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를 만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며 검찰 과거사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문 총장은 이날 박씨가 입원해 있는 부산 한 요양병원을 방문 “무엇보다 먼저 저의 사과 방문이 늦어진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은 뜻을 밝혔다.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14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수배자 소재 파악을 위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로 강제 연행돼 고문을 받고 사망했다. 이후 치안본부는 “탁하고 책상을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표했지만 물고문 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 사건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시발점이 됐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를 만나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 총장은 “1987년의 시대정신을 잘 기억하고 있다. 당시는 민주주의냐 독재냐를 놓고 사회적인 격론이 이뤄졌고 대학생들의 결집된 에너지가 사회를 변혁시키는 힘이 됐다”며 “그 시발점이자 한 가운데 박종철 열사가 있었다”고 했다.
문 총장은 또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지금은 민주주의를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하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성숙된 시민 민주주의로 완성해 지금의 국민들에게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무일 총장은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사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번 방문은 검찰의 과거사 사과를 위해 이뤄졌다. 검찰총장이 과거사 피해자 측에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문무일 총장에게 검찰 과거사 관련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안을 전했었다.http://sports.khan.co.kr/bizlife/sk_index.html?art_id=201803201608003&sec_id=560901#csidx46f7c0fb96d6552a0f63c4c644940c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