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주필은 현재 상무이사로서 등기 임원이다. 정 주필에 따르면, 주필직은 내려놓되 임원 임기가 남아있는 만큼 회사 자체를 떠나는 상황은 아니다.
정 주필은 “상임 논설고문이나 이런 걸 아마 하게 될 텐데 정확히는 모르겠다”면서 “내일 지나봐야 알 것 같다. 회사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주필은 본인이 사임을 먼저 표명했는지에 대해 답변 대신 “미디어오늘이 그렇게 조지는데 그만두지 않을 수 있겠나”, “대한민국 언론이 다 나를 죽이려고 달려들지 않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정 주필은 “정규재TV는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1월 ‘정규재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무고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인터뷰는 삼성과 관련한 뇌물죄 혐의,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 등 핵심 질문이 빠져 논란이었다.
정 주필은 박근혜 인터뷰 직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재판 중인 사안은 처음부터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며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은 배제하고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국경제 한 기자는 “편집국에도 (인터뷰가) 제대로 공지가 안 됐다. 정치부 1진과 정 주필이 주도해 인터뷰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하며 “우리 신문은 대기업 출연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돈을) 뺏었다는 논조다. 박 대통령 대척점에 있는 입장에서 관련 질문이 왜 없었느냐는 여론이 많다”고 미디어오늘에 전한 바 있다.
유근석 한국경제 편집국장도 사내에 편집국장을 이임한다고 구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의 한 기자는 28일 “유 국장은 능력 있는 사람인데 편집국장이 되면서 사장과 임원진의 보도 개입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라며 “전권을 쥐었다면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내 일각에서는 김기웅 한국경제 사장이 연임을 위해 정 주필을 자리에서 내려오게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