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어느 학회를 참석했다가 우연히 한국인 유학생 한 분을 만났었습니다.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나이가 좀 있어보이길래 좀 얘기해 봤더니 OO일보(조중동 중 하나) 기자라고 하더군요.
어쩐히 나이가 처자식도 다 있을 나이이던데 용기있게 유학을 왔구나 참 기특하다라고 생각했는데...OO일보 기자라는 말을 듣고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OO일보 기자였다." 도 아니고 "OO일보 기자입니다."라....
더 이상 얘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어디에선가 장학금을 받고 나온 것이겠지요...
본인은 기자라는 사실을 굉장히 으시대면서 자랑스레 얘기하더군요.
전 사실 속으로 역겨웠습니다.
'너도 그 언론 장학생이라는 놈들 중 하나였던거냐?'
입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그 기자라는 유학생은 학회 내내 세미나에서 마치 기자인걸 다 보라는 듯이 조그마한 테블릿과 조그마한 키보드를 가지고 연신 속기사의 손놀림으로 무언가를 쳐대고 있더군요.
꽤나 좋은 사립 연구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학기에 2,3천만원의 학비가 드는 곳이지요. 가족까지 같이 생활하고 있다면 생활비까지 하면 1년에 적어도 1억은 들텐데요.
그 정도의 지원을 받고서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 과연 장학금을 준 회사에 대해 객관적인 기사를 쓸 수 있을까요?
아무튼 씁쓸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