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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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유시민 : (선거의)승패가 났고 그거에 대해 분석을 해야하는데, 분석을 할때 결론으로 가기전에 전제가 되는 사실들을 좀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선거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가치판단을 하려면 그 판단을 내리려는 근거가 있어야 되요. 전제가 되는 여러 사실이나 이론들이요. 지금 그게 없는 식의 감정배설형식의 선거평가가 언론에 너무 많다는 생각이 우선 들어서..저는 앞으로 치뤄질 내년 총선을 볼때도 항상 중요한데요..
첫번째는 원칙을 되새겨 봐야한다고 봐요. 선거와 관련되어있는 기본적인 원칙이요. 두번째는 매번의 선거에 바뀌지 않는, 어떤 선거를 치르든 항속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그런 우리 현실... 이 두 개를 인정하고 평가를 해야지. 이걸 부정하게 되면 한편으로는 민주주의 원리를 부정하게 되거나, 또는 현실의 기본을 부정하게 된다구요.
제가 되새기고 싶은 원칙은 누구나 출마할 자격이 있어요. 권리가 있구요. 그러니까 헌법과 법률이 우리들 각자에게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가지고 그냥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정당을 만들 자유가 다 있고, 정당을 만들었으면 후보를 내보낼 권리가 있구요. 자기의 주장을 펼칠 권리가 있습니다. 심지어 정당이 없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권리가 있어요. 이 권리는 헌법적인거고 천부적인거고. 우리모두가 타고난 것이고 누구도 그걸 부정할 수가 없어요. 근데 어떤 대의를 내세워서 간단하게 이 권리를 부정해버리는 태도...이게 소위 야권분열로 인한 패배론의 기초에 있는 사고 방식이에요. 이건 저는 굉장히 위헌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기본은 누구에게나 법적으로 그 사람의 피선거권이 박탈되지 않는한, 정당에 참여할 권리, 후보로 나갈 권리 다 있다는 거에요. 그걸 존중해야한다는게 대원칙이구요.
두번째는 특히 야권의 패배를 분석할때, 요즘 특히 진보언론쪽에서나 보수언론쪽에서 각각 다른 동기에서 이 이야기를 하는데...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론'. 한국은 정치지형자체가 보수에게 유리하다는 이거를 부정하는 보도가 계속 나왔습니다. 마치 이런게 없는 것 처럼. 그러고 나니까 어떤식으로 이야길하냐면, '질수없는 선거를 졌다', '질수없는 선거를 졌으니 이놈들이 큰 죄를 지었음이 분명하다'는 식으로 비난하는거요. 선거에 나가서 떨어지는게 죄를 짓는건 아니자나요. 낙선한거지. 저는 이 헌법의 피선거권을 부정하는 논리, 엄연한 현실에서 존재하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부정하는 논리, 이 둘다 야권을 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두가지를 부정하고 하는 어떤 선거 평가도 이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그 전제를 우선 좀 말씀드리고 싶어요.
진중권 : 예... 화가 많이 나신 모양이에요. 신문을 보시면서... ㅎㅎ
유시민 : 저는 엄청 분개해요. 예컨대, 이른바 한겨레나 경향같은 진보매체에도 제목을 보세요.
'야권의 무능과 나태함이 패배를 불렀다'? 그런식으로 말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의 낮은 점유율은 뭐로 설명할거에요?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의 경영진과 기자들의 나태함과 무능이 시장점유율 하락을 불렀다 이렇게 말하면 인정하겠냐는거에요.
왜 인정못해요? 인정못하는 거는 조중동이 지배하고 있는 이 미디어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기들이 아랫쪽에 있으니까
공중경쟁을 못하니까 못올라가는거 아니에요? 이 자기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객관적으로 보면서 정치의 문제에 대해서는 간단히 부정하고 맨날 야당을 훈계하고 야단치고 비난하고..저는 그걸 이해못하겠어요. 솔직히.
마찬가지로 정동영씨를 출마했다는 이유만으로, 천정배씨가 출마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작은 정당들이 후보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거. 그걸 패인으로 지적하는 거 그것도 인정못하겠어요. 첨부터 너무 열냈네.
진중권 : 그렇다면 본인이 보시는 패인은 뭔가요?
유시민 : 이런거에요. 역대 보궐, 재보궐선거에서 수도권에 현 야권이 이긴적이 거의 없어요. 제가 한번 이겨본 사람인데.
2003년도에 제가 나갔을때 투표3일전에 여론조사를 마지막으로 했는데. 아주 유명하고 큰 여론조사회사에 의뢰해서요.
제가 15%를 앞서 있었어요. 근데 실제 투표율이 26%였어요. 얼마나 이겼냐. 5%이겼습니다. 그런거에요.
그니까 15%이상의 지지율 격차가 있을때 투표율 25%내외에서 5%격차가 나는거에요.
이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투표율이 35%밑으로 내려오면 야권의 후보가 두자리수 이상의 %으로 우세하지 않는 한, 져요. 질가능성이 되게 높아요. 기울어진 운동장이에요 기본적으로. 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축구시합을 했는데 못이겼다고 지탄을 하는거에요. 저는 이거는 옳지 않다고 보구요.
그담에 야권이 질수없는 선거? 라는건 한번도 없었어요. 현재 야권이 언제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겨봤냐. 딱 한번이에요. 2004년 17대 총선 탄핵 후폭풍에 힘입어서 제 1당이 되어봤구요. 그걸 제외하고는 현재 새누리당의 전신정당부터 시작해서 기호1번을 가진적이 한번도 없어요. 모든 총선에서.. 그니까 7번의 총선을 민주화 이후에 했는데. 13,14,15,16,17,18,19 이 7번의 총선에서 제 1당을 현 야권이 차지한것은 2004년 딱 한번이에요.
대통령 선거를 5번했는데 2번이겼어요. 한번은 김대중 후보가 이겼을 때는, 3가지 조건이 있었어요.
첫째, 보수파의 일부를 DJP연합으로 끌여들였어요. 그걸 충청도 유권자들이 승인해서 표를 많이 줬어요.
두번째, 여권이 분열되었어요. 이인제씨가 독자출마해서 500만표를 가지고 갔어요.
그다음에 이 DJP연합이라는 보수일부와의 연합에 대해서 진보적 유권자층이 승인해줬어요.
권영길후보가 표를 50만표정도 받았나요? 그때? 97년도에?
그니까 대부분의 진보적 유권자들이 표를 김대중 후보에게 줬어요.
이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면서 겨우 30표를 이긴거에요. 겨우!
저쪽이 500만표 찢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그거는 이긴 선거가 아니에요. 선거 결과에서 이긴거지. 야권이 이긴선거가 아니라구요.
두번째 대통령선거에서 이긴거는 노무현후보가 이긴거. 그때도 정몽준씨를 끌여들였어.
정몽준씨가 아무 명분없이 뛰쳐나갔지만, 명분이 없었기 때문에 그 유권자 층이 대부분 남아줬어요.
그담에 정책으로 충청권을 DJP연합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신행정수도라는 정책으로 충청권을 잡았어요.
하여튼 그거는 대단히 어려운 선거였는데, 정권교체 50년만에 해서 5년만에 또 바꾸는기는 어려우니까 김대중정부가 성립되었던 연장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개인기를 좀 발휘하면서 겨우 이긴선거에요. 그것말고는 이긴선거가 없어요. 이 해방이후에 모든 선거에서.
언제 현재야권이 질수없는 선거를 해본적도 없고, 질수없는 선거가 있었던 적도 없어요.
근데 우선 야권자체나 진보진영자체에서 여권의 무슨 악재가 있을때마다 '이 선거는 이런 악재가 있으니 야권이 질수없는 선거다' 이렇게 해놓고 선거에 지고나면 지도부 물러나라 뭐해라는 식으로 맨날 자해를 하자나요. 저는 이모든 것들이 두가지를 위배한거라고 봐요.
첫째 모든 사람들에게 헌법이 피선거권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간단히 부정하는 횡포.
두번째 운동장이 기울어져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우리가 대처를 해야하는데,
마치 그렇지 않은처럼 것 착각하고 과잉기대를 부풀리거나, 현실과 맞지않은 희망을 품거나 그렇게 해서 스스로를 해치고 있는거라고 생각해요.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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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네요.
유시민 : 저는 엄청 분개해요. 예컨대, 이른바 한겨레나 경향같은 진보매체에도 제목을 보세요.
'야권의 무능과 나태함이 패배를 불렀다'? 그런식으로 말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의 낮은 점유율은 뭐로 설명할거에요?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의 경영진과 기자들의 나태함과 무능이 시장점유율 하락을 불렀다 이렇게 말하면 인정하겠냐는거에요.
왜 인정못해요? 인정못하는 거는 조중동이 지배하고 있는 이 미디어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기들이 아랫쪽에 있으니까
공중경쟁을 못하니까 못올라가는거 아니에요? 이 자기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객관적으로 보면서 정치의 문제에 대해서는 간단히 부정하고 맨날 야당을 훈계하고 야단치고 비난하고..저는 그걸 이해못하겠어요. 솔직히.
유시민씨가..
왜 저 운동장이 기울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걸 말하면 싸구려 지역차별주의자 취급을 받죠.
일베충이 전라도 전라도 거리는거랑 똑같네? 이런소리도 들을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