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과 김정일로 대표되던 과거의 북한이 중국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시진핑이 이른바 순치(脣齒)의 관계를 깨고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찾은 것은 김정은이 어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여기서 김정은이 어리다는 것은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다. 북한의 노동당 역사서에 따르면 김일성은 20대에 ‘빨치산대장’이 됐고 30대 초반에 ‘개선연설’을 했다. 김정일의 후계자입문역시 20대를 넘지 않았고 지도자 등극도 30대 초반에 이루어 졌다.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의 북한과 김정은의 북한이 다르다는 걸 모를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일제를 물리치고 조국광복을 이루어 냈다’는 김일성의 우상화가 도를 넘는 순간에도 중국으로선 100만 대군을 파병해 ‘지켜줄만한 가치’가 있었다. 겉으로는 국제적 연대를 표방했지만 한편으로는 셰퍼드 한 마리 잘 키워 대문 앞에 보초병으로 내 세울 필요가 있었던 까닭이다.
핵과 미사일로 대표되는 김정일의 허세가 하늘에 닿고 교만과 방종이 극에 달했을 때도 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부당하다 밀어붙이며 저들의 괴뢰정부에 전폭적인 연대와 지지를 보내곤 했다. 이른바 강대국의 체면을 유지하고 미국을 견제해야 할 국제무대에서 ‘북핵’만한 이슈가 없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이제 김정은이 정통성을 강조하며 권좌에 올랐지만, 저들이 생각하던 적자(嫡子)가 아니었을 뿐더러 중국의 역할이 배제된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가 하면 기존 ‘관리자’의 체면을 마구구기며 핵실험 단추마저 눌러버렸다. 도덕적으로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고모부까지 쏘아 죽인 패륜아가 아니었던가.
그래서 시진핑이 북한을 버리고 대한민국을 방문했고 “따쟈하오”(大家好)를 난발하며 한중관계의 새 시대를 강조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중국은, 질투유발이라는 고전적인 수법을 이용해 김정은이 시진핑과 중국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오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순치(脣齒)의 관계로 표방되던 기존 판도를 깨고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주종(主從)관계로 고착될 확률이 높다. 한편으로는 ‘북한보다 먼저라는 행위’자체에 현혹되어 ‘중공군’마저 잊어버린 대한민국의 ‘안이한 국민정서’에 기대어 북한을, 저들의 속국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러한 중국의 속내는 양국 간 공동성명을 통해 ‘하나의 중국’이 강조된 반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국가인 대한민국은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서 드러나고 있으며, ‘북핵문제’를 ‘한반도의 비핵화’와 연계시킴으로 내용적으로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했다는데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다만, 어린 김정은을 얼리고 닥치기 위한 방편으로 행보만 슬쩍 바꾸었을 뿐인데 오히려 대한민국이 넙죽 엎드려 버리니 황송해 죽을 지경을 연출하다 돌아가 버린 시진핑이다. 펑리위안 여사가 말하는 김치와 전통문화 따위에 탈북자며 북한인권문제가 없었던 일처럼 되어버렸다는 것이 저들 부부동반의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역시나 김정은이 이러한 정서적 아픔을 실감할 만큼 성숙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순간 따가운 회초리가 싫어서 김정은이 피해간 곳이 일본이요, ‘외국인 납치문제의 시인(是認)’이라는 호박을 뒤집어쓰고 숙적(宿敵) 일본과 함께 역사반동의 돼지우리에 뛰어들어 버렸다.
그래서 김정은의 북한이 곧 망하게 될 것이라고 우선 말하고 싶다. 또한 작금의 한중관계가 균형 있는 국민정서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검토되고 재정립되기를 바란다. 역사는 결코 한사람의 대통령에 의해 좌우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성민
불법으로 우리 영해에 들어온 중국어선 (2014년6월2일자)
짱개속국 한국정부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백령도꽃게 쓸어가도 항의 한번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