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간호사의 청문회 소감

무명객혼돈 작성일 16.12.23 15: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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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직 간호사입니다. 국정 조사, 조여옥 대위의 증언을 보며 너무나 화가 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조 대위의 말대로 진료의 권한이 없으나, 간호사에게 간호할 수 있는 권한은 있습니다.

조 대위의 증언대로 간호사는 태반주사, 기타 주사 등을 처방한 의사의 지시를 받아 감독 하에 처치를 하게 됩니다. 아무리 간호사라고 하여도 주 1~2회 비정상적인 처방이 반복되거나, 그것이 예컨대 대통령의 피부에 멍을 들게 하는 정도로 처치되었다면 간호사로서의 직무 태만입니다. 분명히 관찰했어야 합니다.

멍이 들었다면 어떻게 들었는지를 정확히 파악 했어야 하고, 이를 의사에게 보고해 이후의 처치에 따른 간호를 수행 했어야 합니다. 그에 따른 간호기록과 추후 관리까지도 간호사의 간호 영역입니다. 진료권한이 없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말은 본인의 과오를 인정한다는 뜻입니까. 현직에 있는 간호사들은 환자에게 위해가 갈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발견해야 하고, 발생하였다면 조치해야 합니다. 침상 시트에 쓸린 정말 작은 상처도 모두 기록하고 간호합니다.

일반적으로 태반주사는 피하, 그중 복부에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부에 근접해 주사를 놓으면서, 얼굴에 있는 흉은 전혀 관찰하지 못했다는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특히나 어떤 종류의 주사이든, 정맥, 근육 주사를 처치하면 어떤 부작용이 응급하게 발생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주사를 주면서 환자의 반응을 반드시 관찰합니다. 얼굴 표정 하나 하나, 속도가 너무 빠르지는 않은지, 일혈(주사용액이 정맥 이탈해 타 부위로 새는 것) 불편해 하지는 않는지 확인했어야 합니다. 얼굴을 못 봤다구요? 간호사가 주사만 놓는 기계입니까.

미용 목적으로, 통증 조절 목적으로, 여러 주사를 반복해서 맞는 것 자체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왜 그것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거, 간호사답지 못한 행동입니다.

처방이 의심스럽거나, 대상자(간호 대상자=대통령을 말합니다)의 건강에 위해가 갈 수 있다면, 간호사는 그것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얼굴에 부종이 있는지(불출된 라식스 주사는 주사 맞고 붓기 빼려고 맞은 건지요? 맞고 나면 일반인의 경우 하루 종일 화장실 가야 될 정도로 소변양이 많아집니다. 이뇨제 같은 주사를 처치 한 뒤에는 소변양을 체크하는 것도 간호사의 일입니다.)

또한 간호사는 타 보건의료인 행위의 실무표준 적정성을 관찰하고 보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의사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주사를 시행했다면 이 역시 잘못된 일입니다. 선관의무 위반입니다. 잦은 시술이 위해(얼굴의 피멍, 혹은 부종)를 끼친 상황입니다.

얼굴에 주사바늘 자국이 뻔히 있는데, 관찰치 않았고, 드레싱 한번 안 해줬단 말입니까? 대통령을 일반 환자로 봤을 때, 간호사가 제대로 관찰하지 않아 만에 하나라도 염증이 생겼다면 법적 소송감입니다. 간호사는 이에 따른 형사 책임을 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의사가 못 봤어도 간호사가 봤어야 됩니다. 간호사이면서 간호의 영역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가글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 의약품이 있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있습니다. 아무리 청와대가 병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은 왜 사용되는지 반드시 기록되었어야 합니다. 또한 희석해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주는 것도 간호사가 해야 하는 지도 역할입니다.

물건 내달라고 해서 그냥 내줍니까? 간호사 맞습니까? 인후통에 가글을 사용하지만, 지속적으로 가글을 사용할 정도로 불편감을 느꼈다면 오로지 가글에 의존합니까? 알약 안먹는 대통령이 인후통으로 고통스러워한다면, 빨아 먹는 캔디형 트로키제부터 약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인후통이 있었다면 인후염으로 기인했을 수 있는데, 그에 따른 항생제(먹는 약이 안된다면, 주사도 있습니다. 주사 맞았으면 더 빨리 나을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른 기록이 있는 지 확인해야 합니다. 전문의약품이었다면, 환자가 인후통을 호소해 가글 처방이 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또한 불출된 의약품 중 아티반주사가 있습니다. 프로포폴을 놓지 않았다면 이 주사는 처치 했는지 꼭 물어봐 주십시오. 저는 정신과에 근무합니다. 아티반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정신적 긴장감,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근육을 이완, 수면을 유도합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들이 심하게 불안해하거나 안정이 필요할 때, 알콜 중독 환자들이 금단 등으로 힘들어 할때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주사입니다. 이 주사 맞으면, 알콜 환자들은 술 마신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합니다. 청와대에서 이걸 맞는다고요? 말 그대로 습관성으로 사용할 수 있어 처방에 신중을 기하는 약입니다. 근무중에 이런 주사를 맞아야 하는 직원이 청와대에 근무해야 합니까? 대통령이 이런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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