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성과 여성은 연대해야 합니다

lecard 작성일 16.07.26 01:49:50
댓글 13조회 889추천 2
브래지어, 하이힐, 미니스커트... 기타 등등

여성을 억압하는 기제는 차고 넘칩니다.

아마 남성인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 그 어떤 요소들도 여성들에게는 억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겠죠.

게다가 여름에는 다이어트도 해야 합니다.
(정확하게는 여름을 대비하여 봄부터 다이어트를....)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면 신체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심각한 생리통으로 연결된다고들 합니다.

여자는 생각하죠.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간단합니다.

사회가 그러한 여성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여자가, 그것도 젊은 여자가 살이 쪘어. 그러면 자기 관리를 못했니 여자가 그게 뭐니 이런 꼰대질이 전방위로 비수가 되어 꽃힙니다

이놈의 사회는 신언서판의 유구한 전통적 가치판단에 따라 생긴 걸로도 뭐라 그러죠ㅡ 여자는 어떻게 생겨야 되 몸매는 어때야 되 이런 식으로........

결국 여자를 억압하는 기제는 이 사회가 그러한 모습을 요구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근데 바꾸어 생각해봅시다.

남자를 억압하는 기제 역시 차고 넘칩니다.

다이어트는 더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죠.

과거에는 무조건 밴치프레스만 졸라 해대면 됬는데 이제는 식스팩도 있어야되 밴치를 통해 탄탄한 가슴근육이 있어야되 근데 승모근은 발달하면 안되. 엉덩이도 성이 나야되.

단순히 건강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그렇게까지 빡세게 운동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여지기 위해 하는 운동일 수 밖에 없는 거죠.

살찌면 안되는 건 남자도 마찬가지이고 게다가 사회생활을 하면 염색은 꿈도 못꿉니다 남자도 염색하고 싶습니다. (살짝 갈색과 검은색의 중간 지점, 정확하게는 아 쟤는 그냥 원래 살짝 갈색인가보다 싶을 정도의 염색은 허용되긴 하더라만.........)

회사 다니면서(내가 다닌 회사, 비교적 길지 않은 직장생활, 내 주관으로 본 세계 라는 점에서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느낀 거는 적어도 여자한테 염색에 관대하더라든 겁니다.

근데 이게 좋은 건가요?? 여자한테 염색이 관대한 거는..... 아니, 남자한테 염색을 터부시하는 거는 남자는 밖에서 외부 인사 만나야 하기 때문에 깔끔한 모습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반대로 여자는 안에서 사무나 봐라 이런 거겠죠. 그래서인지 여자한테 비교적 염색이 관대합니다.

결국 남자든 여자든 자유롭지 못한 거는 매한가지입니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쩌면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사회 구조 속에서 남자든 여자든 억압받는 거는 마찬가집니다.

남자는 남자들이 만든 구조이니 좀 낫지 않냐고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구조를 만드는 남자는 남자 중에서도 극히 일부의 높은 아저씨들일 뿐이고 대다수 남자들과는 별로 상관없이 결정이 됩니다.

태어나자 마자 나를 둘러싼 환경에 적응하거나 반항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거는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남자와 여자 간의 신체 구조(완력이나 신장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부분은 남자가 확실히 유리하긴 하겠죠.

왜 이런 말을 하냐 하면....... 개인을 억압하는 수많은 기제들은 사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어나보니 이미 존재하던 것들이죠. 그런데 그러한 기제들 중에는 불합리하게 나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안타깝지만 저도 여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많은 억압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지 알 수 없다. 듣고 보고 간접적으로 느낄 뿐이다. 제가 무슨수로 생리통이나 산고의 정도를 알 수 있겠습니까ㅡ. 다만 고간을 맞았을 때와 비교해서 어떻다더라는 말을 듣고 미루어 짐작할 뿐이죠.

때문에 우리는 소통해야 합니다. 남성과 여성은 적대관계가 아니라 연대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조트같다고 해서 너가 느끼는 조트같음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내가 조트같다고 느끼는 거는 너도 보통 조트같다고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가장 흔히 말하는 것 중에 하나가 여성의 생리 휴가입니다. 생리 휴가는 법적으로 보장되는 것이고, 당연한 권리이자 복지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근데 여기에 대해 많은 남성들이 군대를 들먹이며 여자는 군대 안가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물론 국제 정세, 외교문제 등과 관련된 군대와 신체 구조로 인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생리를 동일 선상에 놓을 수도 없고,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문제는 남자들이 그렇게나 말하는 군대를 가고 싶어서 간 사람이 몇명이나 되냐는 겁니다. 아마 60만 장병중에서도 극히 일부 장교 빼고는 없을겁니다.

결국 이도 나를 억압하는 사회 기제 중 하나일 뿐입니다. 어느 누가 20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시급 200원 받으면서 보내고 싶겠어요.

반대로 남자는 임신안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여성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여성은 임신을 통해 경력단절, 10개월 간의 병자 취급(게다가 취급은 환자처럼 하면서 말로만 신성한 엄마의 의무 운운하는 거도 짜증난다.), 소득 감소, 주변의 눈치 등등 단순히 몸이 불편한 것 이상의 갖은 고통과 신경쓸 것들이 생겨납니다. 흡연 여성이라면 당연히 임신 중에는 흡연은 꿈도 못꿉니다. 애 아빠 놈이 베란다에서 담배를 뻑뻑 펴대는 동안....

안타깝지만 남자는 여자보다 빨리 죽습니다. 평균 수명이 짧죠. 술담배 때문일수도 있지만(보통 술담배는, 특히 술은 위에서 말한 남자는 밖에서 외부인사 만나야지 라는 사회 구조의 산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 동물 세계에서도 수컷의 평균 수명이 더 짧은 걸 보면 그냥 남성 호르몬 자체가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일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

별 거지같은 말을 늘어놓았지만 남자와 여자는 결코 같지 않습니다. 같은 억압이라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남자가 느끼는 억압을 여자는, 여자가 느끼는 억압을 남자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때문에라도 우리는 소통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남성과 여성은 적대가 아닌 연대를 추구해야 합니다. 연대와 대화를 통해 서로의 고통과 그 근원에 대해 나눌 수 있고 서로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혐오, 그리고 혐오에 대한 혐오가 판을 칩니다. 전 개인적으로 혐오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혐오라는 것은 배타성을 전제로 하고 그 배타성은 결국 내가 처한 현실이 더 조트같기 때문에 너의 조트같음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라는 데서 기인하기 때문이입니다

앞서 말하였듯이 내가 조트같다고 너가 안 조트같은 거도 아니고 조트같음은 결코 계량화할 수도 없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천차만별이고 그게 당연한 거기 때문입니다.

사회를 변혁하고 싶다면, 덜 억압받고 싶다면, 더 자유롭고 싶다면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합니다.
lecard의 최근 게시물

정치·경제·사회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