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 강경 메시지에 한미 통화..남북관계 개선 의지 피력

심의 허준 작성일 18.05.20 15: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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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하루 앞두고 이뤄진 통화 이례적..한미회담 의제 논의한 듯

 

경색된 남북관계에 심각성 인식..국내 상황 어려움 공유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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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2018.05.20.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강도 높은 대남(對南) 비판 메시지가 쏟아진지 닷새 만인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통화를 한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풀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핵화 담판'이 걸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만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뒤늦게 눈을 뜬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20분 간 정상통화를 갖고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여러가지 반응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한 것은 지난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방북 성과를 공유했던 이후 11일 만이다. 하루 뒤인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출국하는 문 대통령이 급히 통화를 나눈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미 정상이 최근 보이고 있는 북한의 반응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에서 남북관계 개선 문제가 시급하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라는 두 축이 필수적인데, 그 중 한 축이 멈춰섰다는 데 위기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8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해 나가는 데 있어 비핵화 문제와 남북관계들이 어쨌든 서로 맞물려서 돌아가야 된다"며 "두 개의 바퀴와 같은 것이라서 하나의 바퀴만 굴러갈 수 없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와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기자회견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 회담 중지를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시작한 대남 비난 메시지는 하루가 멀다하고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남북 고위급 회담의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태로 '철면피', '초보적 감각', '무지무능한 집단' 등의 표현까지 써가며 남한 정부를 향한 원색적인 공격을 퍼부은 것은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번 것(리선권 위원장 발언)이 (성명의) 급은 높지 않은데 북쪽의 남북 고위급 회담 단장이 직접 나선 것이라는 점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상당히 좀 우리가 걱정을 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지난 16일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은 무기한으로 연기 됐다.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할 예정이었던 6·15 남북공동행사, 이산가족·친척 상봉 등의 의제는 덩달아 올스톱 됐다.

뿐만아니라 판문점 선언에 따라 5월 중으로 열기로 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도 멈춰섰고, 23~25일로 예정됐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도 답보 상태에 있다. 통일부가 지난 19일 판문점 채널을 통해 남측 취재단의 명단을 통보하려 했지만 북한은 이 마저도 접수를 거부했다.

여기에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은 전날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 형태로 지난 2016년 4월 입국한 중국 북한식당 집단탈북 여종업원의 송환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닷새간 북한의 반응을 종합하면 예정된 훈련이었다는 이유로 미국 전략자산이 대거 포함된 '맥스선더'를 강행한 것, 태영호 전 공사의 국회 기자회견 등 남한 정부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안들을 책임을 게을리 했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런 데다가 국내 언론에서 탈북 여종업원의 경우 국정원이 주도한 기획 탈북이라는 보도가 쏟아지면서 북한이 우리 정부의 약한 고리를 파고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북한에서 마음 상한 부분이 있으니 그러지 않을까 싶다"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 보자"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종합할 때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관계 개선의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책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만을 하기에는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거론하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를 미리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비핵화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과의 입장 차를 좁히려는 노력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씀들을 하실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kyustar@newsis.com 

 

http://v.media.daum.net/v/20180520143001594?rcm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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