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이상주의자, 노무현 反美ㆍ엉뚱한 구석"
라이스는 김대중 대통령을 ‘부드러운 매너를 가진 노(老)정치가’라고 표현하면서, 이른바 ‘햇볕정책’으로 북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이상주의자(idealist)’라고 평했다. ‘이상주의자’라는 말을 정치인에게 하는 경우, 찬사(讚辭)라기보다는 ‘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란 뜻이 될 수도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을 “(생각을)읽기 힘든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는 때로는 반미(反美)성향을 보여주는 말들을 하곤 했다”는 것이다. 한 예로서 “그 전 방한(訪韓) 때 노 대통령은 나에게 강의를 했는데, 남한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제외교 무대에선 설령 반미 성향을 갖고 있더라도 이를 숨기거나 외교적 언사로 포장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한국이 동맹국인 미국과 적(敵·북한)의 동맹국인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려면 먼저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중립(中立)을 선언해야 한다. 말도 되지 않는 균형자론 강의를 들어야 했던 학자 출신 라이스의 울분이 회고록에서 묻어 나온다.
라이스, 이명박 대통령의 “북한 동포는 우리 형제”라는 말에 감동
“그들은 우리의 형제입니다”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동했다는 라이스는 그 몇 년 전 한 한국 관리가 보여준 반응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고 썼다. 이 관리는 “통일이 왔을 때 ‘두뇌가 파괴된 난쟁이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비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라이스는, “미 의회에선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고 비판했으나, 한국에 협력자가 없는 상태에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썼다. 예컨대 노무현 정권은 대북(對北)방송의 능력을 향상시키자는 건의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에 큰 관심을 가진 것을 보고, 라이스 장관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우리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날 밤 라이스 장관은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명박 대통령은 ‘아시아의 자유’를 주제로 한 각하의 정책 수행에 있어서 좋은 협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라이스는 ‘두 사람이 함께 일할 시간이 짧다는 게 안타까웠다’고 썼다.
게이츠 회고록 "盧 前대통령 정신나간 인물"
게이츠 전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시중에 판매된 회고록 '임무'(Duty)에서 지난 2007년 11월 서울에서 당시 재임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나는 그가 반미적(anti-American)이고 아마도 약간 정신나갔다(crazy)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아시아의 최대 안보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하면서 후임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정신력이 강하고, 현실적이고, 아주 친미적이었다"면서 "당시 싱가포르에서 한 개별면담 가운에 가장 중요한 만남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샹그리라 대화 직전에 발생했던 천안함 사태를 언급한 뒤 "이 전 대통령은 중국 총리에게 '북한은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내게 말했고 나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유시민이 김대중 대통령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