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하며 끝나자 이를 ‘위장평화쇼’라고 규정한 자유한국당이 역풍에 맞닥뜨렸다. 정치권에선 ‘고립’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상회담 당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도는 12%에 그쳤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국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시물까지 올라왔다.
남북정상회담 다음날인 28일 청원 게시판에는 “홍준표 의원 자격을 박탈해 달라” “홍 대표를 국민 명예훼손으로 의법처리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홍 대표가 일본 아사히TV 인터뷰를 통해 “한국 여론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뿐”이라고 말한 것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국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로 규정한 것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청원을 독려하며 “(홍 대표의 명예훼손죄 성립이) 가능하냐 아니냐의 문제라기보다 국회의원의 막말 한마디가 어떤 여론을 형성하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홍 대표는 남북정상회담 당일부터 공개 일정 없이 칩거하고 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를 겨냥해 “자유한국당은 동굴에서 나와 시대 변화를 직시하라”며 “한국당만 위장평화쇼니 하며 철 지난 소리를 하고 있다. 홍 대표만의 고집인지 한국당 모든 의원의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논평했다.
한반도 평화 행보가 본격화될수록 한국당 지지도는 더욱 불안한 양태를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갤럽이 남북정상회담 전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은 지지도 12%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52%)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원이 6명에 불과한 정의당(5%)과 비교해 고작 2배 수준이다. 이는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이번 여론조사는 이달 24~26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142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1005명이 응답(응답률 3.1%)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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