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자위대 창설 62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행사 시작 2시간을 앞두고도 정부 참석자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관은 올해 '자위대의 날' 행사를 우리 정부 당국자를 비롯한 국내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주한 일본대사관은 최근 우리 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에게 행사 초청장을 발송했다. 보통은 외교 행사의 초청 명단이 사전에 공개되지만 이번 행사에는 국방부 국장급 인사와 외교부 사무관급 실무자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질 뿐 구체적인 명단은 비밀에 부쳐지는 상황이다.
한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서울의 호텔에서 개최하는 것은 3년 만이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자위대 창설일(1954년 7월1일)을 맞아 매년 서울의 호텔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하다 2014년과 2015년 국내 반발 여론을 의식해 서울 성북동 주한 일본대사관저에서 기념행사를 축소 개최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측은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세계 각국에서 개최하는 행사'라는 입장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방위성 관계자가 파견된 대사관에서는 매년 의례적으로 행사를 개최한다"며 미국과 중국 베이징에서도 개최하는 행사로 외교적 리셉션일 뿐 서울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텔에서 행사를 비교적 크게 개최하는 것도 "리셉션에 많은 손님들이 올 상황을 고려해 행사를 결정한 것"이라며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사관측에 따르면 일본은 2009년과 2010년, 2012년, 213년에도 밀레니엄 힐튼 호텔, 그랜드 하얏트 호텔, 롯데호텔 등에서 행사를 진행해왔다.
3년 만에 자위대 창설 기념식을 호텔에서 개최하는 것은 지난해 한일 간 위안부 합의 등으로 양국 간 관계가 개선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 한복판에서 행사가 열리는 데 대한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반발은 거세다.
지난 8일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등 시민단체는 일본대사관저 맞은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열리는 일본 자위대 기념식은 일본 군국주의의 망령"이라며 "한국내 자위대 기념식은 독일이 프랑스에서 나치군의 기념식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국민을 기만하고 능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