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날 의사가 있음을 일본 측에 전달됨에 따라 북일정상회담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오전 도쿄 총리관저를 찾아 아베 총리를 예방하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의 많은 노력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것을 축하한다”며 “서 원장이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많은 이바지를 한 것으로 안다”며 서 원장의 공을 치하했다.
이어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며 “북일 관계에서도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6일 아베 총리의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보좌관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현지 정책연구기관 강연에서 발언한 내용과는 상반된 느낌이다.
가와이 보좌관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를 “아주 화려한 정치쑈”로 폄훼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이런 기조 변화는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45분 간 아베 총리와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이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김 위원장이 과거사 청산을 기반으로 한 북일 국교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과 일본의 다리를 놓겠다”는 뜻을 전했고, 아베 총리는 “대화의 기회를 마련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도움을 청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이미 지난 19일부터 북일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바 있어 실제 회담 진행에는 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다만 북일 관계 개선에는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선결 조건처럼 여겨지는 만큼 조율 단계에서 양국이 전향적 태도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