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월호와 관련되어 가장 중요한 것은 Raw Data 축적 이라고 본다.

pilume 작성일 14.05.07 0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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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에 글을 쓰고 옮기려다보니 말이 짧아졌습니다.읽으시는 분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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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월호와 관련되어 가장 중요한 것은 Raw Data 축적 이라고 본다.(그것이 영상이든, 활자든, 사진이든 말이다.)
이번 사고로 인하여 어린 학생들을 비롯하여 청년과 어른들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말았으며, 아직도 수십여명의 생존을 알 수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이미 배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은지 이십여일이 돼가는 상황이니,생존자가 나오기 힘드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내 상식으로 봤을 때,뒤집어져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여객선 안에서아직까지 사람이 살아있기엔 산소든 먹을 것이든 간에 부족하리라 본다.(그래도 기적이란걸 기원하며 기도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미 책임돌리기를 하고 있다.이 큰 아픔이 누구 때문인지 서로를 노려보기 바쁘다.정부 탓이다. 개인들의 의식이 문제다. 너희 진영의 문제다. 등으로 말이다.
나는 이렇게 원인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일하는 업계의 용어인지 모르겠지만, 제조업계에서는 Raw Data(혹은 백데이터)라는 것이 있다.이는 제품의 불량과 양품을 선별하거나 중요 항목을 선정하기 위하여 제품의 치수라던가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것을 말한다.
현상에 대한 해석은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지역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현상에 대한 기록은 그 당시에 그 장소에서만 가능하다.그 시간에서 벗어나거나, 그 장소에서 벗어난 기록은 아주 조금이라도 곡해되거나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해석의 정밀함과 정확성은 Raw Data의 양에 비례한다.
세월호 사고는 아직도 진행중이다.그리고 여전히 생존자 발견은 '0'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제는 그 숫자가 '1'로 바뀌지 못할 것이라는 죄책감이 우리를 더 옥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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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는 우리에게 트라우마에 가까운 후유증을 안겨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온다.
며칠전 지하철 사고에서도 봤다시피 이미 우리는 돌발상황이 벌어졌을 때 아무도 통제에 따르지 않는 사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때 들었던 얘기를 하나 하자면,
어느 목욕탕에서 불이 났는데, 그때 목욕탕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모두 문앞에서 죽어있었다는 얘기였다.목욕탕 정문은 당겨야 열리는 문이였지만, 사람들이 자기가 먼저 빠져나가기 위하여 앞사람을 밀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책임자가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질서를 세우며, 맨 앞에 있는 사람이 문을 당겨서 열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면,죽을 사람들이 살아 돌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대구지하철, 6.25 한강다리 폭파)로 인하여우리가 책임자의 말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만약 위급한 돌발상황에 빠지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황상태에서 통제되지 않을 것이며,결국 세월호의 정반대 형태로 대형 참사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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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도 세월호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며 배를 인양하기 전까지 진행될 사고이다.
우리가 이 다음을 생각하려 한다면 지금 우리에게는 기록이 가장 중요하다.(해석과 추정을 배제한) 숫자와 현상의 기록을 최대한 많이, 최대한 정확하게 온전히 남겨야한다.
그것들이 온전히 보존되었을 때, 그리고 이 사고가 마무리된 후에,그때서야 비로소 해석과 토론을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어떤이는 책임자의 도덕성을 X축에 두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어떤이는 민간업체의 로비자금을 X축에 두는 사람도 있을것이다.개개인의 가치에 따라서 X축을 설정할 것이고, 그에따라 Y축 그래프는 바뀔것이다.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토론해야하며, 다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X축에 대한 기준을 합의를 통하여 설정해야만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가치 기준을 너무나 획일적인 것으로 설정하여 우리 사회를 유지하였는지 반성해야한다고 본다.그렇기 때문에 60년이 넘도록 같은 실수를 반복해온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한다고 본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회는 도태하게 될 것이다.우리가 사는 이 나라를 좀 더 지속 가능한 형태로 만들기 위하여,우리가 좀 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하여,이번 이 사고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가슴 아픈 이들이 생기지 않기 위하여
지금 우리가 해야할 것은 기록의 축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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