엎고 그 자리에 공안통치와 신유신 체제를 심으려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조용하지만 강력한 시민의 항거이기도 하다. 울부짖음을 가슴에 꾹꾹 눌러 담은 채 소리를 죽이고 있는 국민의 분노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기도

 

심지어는 새누리당 중진도 ‘변호인 신드롬’을 박근혜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말한다. 원희룡 전 의원은 변호인의 관객몰이를 “국민이 체감하는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며 “국민의 압도적 동의로 건너온 민주화의 강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안의 과잉과 정치의 마비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민과 권력의 대결구도를 가져온다는 역사의 경험을 성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도한 ‘박근혜 찬양’으로 보수진영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극우논객 지만원씨도 박근혜 대통령과 현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강경 보수마저 등 돌린 불통정치

 

지씨는 ‘지긋지긋하게 옹호해온 박근혜, 이젠 나도 버린다’라는 자신의 글에서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난하며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한심한 대통령이다. 충분한 경험도, 지혜도, 지식도 부족한 대통령이 그가 직접 청와대로 데려간 사람들조차 그를 외면한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는 (재선거를 하자는) 좌익들의 당치않는 요구에 절대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며 “박근혜 말고 다른 우익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희망”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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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 노동자 유족을 도와 사체부검 입회 등 사태수습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구속 수감(1987년)됐던 인권변호사 노무현. 죄목은 '장례식 방해'와 '3자 개입' 혐의였다.>

 

자신의 학교에 대자보를 붙인 고등학생에 대해 학교장이 징계를 하겠다고 벼르는 세상이 됐다. 배경에 불온세력이 있다며 대자보를 붙인 제자에 대해 수사를 요청한 교장도 있다. 

 

영화 ‘변호인’은 ‘시대의 변호인’에 대한 갈망

 

민영화가 뻔한데 아니라고 우기며 노조를 탄압한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실이 다 드러났는데도 수사방해와 꼬리자르기에 여념이 없다. 국민을 향해 ‘가만두지 않겠다’며 막말을 하기도 한다. 공포정치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래서 ‘변호인’을 찾는 것이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현정권에 맞설 수 있는 시대의 변호인, 그가 누굴까.

 

지난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얻은 득표수는 1200만. ‘변호인’의 예상 관객수와 비슷한 수치다. 4년 뒤 대한민국 국민은 반드시 ‘시대의 변호인’을 국민의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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