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상주)는 16일 1심의 징역 1년6개월 실형 선고를 뒤집고 홍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지사가 유죄로 인정되려면 성완종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아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하는 윤승모씨 진술의 신빙성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윤씨 진술의 신빙성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홍 지사에게 정치자금법 혐의 무죄를 선고했다. 돈을 전달한 점이 인정되지 않았기에 윤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회관을 찾아가 홍 지사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하는 윤승모씨가 당시 이동 경로 등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등 추상적인 수준의 진술을 해서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 돈을 전달한 성 전 회장이 홍준표 지사로부터 당시 어떤 정치적 이득을 입었던 것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며 윤씨 진술을 믿지 못하는 점을 설명했다.

홍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는 역시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온 이완구 전 총리에게 1심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곳과 같은 서울고법 형사2부이다. 당시 ‘이 전 총리에게 성 전 회장의 돈이 전달됐다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기에 같은 재판부가 홍 지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리를 적용할지 관심이 모아졌었다. 반면, 1심 재판부는 ‘윤씨가 홍 지사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수사기관부터 법정에서까지 일관된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홍 지사는 선고 직후 이 재판장에게 깊은 목례를 한 뒤 법정 밖을 나섰다. 몰려든 기자들에게 홍 지사는 “맑은 눈으로 판단해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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