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이슈화 되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네요.
나는 반대이니 찬성하는사람만 세금을 내라는거는 무슨
민주주의도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니고 새로운 이념인가
여기서 군인은 왜나오는거며
참...
찬성하는쪽도 반대하는쪽도 다들 본질에서 벗어나
싸움만하고 있는거 같아 이야기좀하겠습니다.
일단 제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중학시절 도시락에서 학교가 의무급식으로 바뀌면서
모든 학생이 급식을 했으나
IMF가 터지면서 가계가 어려워져
무상급식혜택을 받았습니다.
전엔그래도 유복하진않아도 나이키농구화를 신고다니고
아디다스 가방을 매고다니는
주변 아이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는 평범한 아이었는데
사춘기시절좀 충격이었죠.
도시락이었으면 집에서 먹을것 싸서 먹었거나
매점을 가거나 했을텐데
반아이들이 다급식을 하고 있는데 혼자만 도시락싸먹을 수 없는 노릇이었고
급식받을때 이름명단에 방명록같이 체크를 하고 먹는 시스템이었는데
제이름이 없었습니다.
급식고지서를 부모님께 드렸지만 기한내 납부를 못하신것 같았습니다.
간혹 늦는경우가 있어 맨밑에 이름을 자필로 써서 일단 먹기는 하였으나
좀시간이 더지나면 눈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연스럽게 안먹게 되죠
그리고 그기간이 지속되면서 우리집이 이렇게됬구나라는것을 알게됩니다.
부모님께 급식비내달라는 이야기도 절대못하구요.
어느정도 알만한 나이니까
급식소가 따로 없던때라 교실안에서 반아이들과 다같이 밥먹는데
혼자 나와있는 기분 이해하시는분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도저히 안되서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급식비 내지못해서 밥을 못먹고 있다고
다행히 담임선생님께서 저를 잘 돌봐주셔서 무상급식을 먹을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방학때는 라면 쌀쿠폰 같은것도 받아서 먹구요.
문제는 저의 짝꿍이었습니다.
제짝꿍도 알고보니 같은처지였습니다.
당시 5층이 넘는 큰여관을 운영하고 있었고
형이 흔히 동네에서 정말 유명한사람이라
선배들이 와서 그형 동생이냐고 잘부탁한다고 인사하러 올정도였습니다.
이녀석은 괜찬은 줄 알고 있었는데
경기가 떨어지니 여관 수입도 거의 없어지고 어려웠나봅니다.
급식을 못받더군요.
이녀석은 자존심이 강해서 내가 이렇게 무상급식 먹고 있으니
너도 말씀드려라 했는데
결국 이야기도 안하고 점심때 급식을 못받더라구요.
제가 말씀드릴수도 있지만
이녀석 자존심을 내가 깨는거 같아서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이름으로 받은 무상급식 식판하나에
밥과 국은 자율배식이니 2인분의 밥과 국을 같이 떠서
한식판으로 나눠 먹었습니다.
같은 반에서 다른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우리두명은 한식판으로 밥을 먹었습니다.
나중에 배식하시는 아주머니도 저희 알아보시고 반찬도 더챙겨 주시고했습니다.
몇 달그렇게 먹고 방학다가 와서 방학때 급식대신 먹으라고
무상급식자들 교무실로 불러서 싸인하고 쌀쿠폰 라면쿠폰 나눠줬는데
친구 방학이 걱정되어
제가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친구녀석 불러서 상담하고 무상급식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딱 1년 했습니다.
지금 20년 가까이 지난일이라 지금시스템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제경험으로 비추었을때
1. 굶고있었지만 그 아무도 먼저 아는척 알아서 해주지 않았습니다. 내가 굶고 있다고 말을 했어야 했습니다.
2. 심지어 한식판으로 둘이 먹고 있다는 사실을 배식아주머니를 포함하여 주변아이들 모두 다 알고 있었지만
그누구도 먼저 이야기 해주고 지원받을수 있도록 해주지 않았습니다.
3. 주위아이들이 저와 친구가 공짜밥먹는거 알고 있었지만 제친구는 결국 자존심때문에 무상급식을 스스로신청하지 못했습니다.
4. 담임선생님이 참 좋으신 분이었는데 돈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정말 많은 배려를 해주셨지만 어린놈의 사춘기 자존심같은건 잘 고려해주지 못하셨습니다.
아마 지금도
처음부터 어려운 아이야 모르게 지원한다고 하지만
갑자기 어려워진 아이들한테는 비슷할꺼라 생각됩니다.
혼자밥먹기도 힘들어하는 한국사회에서
혼자 밥안먹는것도 나굶고 있으니 밥달라는것도
모두 쉽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보릿고개시절처럼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상황이라면
'나 굶으니까 한숟가락씩 줘라' 할수 있지만
모든 친구들이 급식을 먹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비교하는 교실안에서는
점심시간 한시간이 정말 지옥같습니다.
당시 성적도 중상위권에 나름 착식한 학생이었지만
무상급식 먹을즘 부터
술, 담배, 여자, 오토바이, 절도, 구타 등등 그당시 저지를수 있는 대부분의 비행에 빠졌습니다.
나의 자존심 자존감들을 그렇곳에서 찾았던거 같습니다.
공짜밥 먹는 세끼라고 보는 눈을 그렇데에서 제압하려고 했던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본드안분게 다행입니다.
고등학교 올라와 술담배는 못끊었지만 최대한 공부하려고 했는데
친구는 쉽게못빠져나오는거 같아 다른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기본적인 세금부과와 복지도 제대로 되지 않는 나라에서
모든 아이를 무상급식한다는것은 저도 사실상 반대입니다.
선별적 복지제도에 대한 절차 행정등이 더욱 확고해야하며
이는 세금부과에 대한 형평성 및 개선도 따라야 합니다.
그렇게 정비가된 후 무상급식이 이루어져야 하며
의무교육에서 무상급식은
언젠가는 따라와야 할것이라 생각 됩니다.
잘사는 집은 세금더내서 급식 비싸게먹고
못사는 집은 세금덜내고 급식 싸게먹고
이러면 결국 잘사는 집에서 어려운아이들 밥먹는거 도와주게되는
이런 프로세스가 무상급식아닌가요?
어려운아이들빼고 남의자식 내세금으로 밥먹이는거 반대라니...
우리나라 세금징수나 국고사용에 대한 신뢰가 못하다는건 이해하지만
이게무슨..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버리는 나라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밥이 그렇게 중요하냐구요?
식사하셨어요?라고 인사안하시나봐요.
배고픈데 40명이 다같이 밥먹는 자리에서
혼자 가만히 있어도 아무렇지 않으신가봐요?
다른아이들이 몰라서 괜찬다구요?
그럼 제친구는 다른 아이들이 다알았어도
무상급식을 왜 안받으려고 했을까요?
무상급식 받는 것에 대한 자존심은 생각안해 보셨나요?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쉽게 깨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무상급식
무리이고 포퓰리즘이고 알지만
해서 어려운아이들 자존심 안다치고 건강한 정신으로 클수 있게
깨져버리지 않고 다시 사회로 돌아와 구성원으로써 도움이 될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저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올려도 기꺼이 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들 밥먹이는거에 열내지 말고
내가 낸세금 정말 잘못쓰는거 잡으려고 열내면
아마 무상급식?
아무것도 아닐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