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소속 B747 여객기가 기체결함으로 이륙이 9시간 가까이 지연돼 승객 349명이 불편을 겪었다.
24일 오전 2시20분(현지시간) 베트남 호치민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OZ736편이 기체결함으로 이륙이 8시간55분 가량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측은 승객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분통을 샀다.
이날 호치민 공항에서 이륙 준비를 하던 OZ736편은 관성항법장치에 이상신호가 감지돼 정비에 들어갔다. 약 1시간만에 결함은 해소했으나 승객 2명이 공황장애 증상을 호소하면서 비행기에서 내리기를 요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승객을 관계기관에 인계해 항공기에서 내리도록 했으나, 이후 탑승객 전원을 하기시키고 소지품과 휴대 수하물 등 보안점검을 실시하면서 지연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승객 350명이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에서 대기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항공보안법상 이륙 직전 승객이 자발적으로 하기하는 경우 폭발물 설치 등 테러를 우려해 기내와 전체 탑승객들에 대한 보안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오전 6시20분께 승객들이 재탑승하고, 다시 활주로로 나가기 위해 이륙을 준비했으나 이번에는 보조동력장치(APU)에 이상으로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계류장에 대기 중인 지상전원공급장치(GPU)를 가져와 엔진 구동을 시도했으나 여러 차례 실패했고, APU 고장으로 기내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승객들은 찜통 속에서 대기해야 했다.
승객 350명은 정비 문제로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내만 받고 기내와 공항에서 9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오랜 기다림과 더위에 지친 승객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참다못한 승객 70여명은 탑승을 포기했다. 승객 신모씨는 "업무차 한국으로 빨리 복귀해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고장과 지연으로 스케줄이 다 어긋났는데도 아시아나항공 측이 불성실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던 승객 이모씨는 "9시간이나 이륙이 지연된다는 것은 그만큼 비행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비행에 앞서 기체 점검을 얼마나 부실하게 했으면 이런 일이 발생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9시간 가까이 이륙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일부 승객들은 아시아나항공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또 다른 승객 김모씨는 "수차례 이륙이 지연되면서 항공사 직원들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5시간 정도 비행을 하는 코스인데 9시간 가까이 이륙을 하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OZ736편은 우여곡절 끝에 한국시간으로 낮 12시25분 호치민공항서 이륙했으며, 오후 5시8분께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