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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또 화제를 하나 만들어냈습니다. 전용기를 끌고 온천 비행장으로 가서 국제사회에 대해 자랑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걸 보면서 저는 속으로 참 웃었습니다. 가서 “왜 그랬니?” 묻고 싶습니다.
저는 국제항공기구가 운항금지를 고물 여객기를 개조해 전용기를 했다는 것, 그건 뭐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전용기 하나 살만큼 아직 돈이 없나봅니다.
“괜찮아…그건 괜찮아… 앞으로 벌어서 사면 되지…”
비록 황태자 2세이지만, 아직은 737 타는 삼성 2세보단 뒤처지지만, 뭐 사람이 평생의 목표는 하나쯤 있어야죠.
“내 평생 벤츠 정돈 꼭 타고 죽으리라”고 다짐하는 사람도 있겠듯이, 다 가진 김정은이라도 그것이 미제산 비행기라면 하나 사겠다고 마음먹을 수도 있는거죠. 아님 최고존심이 있으니 중국에서 항공업 좀 발전시켜 하나 팔아줄 때까지 기다리던가…
제가 정작 웃은 것은 저 비행기의 운항구간입니다.
우리 당국은 온천비행장에 날아갔다고 하네요. 온천 비행장이 어디 있을까요.
지도에서 보십시오. 평양 코앞입니다. 차로 가려고 해도 저기 태성호 골프장까진 외국인 관광객들이 골프치려 가는 곳이어서 길도 좋습니다.
평양남포 고속도로로 밟으면 30분도 안 걸릴 겁니다. 거기서 조금 더 들어가면 온천비행장인데, 김정은은 이 비행장에 전용기 타고 가려고 순안공항까지 일부러 올라가 거기서 비행기타고 온천비행장 갔습니다.
이건 뭐 전혀 편리함과는 관계없이 그냥 전용기 타는 쇼를 하는 거죠. 뜨자마자 내렸으니.
통일부는 저걸 보고 북한 김정은이 내부적으로 자기의 건강과 권위를 과시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만, 알아도 어떻게 대놓고 말하겠습니까.
김정은은 왜 저런 쇼를 벌였을까요.
뭐 워낙 김정은이 타는 걸 좋아합니다. 놀이터가면 꼭 기구 타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장면이 나오고 스키장 가면 리프트도 타고 올라가고, 아무튼 타는 곳에 가서 안타는 것을 저는 못 본 것 같습니다. 아래는 그간 화제를 모았던사진 몇장만 모아봤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워낙 보이는대로 올라 타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여객기도 놀이기구처럼 생각하면 무섭지 않겠죠.
아버지는 겁이 많아 못탔지만 난 대담하다 이런 것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바깥에서 아무리 김정은 욕해도 정작 주변 정부들은 김정은이 불쑥 죽을까봐 벌벌 떤다는 것을 아는 거죠.
그러니까 저번에 연평도 앞에서도 쪽배놀이 한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이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정작 주목한 것은 이 사진에 나오는 의장대와 카펫입니다. 평양의 의장대를 온천까지 일부러 불러오고, 카펫까지 깔았습니다. 환영군중도 많이 불러 모았네요. 확실히 그냥 다른거 탈 때보단 품 좀 많이 들였습니다.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아이구 민망해라…아버지가 쓰다 남긴 유물입니다. 저에게 그만 들켜버렸네요. 비행기 사올 때 카펫도 서비스로 받아와야겠군요.
김대중 대통령이 갔을때는 뭐, 상태가 괜찮았군요. 사놓은지 얼마 안됐을 때 였나 봅니다. 이번에 들켰으니 카펫도 언제 바꾸나 한번 이것도 지켜봐야겠네요.
어찌됐든 이런 장면은 외국 수반들이 올 때나, 또는 자기가 외국에 갈 때만 행사할 수 있는 겁니다..
김정은이 지금 정권을 잡아서 2년 반이나 지났습니다. 한국 같으면 벌써 임기 절반이 돈 시점이죠.
그런데 지금까지 불러주는 외국 정상이 없습니다. 가고 싶어도 오라고 하지 않습니다.
김정은이도 저런 거 한번 해보고 싶은데…외국에서 살아서 나도 많이 봤는데…이건 정작 도저히 할 기회가 없는 거죠. 아버지는 해봤는데 자기는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보기엔 저런 셀프 의전 세트를 만들어놓은 겁니다. 얼마나 해보고 싶었으면…
한마디로 말하면 김정은이 외부에서 왕으로 인정도 안 해주고 불러도 안주니 국내에서 혼자 ‘셀프 왕놀이’ ‘셀프 귀빈놀이’ 하는 거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설주야, 너도 이런 거 한번 해보고 싶지. 나도 해보고 싶어. 내가 너를 위해 준비한 짜잔~이벤트야”하고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 문장을 써놓고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김정은이 왕의 신분으로 처음으로 놀이기구 행차에 나선 날, 즉 만경대유희장에 찾아가 잔디뽑으며 화를 내던 날도 2012년 5월 9일입니다.
5월 9일이 혹시 결혼기념일 같은 것은 아닐지. 주시해 봐야겠네요. 작년 5월 9일은 윤창중이 경질되던 날이라 북한 뉴스 보도가 안돼서 잘 검색이 안되네요. 이 기사 쓰면서 이래저래 검색 많이 해보네요.^^
이번 전용기 공개도 밖에선 뭐라 여러 가지로 분석하는데, 저는 그냥 이유가 단순해 보입니다. 그리고 천진 소년 김정은의 심성이 왜 저리 웃기죠. 다시 보게 되네요.
한국에 오면 저런 거 다 해줄텐데…참..에버랜드에 90도 내려오는 정말 무서운 롤코가 있던데 그게 김정은에게 딱 좋을 것 같네요. 이설주와 같이 와서 놀면 그거 타고 내릴 때 “봤냐~”하며 으쓱한 표정, 딱 그려집니다.
저기 월미도 바이킹도 재미있고. 김정은은 남한에서 재벌집 아들로 태어났으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십니까?
이날 소원을 푼 김정은이 활짝 웃습니다.
“정은아, 좋았니? 설주도 좋아하네…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죽기 전에 해볼 거 원없이 해보거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