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외교의 득실

월하의마법사 작성일 16.07.11 14: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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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지난 2월 23일 사드 (THAAD)의 한반도 배치를 위한 한·미의 공동실무단 약정체결이 1시간 전에 전격 연기되었다.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유를 설명하지 못해 쩔쩔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포함외교(gunboat diplomacy)라는 말이 있다.

 

정상적인 외교채널로 부족하다고 느끼면 국가는 무력시위에 나선다.

 

특히 포함외교는 전쟁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폭력을 사용할 의도로 전함이나 함대를 움직인다.

 

상대국은 자기 해변에서 서성거리는 적대국의 거대 전함이나 함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공포를 느끼게 된다.

 

전통 해양강국이 즐겨 쓰던 외교방식이다.

 

1853년 7월과 1854년 3월, 미국의 페리 제독이 통상을 요구하기 위해 함대를 이끌고 도쿄 만에 진입한 것이 전형적인 예다.

 

검은 연기를 내뿜는 기선 함대에 기가 질린 일본의 에도 막부는 문호를 개방했다.

 

 

 


포함외교는 지금도 유용하다.

 

미국은 기존의 국제질서에 위협이 되거나 국지적 분쟁이 일어날 때 자국의 함대를 수시로 움직이고 있다.

 

심리적 공포가 보장된다면, 유사한 수법을 쓰더라도 통한다.

 

1983년 3월 미국 레이건 행정부는 전략방위구상(SDI)을 발표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소련의 핵미사일을 비행도중에 격추시키는 방법에 관한 이른바

 

'별들의 전쟁(Star Wars)' 계획이었다.

 

이에 따르면, 발사 장치를 우주 또는 지상에 배치하여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상승(boost) 단계에서 파괴하는 것이었다.

 

SDI는 말 그대로 구상단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을 경악케 했다.

 

미국의 기술수준이나 경제력으로 정말로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대응기술을 개발하느라 천문학적인 자원이 비생산적인 곳으로 흘러 들어갔다.

 

내부로부터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1991년 12월 소련은 결국 붕괴되고 말았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로 한반도의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한·미·일이 당장 북한을 제재하여야 한다고 비분강개하는 내내 중국은 미적거렸다.

 

이때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발표했다.

 

사드는 아직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배치가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배치예정지의 한국 주민들이 용납할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 계획 발표 후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사드의 레이더 시스템에 겁이 났던 것이다.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협박을 하더니 중국 외교부장은 워싱턴으로 날아가 담판을 벌였다.

 

미국의 대북 제재안을 거의 수용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사드라는 카드로 원한 것을 얻은 셈이다.

 

반면, 사드 배치는 순수한 안보차원에서 자주적 결정이라던 한국 정부의 호언은 졸지에 선소리가 되어 버렸다.

 

사드 외교에서 우리는 잃은 것 하나와 얻은 것 하나가 있다.

 

잃은 것은 주권국으로서의 국가적 자존심, 얻은 것은 우리가 한반도 정세의 종속변수라는 뼈저린 깨달음.


https://m.lawtimes.co.kr/Legal-Opinion/Legal-Opinion-View?serial=98978&kind=BA10

 

2016년 3월 3일자 기사입니다..

 

사드압박 카드로 원하는 것을 얻은 샘이고,

 

앞으로도 잘만 활용하면 실효성이 큰 굴직한 북핵 제제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히든카드 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를 한미밀vs북중러 동맹의 최전선으로 만들어 버리는 미국에겐 서운하기도 하고...

 

이렇게 한심한 꼴을 당하면서도 사드 옹호하는 정부를 보면 슬퍼지기도 하고...요즘 뭐 그렇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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