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거하게 돗자리깔고들 입에 거품나게 싸우시던데
저도 몇마디 덧붙이려다 긴시간을 투자해야할 것 같아서 발을 뺐습니다만,
뭐 어쨌든 많은걸 생각하게 했네요.
사실 제가 짱공 운영자들의 운영능력을 하급으로 친다던가,
애초에 그 사람들을 별로 안좋아한다는거, 아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그래도 요새는 많이 나아져서 나름 노력하는게 보일 정도이고
어떨때는 박수쳐주고 싶을 정도로 잘하기도 하더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깔고 들어가냐하면,
솔직히 요새 엽게에 올라오는 게시글들 중에 정치색이 묻어있거나
조금 의심이 가는 글들은 그야말로 칼같이 게시판이동을 시키는 모습을 봐서겠죠.
그리고 이동되지 않은 글들을 보면 조금 생각해봐도 되겠다 싶은 글,
혹은 정치보다는 사회이슈에 다 가까운 글,
혹은 참 애매한 글들이 남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글들은 꾸준히 올라오고,
이동되기 전에 꾸준히 사람들 눈에 띄니
'왜 항상 정치글들은 엽게에 올라오는가'에 대한 불만사항이 쌓여서
결국 어느 순간에 터지더군요.
저는 그걸 일종의 쿨타임으로 봅니다.ㅋㅋ
먼저, 왜 정치글들이 꾸준히 올라올까 하는 것에 대해 살펴보면-
물론 의도를 갖고 관종짓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지금이야 없습니다마는)
보통은 다른 곳의 게시글을 퍼오다가 발생합니다.
짱공은 컨텐츠 생산 능력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다른 유머사이트에서 퍼오는 것이죠.
그래서 원본을 찾다보면 일베가 출처인 글들도 종종 섞여오는 곳입니다.
올리는 사람이 일베유저여서 그럴까요?
아뇨. 그냥 유머글들이 사이트를 돌고 돌다 결국 짱공까지 올 뿐입니다.
정치글들이 섞여오는 것도 마찬가지겠죠.
어떤 사이트에서 퍼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베나 웃대나 오유처럼 네임벨류가 있는 곳은 아닐겁니다.
아마 떠도는 유머글들을 수집하는 사이트에서 퍼오는거겠죠.
왜, 인터넷 하다보면 그런 사이트 한두개정도는 다들 보게되지 않습니까?
그런곳에 올라오는 글들을 별 생각없이 퍼오다보면 이런 저런 글들을 퍼오게 되는거죠.
예전 헤비업로더들이 게시글을 올릴 때 '중복 좀 그만 올려라'하면서 ㅈㄴ 까대던 무리들을 기억할겁니다.
보면 대부분이 눈팅족들이었고 어떤 구조로 돌아가는지 생각도 안하는 족속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아마 업로더들이 각자 자신이 아는 사이트에서 퍼오는데, 우연찮게 겹치는 게시글들이 있었을겁니다.
물론 하루에도 두세번씩 같은 글을 보니 짜증나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극렬하게 까댈만한 일도 아니었지요.
정치글도 그런 맥락입니다.
보면 그런 식으로 흘러 들어오는게 대부분이고,
때로는 정말 공감되고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어서 정치글을 퍼오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죠.
또한 주말에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는게 아니라,
그냥 주말에는 운영자가 없어서 관리가 안되는 것 뿐입니다.
운영자가 있었으면 정치색이 짙거나 뻘글들을 재깍 처리해줬을테지만,
그들에게도 주말은 있어야죠.
뭐 어차피 한번 크게 분란이 일어났다가 사그라드는게 반복되니 이제는 그러려니 하지만
나름 들었던 의문을 여기 좀 풀어볼까 합니다.
1. 왜 유독 정치글에만 각을 세우는가.
엽기유머 게시판에 항상 엽기유머만 올라오는 것은 아니죠.
감동적인 글이 올라올 때도 있고, 사건사고가 올라올 때도 있고,
사회이슈가 올라올 때도 있고, 동물들이나 사람들의 귀여운 뻘짓(?)이 올라올 때도 있고...
참 여러가지 글이 올라옵니다.
정치글에 각을 세우듯, 다른 게시글에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솔직히 엽기유머 게시판에 남아있을 글들은 별로 없습니다.
정치적인 글을 배제하고 싶다고는 하나,
이게 정말 정치적인 글인지 아니면 사회 이슈에 관한 글인지 잣대를 들이대는게 쉽지 않을 때가 있죠.
그래도 짱공은 운영자들이 열심히 일하니까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글 반대를 주장하는 쪽의 요지를 보면 결국
'내가 보기 싫으니까'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그럴듯한 이유를 들이밀어도,
다른 게시글들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으면서 정치글에 들이대는 이유는 하나라고 봅니다.
'나는 웃고 싶은데 니들 때문에 못웃겠다.'
우리나라에서 개그맨들이 살아남기가 얼마나 힘든지.
정치/사회풍자도 보기 불편하니까 안되고, 종교적인 풍자도 종교인들이 불편하니까 안되고,
외모로 놀리는 것도 안되고, 말장난으로 웃기는건 유치하고.
그러고보니 얼마전 종영한 '응답하라 1988'에서 피켓걸 연습을 하던 성덕선을
언니인 성보라가 매우 쥐어패면서 했던 말이 있지요.
'니가 정부의 3S의 정책이 뭔지나 아냐!'
근데 뭐 이젠 그런 정책조차 필요없네요. 그냥 삶을 팍팍하게 하면 알아서들 정치를 외면하니.
2. 정말 정경사의 세력이 존재하는가.
여기 유저분들, 물론 저도 포함입니다만
혹시 친목도모 이상의, 모임을 만들고 세컨을 만들면서
엽게의 정치글에 추천이나 비공을 때려박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분들이 계십니까?
정경사에 그런 세력이 있다고 해서요.
근거를 내놓으라는 사람들에게는 '세컨으로 하는거 봤다'라는 주장만 하길래
정말 그런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해지더이다.
정말 세력결집을 하시고서 추천/비추천의 여론몰이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까?
세컨까지 만들어가면서?
있으면 알려주세요.
저도 나름 이쪽 게시판 유저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 섭섭하네요. 저만 따시키고.
근데 생각해보니 세컨을 만들어서 추천돌려박기를 하면 알아서 짱공에 걸리고 제재를 먹을텐데요.
우리는 이미 그런 사람을 많이 봤었고.
간혹가다 엽게에 정치글들이 올라오면
가만히 있는 정경사를 건들면서 '정경충들이 이런다 저런다'말을 하지만
정작보면 거기에 정경사에서 보였던 아이디가 보였던 경우는 별로 없거든요.
오히려 제발 이쪽에 글 써주기를 바라는 분들은 많이 보이지만요.
생각해보니 추천 돌려먹고 여론몰이 하려면 그냥 여기다 글쓰고 여기서 추천 몰아주면되는데
굳이 엽게까지 나가시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우리 앞으로는 여기서 그런 짓거리를 하도록 합시다.
멀리 나가지 말고.ㅎㅎ
3. 내가 선이고 너네는 악이다.
이번에 가장 뜨악한 내용입니다.
저는 그저 의견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분은 '내가 선이고 정의이며 다른 의견은 악이자 부정하다!'라는 논리를 펼치시더군요.
아주 대단한 티리엘 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와 연결되는 내용도 있는데,
유저들의 비추나 다른 의견을 모조리 여론몰이나 세컨으로 몰아붙이는 행태가 있더군요.
결국, '나의 의견은 옳으나 반대하는 무리들이 나를 매도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거죠.
저는 그저 그 의견에 공감하지 않아서 비추를 눌렀을 뿐인데,
그러한 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아, 정경사 유저를 자처했으니 틀린말은 아니네요.ㅋㅋ
그러나 다른 의견은 매도하고, 자신의 의견은 선으로 치부하고,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안내리면서 갈리는 의견을 틀린 의견으로 치부하는 모습이
무언가를 떠올리게 되네요.
정치인 하셔도 잘 하실 듯.
4. 과연 선거철만 되면 정치글반대 여론이 올라오는가.
솔직히 전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눈팅하다보니 별로 마음에 안들어서 시즌마다 의견이 올라온다고 봐요.
기존 유저들이야 '어차피 말해도 안바뀌는데...에이 시바끄...'하면서 포기상태였다가
이런 여론이 몰아치면 '나도 싫다니까? 난 예전부터 싫었는데 들어쳐먹질 않아서 포기한거야'라면서 동조할 뿐.
새로 유입되는 유저들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인터넷이야 거기가 거기인데 굳이 여기까지 흘러들어오는지,에 대한 의문이랄까)
설사 있어서 정치글들이 올라오는게 불편하다는 의견을 낸다 하더라도,
그것이 꼭 선거철이나 여당지지자라고는 볼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그냥 정치에 혐오를 가지는 사람이 있을수 있잖아요.
그래놓고 내 월급이 왜 이러네 세금은 왜 이렇게 높네 출산률이 낮아서 나라 망하겠네 따위의 소리를 늘어놓진 않겠죠.
그리고 그런 여론이 몰아쳤다고 해서 엽게에 정치 글이 안올라오지 않을거고
정경사가 흥하지도 않을겁니다.ㅋㅋㅋ
저야 정경사든 엽게든 거의 눈팅이니 상관없지만요.
솔직히 정경사에 일베충이 기어들어와서 헛소리찍찍해도 받아주는거,
다들 하도 조용하니 심심해서 그러시는거잖아요?
다들 알만큼 아는 처지에 ㅋ
아마 은근히 '아 제발 엽게말고 여기다 정치글을 올려줘'하면서 바라는 사람도 꽤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여기다 올리면 엽게에서 못했던 이야기도 막 해도 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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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어떤 분이었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정경충들이 엽게 분탕질한다'는 댓글에
누군가가 '우리도 그냥 정치/사회 글은 정경사에 올리는걸 원한다'라고 답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말 정경사에 세력이 있고 이런 글로 떠들고 싶으면, 그냥 여기서 놀면 되지 뭐하러 엽게까지 나갈까요.
있지도 않은 대상을 만들어서 여론을 조장하고 선동해서 의견을 모은다...
흠.
역시 제가 아는 어느 분들과 비슷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