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모이면 일련의 룰이 있습니다.
종교와 정치얘기는 하지않는다. 얘기해봐야 끝이 없거든요
어젠 한 친구가 술이 들어가자 룰을 깹니다.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입이 근질했겠지요.
그러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것이
일전에 부모님 두분도 돌아서셨다고 글 올렸듯이
자칭 보수를 표방하는 일부 친구들도
박근혜의 죄가 명백하고 물러나야 한다는덴
이견이 없더군요.
다만 일부는 박근혜도 불쌍하다. 최씨일가에 속은 피해자다.
박근혜는 물러나야 하지만 새누리당은 살려야한다.
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그나마 사안의 본질은 파악하고
있는것 같아 별다른 토는 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갑자기 야 baggyk 너 촛불집회 갔다왔더라?
(카카오스토리에 딸래미 데리고 광화문 다녀온 사진 올렸습니다)
그러더니 자기는 촛불집회 나가는사람 제정신 아니라 생각한답니다.
언론의 99%는 조작된 것이며 마녀사냥을 하고 있답니다.
그러자 또 한녀석이 박근혜가 뭔 잘못을 했냐
얼마남지도 않은 임기 마치게 해줘야지 지금 끌어내리면
국정공백은 누가 책임지냐 합니다.
듣는순간 아 이놈들은 대화로 뭔가 해결될 놈들이 아니다.
그리고 정말로 못배운 놈들이구나 딱 이두가지 생각이 나더군요
민주주의가 뭔지 삼권분립이 뭔지 좌파 우파가 뭔지
보수 진보가 뭔지 공부좀 하고 와란 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주변에 친구들이 집단으로 너 임마 돈받고 박사모 모임에 가라는둥
검찰이 증거도 없이 대통령 기소하겠냐는둥
그 친구를 대신 공격(?)하는 통에 그냥 내가 왜 내돈들여가며
서울까지 갔는지에 대한 이유 짤막하게 얘기해주고
노무현 대통령이 왜 탄핵당했는지 이유를 물었더니 잘 모르네요.
언론 99% 가 조작되었다는 근거가 뭐냐? 물었더니 입을 다뭅니다.
박근혜가 물러난다고 국정공백이 생기면 지금까지의 일련의
국정이란것이 공백보다 나은건 뭐냐 물으니 되려 답답하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30명 남짓한 이 소모임에 장을 맡고 있는데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이모임 회비를 내가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이 모임의 일원도 아닌
사람에게 장으로서 권한(?)을 늬들 몰래 부여해준다거나
이 모임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출된 경비를 이모임의
회비로 쓴다거나 경조사비 착복해서 내 마누라 쌍커플수술 시켜주면
니놈들 입에 거품 안물고 그럴수도 있지 뭘그리 잘못했나?
할수 있냐 물었더니 술에 취했는지 얼굴이 벌게 지더군요.
헤어질땐 웃으며 악수하고 헤어졌지만.....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하루종일 갑갑하네요
그나마 대다수가 아닌 소수인데다 이제 대구도 많이 변하고 있단
사실에 위안을 삼아야 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