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브리핑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靑 “칼둔 청장, 임종석과 회동에서 한국 언론보도에 유감 표명”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힘을 잃고 있다. 임종석 실장은 9일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한·UAE 양국관계 격상에 사실상 합의했다. 한·UAE 양국관계 이상기류설은 자취를 감출 만큼 회동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임 실장과 칼둔 청장은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만나 무려 3시간 30분 동안 만나 한국과 UAE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평가하고 앞으로 양국간 실질 협력을 보다 포괄적·전면적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임 실장은 “지난 한 달간 우리 언론에 참 많은 보도가 있었는데 이번 계기에 한국과 UAE가 얼마나 서로 중요한 친구인지를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칼둔 청장은 “UAE와 한국은 역사적으로 매우 특별하고 오래된 관계”라고 힘을 실어줬다.
◇친구·진실 표현 수십차례 등장…대화 내용은 의혹 아니라 90%가 미래관계
한·UAE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임 실장과 칼둔 청장간 고위급 소통채널의 유용성을 확인했다. 이어 기존 외교장관간 전략대화는 물론 우리 경제부총리와 UAE 경제장관간 경제공동위원회 등 협의채널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칼둔 청장은 특히 에너지·전자 등 산업 분야와 관광 분야 등에서 양국간 기존 협력 단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임 실장은 양국간 제반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회동과 관련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반 정도 대화를 나눴다”며 “친구, 진실 등의 용어가 수십 차례 등장할 정도로 아주 훈훈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실제 칼둔 청장은 외교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정말 완전히 터놓고 얘기한다며 회담 분위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우리의 중동 진출계획에 대한 심도있는 자문은 물론 예정에 없던 브리핑 역시 임 실장의 요청에 흔쾌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회동에서는 보수 야당과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됐던 임 실장의 UAE 방문 의혹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 언론과 국회에서 관심 가졌던 문제들에 대해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아니라 대화의 90% 이상이 미래 관계에 집중됐다. 원전 보다는 양국이 해나갈 다양한 협력관계를 깊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칼둔 청장이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약간의 유감 이런 것들도 처음에 표했고 임 실장은 UAE가 한국과 얼마나 중요한 친구관계에 있는지 역설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칼둔 청장 “원전 사업, 왜 문제가 되는지 당황스럽다” 언급
한편 칼둔 청장은 임 실장과의 면담에 앞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찬회동을 갖고 바라카 원전사업에 대한 양국 협력관계에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야당과 일부 언론이 제기했던 우리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UAE의 불만설 등이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백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칼둔 청장과 조찬 회동을 가진 뒤 무역보험공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칼둔 청장이 ‘한국 원전사업에 대해 처음부터 불만이 없었다. 왜 문제가 제기되는지 본인도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UAE 바라카 원전사업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었고 대만족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바라카 원전 사업이 기한과 예산에 정확히 맞춰 진행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백 장관과 칼둔 청장은 한국전력공사 등이 UAE에 짓고 있는 바라카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준공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이 해외에 첫 수출한 5600㎿급 한국형 원자로(APR 1400)다. 한전은 9억 달러를 투자해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와 공동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지난 2012년 7월 착공에 들어갔고 1호기가 현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양측은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등 제3국이 추진하는 원전 건설사업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백 장관은 “사우디하고 UAE는 형제국가”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도 조언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