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남긴 두 가지

일루젼 작성일 18.05.04 17: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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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았고 어떤 영화보다도 더욱 극적이었던 남북정상회담이 있은지도

벌써 일주일이나 지나갔네요

 

방송에서는 여전히 역사적인 그 순간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찾으려고 하고 장면 장면 마다 해석을 붙이기도 합니다

 

 

남북정상회담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남북화해가 될 수도 있고, 한 걸음 성큼 다가온 김정은의 존재 일수도 있고

통일일 수도 있겠죠

 

어쩌면 이것보다 덜 관심을 끌고 덜 중요하지만

향후 변화의 흐름에 태풍의 눈과 같이 떠오른 무언가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변곡점의 첫 번째는

과거 요주의 인물이었던 김정은이

더욱 더 요주의 인물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뛰어들어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의 가능성을

북측에서 실현시키는 키맨이 된 것입니다

 

저는 이 사람이 만에 하나 북한 내부의 급격한 무언가로 인해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끝을 내지 못하고 죽게된다면

반발작용으로 인한 정치적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 같습니다

 

희망스럽고 프로그래시브한 통일의 전망이

어포칼립스가 휘저은 통일의 잔재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까지 듭니다

 

 

두번째 변곡점은

김정은의 정치적 행보가

남한의 젊은 세대에게 던진 도전장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김정은 태도는

정치적 선언만 하지 않았지 통일 앞에 사회주의는 의미 없고

선군정치의 유훈은 묘비명에나 새겨라 처럼 보여졌습니다

 

어쩌면 한 개인으로서의 태도 변화가

그와 비슷한 또래 세대에게 이런 메시지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통일 앞에 이념과 주의는 의미 없다, 너희는 통일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래?"

 

 

통일을 앞둔 우리는 그 가치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로 들어가는 이념경쟁의 최종 승리로 봐야 할까요?

과거 세대가 양립 불가능하다고 말한 진부한 옛날 이야기의 끝으로 봐야 할까요?

 

그 해답을 낼 사람들은 아쉽게도 민주화를 위해 이 땅에서 피 흘린

40~50대 이상의 분들에게 돌아갈 영광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분들의 희생과 신화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걸출한 시대적 인물과 함께

지금 살아숨쉬고 있으니까요

 

40대 초반 이하의 젊은 세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은

경제적 통일도 아니고 제도적 통일도 아닌

남북한의 정신문화를 결합시키는 이념적 통일일 것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누군가가

칼 맑스의 "민주주의는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다"에서 시작된

200년짜리 페러다임을 끝내고

네크로멘서처럼 되살아나는 이념적 갈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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