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결과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짧은 집권 기간에도 생활형편이 개선됐다는 국민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생활형편이 이전에 비해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나아졌다’는 응답은 47.9%(‘매우 나아짐’ 17.2%, ‘다소 나아짐’ 30.7%)로, ‘나빠졌다’(24.1%)는 의견을 압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새 경제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서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진다는 것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실제 정부의 정책이 민생에서 일부 체감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서울(53.2%)과 수도권(49.3%), 호남(51.7%)에서 형편이 개선됐다는 의견이 평균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10~20대(58.2%) 30대(56.9%)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혼부부 지원 강화, 아동수당 확대 등 저출산 대책과 맞물린 정부의 젊은 세대 집중지원 대책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은 ‘외교안보’(14.3%)가 꼽혔다. 반대로 잘 못한 정책 역시 ‘외교·안보’(13.8%)라는 응답이 많았다. 최근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검토하는 등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중국과는 화해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그간 북한의 잇단 도발과 중국의 사드보복 등 많은 논란이 있었던 탓으로 보인다.
한편 다수의 국민은 정치보복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해결 적폐청산 과제가 많다고 판단했다. 새해 최우선으로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을 물은 결과 ‘적폐청산’이라는 의견이 37.8%로 가장 많았음이 확인됐다.
현 정부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인 ‘경제민주화’ 정책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몇 점을 줄 것인가’하는 질문에 39.8%가 ‘80점 이상’이라고 답했다. 동시에 가장 중요한 경제민주화 과제로 ‘중소·중견기업 육성’(27.3%)을 지적했다.
개정 헌법이 담아야 할 시대정신으로는 ‘사회 양극화 해소’(32.9%)를, 권력구조 개편 방향으로 ‘4년 대통령 중임제’(47.0%)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RDD(무선 80%, 유선 20%)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더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새벽 2018년 새해맞이를 위해 북한산에 올라 사모바위에서 시민들과 일출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