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어제) 갑작스런 폭행을 당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6일(오늘)로 나흘째다. 김 원내대표는 "처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드루킹 댓글조작 특검이 수용되는 그 날까지 테러가 아니라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동료 의원들도 동참하기로 했다. 어제 저녁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한국당은 의원 10명씩 조를 짜서 24시간씩 릴레이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최근 단식을 둘러싼 악의적 댓글과 기사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 나왔다.
총회를 마친 홍준표 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 테러사건 댓글 한번 보시라. ('드루킹' 사건처럼) 똑같이 작업을 다 해놨다. 쳐다보면서 괴벨스 공화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성중 홍보본부장은 '연양갱 테러 (연양갱을 주려던 남성이 테러를 했다)', '이제 식사해야할듯' 이란 제목을 붙인 기사들을 공개하며 악성·편파 보도를 한 언론사에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식은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시도하는 사실상 최후의 수단이돼왔다. 해직자 복직을 요구중인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지난달 1일 32일 동안의 단식을 마쳤다. 2012년엔 5일, 2013년엔 21일, 2015년엔 45일 동안 단식을 했다.
그 뜻을 이루기 위해선 대중의 관심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여러 조롱과 비아냥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놓고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 주목받고 있다. 김 씨는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6일 동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을 했다.
김 씨는 "저는 단식을 시작하고 하루에 5천에서 만 개의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자식을 잃은 아빠를 비난하고 조롱하며 죽은 아이들을 오뎅이라 부르고 한 달에 3만 원, 국궁은 2백만 원의 사치 스포츠가 되어 온갖 루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폭식투쟁하는 일베들이 편히 먹을 수 있게 배려하여 자리도 깔아주었습니다." 라며 힘들었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는 말 못 들어보셨습니까? 저는 악플에 힘을 얻었습니다." 라며 외로웠던 투쟁 당시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날 선 비판도 숨기지 않았다. "절박한 상황에서 조롱당하는 일이 힘드시다구요? 사람이 느끼는 감정중에 억울한 것만큼 참기 힘든 일이 없다고 합니다. 저를 비롯하여 우리 유가족들은 자식을 잃은 비통함과 억울함 가운데 온갖 모욕과 비난 죽은 아이들을 조롱하는 바로 김성태 의원님과 그 지지하는 세력들을 4년간 참아주고 있습니다." 라고 썼다.
글 말미에는 거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46일 단식을 한 사람으로서 인간적으로 단식하는 사람을 조롱하고 싶지 않지만 세월호를 방해한 당신과 자유한국당은 비난하고 조롱하고 싶습니다." 라며 지금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다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행 사건 여파로 5일(어제) 예정됐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무산됐다. 교섭단체를 구성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가 병문안을 하고 유감을 표명해 협상의 끈을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
오수호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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