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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의견서 발표
위원회, 2016년 2월 10일 NSC 회의 이전인 2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철수 지시 확인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정권에서 이뤄진 개성공단 전면 폐쇄가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초법적으로 이뤄졌음이 28일 확인됐다.
통일부 정책 혁신위원회는 이날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의견서 발표를 통해 “지난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2016년 2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 이전인 2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2월10일 전격 중단됐다. 앞서 1월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2월7일 연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극단적인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당시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에 앞선 2월8일 오전 외교안보수석이 통일부 장관에게 대통령 지시사안이라며 개성공단의 철수 방침을 통보했다. 그날 오후에는 국가안보실장 주재 회의로 통일부에서 마련한 철수대책안이 논의됐다. 2월10일 NSC는 사실상 요식 행위였던 셈이다.
이마저도 적법적 절차는 아니었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이다. NSC는 국무회의 심의에 앞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한 헌법상 기구다. NSC가 개성공단의 전면 중단을 결정할 법률상의 권한이 없다는 의미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이뤄져야 한다(헌법 제82조)는 조항에도 당시 지시는 구두로만 이뤄졌다.
개성공단 임금 전용의 근거도 불명확했다. 통일부는 4차 핵실험 직후에도 개성공단 임금이 핵개발 용도로 전용됐다는 연관성은 없다고 했으나 2월10일 NSC 회의 이후 정부성명문을 대통령에 서면 보고하는 과정에서 최종 포함됐다.
그러나 당시 통일부는 이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해당 발언을 놓고 논란이 되자 2월15일 외통위 보고에서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이 ‘증거자료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고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관련된 자료는 2월13일 청와대 통일비서관실을 통해 통일부에 전달됐다. 그러나 이 문건은 주로 탈북민의 진술에 의존했던 것으로 이 조차도 문건 앞 부분에 ‘직접적인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진술한 탈북자들 역시 이 같은 고급 정보를 갖지 못하는 곳에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원회는 “5.24 조치 및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는 헌법과 남북관계발전법, 남북교류협력법, 행정절차법 등에 근거한 행정행위가 아니라 이른바 통치행위의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남북관계도 법치의 예외가 될 수 없고 법을 뛰어넘는 통치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통일정책이 정치적 당파성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통일정책의 법제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