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되는 한국외교..트럼프측 "죽은 정부와 상대 안해"

세휘롯 작성일 16.12.04 22: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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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9&aid=0003849153 

 

◆ 국가브랜드 추락 ◆


외신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이로 인한 한국의 혼란상을 연일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특히 의혹과 함께 주술적인 연관성 등을 흥미 위주로 전하면서 '한강의 기적'과 'IT강국' 등으로 알려졌던 한국의 이미지가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3일 열린 6번째 집회가 역사상 최대 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이 청와대와 100m 떨어진 좁은 골목길까지 진격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필사적으로(desperately) 요구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AFP통신은 이날 시위에서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데서 더 나아가 형사 고발과 체포, 투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었다며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실물 크기의 박 대통령 모형이 등장한 사실을 전했다. 

최순실 스캔들이 터진 직후인 지난 10월 말부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정농단 중심 인물인 최순실 씨에 대해 '한국의 스벵갈리(최면술사)' '박근혜 대통령의 샤머니즘 조언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집중 보도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최씨의 아버지인 고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주술사이자 괴승)'으로 불린다며 '21세기 한국형 라스푸틴의 재림'에 빗댔고 박 대통령을 신비주의자나 샤먼에 빠진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언급해왔다.

박근혜정부의 권위와 리더십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현 한국 정부는 해외 외교채널 가동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측의 상황 인식이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와 가까운 공화당의 한 인사는 "최근 한국 정부의 고위직 인사가 트럼프 새 정부 핵심 인물과의 면담을 주선하려 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캠프 인사들의 반응을 압축하면 '한국의 죽은 정부와 상대할 필요가 있는가.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보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최순실 사태와 박 대통령의 퇴진을 미 정치권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뉴욕총영사관 관계자는 같은 날 "일본이 트럼프 정부와 발 빠른 채널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고 외교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 외교가에서는 한국의 활동을 견제해 온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거의 매일 이뤄지는 백악관과 국무부 브리핑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중국과 일본 언론의 노골적인 질문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국정 운영이 샤머니즘과 연관돼 있다는 한국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 '한국의 정치 상황이 복잡한데 정상적인 외교활동이 가능한가' '사드 배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가' 같은 폄하성 질문이 대부분이다. 한 일본 기자는 "총리 일정이 날마다 신문에 분 단위로 공개되는 일본에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지 교민들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미국 이민 10년 차인 한인 주부 새라 조 씨(38)는 3일(현지시간)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인이라는 게 늘 자랑스러웠는데 요즘처럼 부끄러운 적이 없다"면서 "자녀 학부모 모임에 갔을 때 미국 엄마들이 '최순실'에 대해서 물어올까봐 일찍 자리를 뜨곤 한다"고 말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실리콘밸리 기업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은 아시아계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구글에 다니는 한국인 A씨는 최근 "주위 직장 동료들이 한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고 물어본다. 특히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온 직원들은 비웃는 듯 물어봐서 괴롭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상황도 마찬가지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요즘 지방 출장을 다닐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는 경험을 한다. 그는 "만나는 중국 공무원들마다 '박 대통령은 언제 하야하느냐'고 묻는데, 은근히 한국 민주주의를 조롱하는 듯한 태도가 깔려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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