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한국이 월세가 싸다는 갑갑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귀찮지만 글을 써야 하겠습니다.
1. 미국 대도시중, 뉴욕이나 실리콘 밸리 근처는 물론 한국보다 월세가 비쌉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큰 도시의 월세는 한국보다 오히려 쌉니다. 예를 들어 시카고 교외 지역이나 애틀란타 교외지역은 한국에서 주는 같은 월세를 지불한다면 아주 괜찮은 싱글 하우스에서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외 지역이 오히려 더 안전하고 살기가 좋습니다.
2. 평균 연봉은 미국이 대체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높습니다. 예를 들어 공대를 마치고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직을 하면 한국의 경우에는 대기업 엔지니어링 회사의 경우 아마도 4천이나 5천 정도의 연봉에서 시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공대를 마치고 괜찮은 (꼭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엔지니어링 회사 가면 보통 7만불 (한국 돈으로 7천 몇백 되겠네요.)에서 시작하고 5년 정도 지나면 대부분 10만불 넘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뉴욕이나 실리콘 밸리 같이 집값이 비싼 곳이 아닌 그냥 보통의 도시들의 경우입니다. 집값이 비싼 동네에 회사가 위치할 경우에는 공대 졸업하고 엔지니어링 회사 취직하면 보통 10만불 부터 연봉이 시작됩니다. 몇년 지나면 대체로 15만불 정도 되구요.
3. 한국은 서울에 사는 것이 이점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아이들 교육 관련해서요. 그래서 서울에 살던 사람들이 지방으로 가고자 마음 먹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오히려 지방 도시들이 교육이 훨씬 좋습니다. 굳이 뉴욕이나 실리콘 밸리에 살 필요가 없습니다. 그 곳에 있는 직장을 반드시 가야하지 않는 이상...
4. 한국은 직장을 옮기는 것이 무척 힘이 듭니다. 직장을 자주 옮기는 것에 대한 인식도 별로 좋지 않구요. 반면, 미국은 한국에 비해 직장을 옮기는 것이 매우 수월합니다. 옮겨다니면서 연봉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젊을 때 뉴욕이나 실리콘 밸리에서 비싼 월세 주며 살던 사람들도 대부분 아이들이 학교갈 때쯤 되면 교육하기 좋은 다른 도시나 시 외곽 지역으로 이사가게 됩니다.
5. 아이들 교육면에 있어 너무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애들을 아주 쥐어짜셔 서울에 있는 대학을 보내야만 하고 그래야 그나마 취직을 해서 제대로 먹고 살 수가 있습니다. 그에 비해 미국은 아이들에게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고 왠만큼 노력만 하면 그 주에서 가장 좋은 대학정도는 어렵지 않게 갈 수가 있습니다. 졸업 후에도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지요. 심지어 안 좋은 대학을 나와도 그 후에 열심히 하면 또 원하는 것을 하며 살 수가 있습니다.
6. 물론 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미국이 월세가 더 싸다느니 하는 단순 무식 비교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 반대되는 팩트들을 나열해 보려하였습니다. 제 동생도 서울에서 삽니다. 대기업 다니면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보았습니다. 대기업을 다녀도 그렇게 고생하는데 중소기업 다니는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지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제 동생 서울에서 정말 허름한 방 두개까지 연립주택을 보증금 1억에 월세 오,육십만원을 내며 살고 있습니다. 전 지금 상황에서 서울에 들어가면 바로 홈리스입니다. 그래도 기회가 있으면 모국에 가서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요. 타지 생활이 외롭거든요. 하지만 아이들 교육을 또 생각하면 도무지 한국에 갈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